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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서울지역 순회경선에서 누적특표율 과반을 획득하며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문재인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두손모아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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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가 다시 출발선에 섰다. 야권 통합에 나서면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지 1년여, 민주당 입당 9개월 만에 제1야당의 대선 후보로 우뚝선 문 후보가 야권의 지도자로서 본격적인 리더십 검증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문 후보는 16일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수락연설에서 "'공평하고 정의로운 세상', 그리고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여는 새 시대의 맏형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대선까지 남은 94일 동안 문 후보가 넘어야할 산은 만만치 않다. 경선 후유증 수습과 민주당의 쇄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등 민주당의 명운을 가를 이슈들을 주도하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 쇄신·안철수 단일화 등 난제 산적

사실 문 후보에게 '권력 의지'는 가장 약한 고리 중 하나다. 권력 의지라는 게 권력을 차지하려는 욕심이 아니라 정치인이 권력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또 국민이 원하는 인물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문 후보는 지금까지 보여준 게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문 후보는 정치 신인으로서 한계를 자주 노출했다.

지난 4·11총선에서 밀어붙인 '낙동강 벨트' 전략은 실패했고, 총선 패배 후 민주당에 대대적인 혁신이 요구될 때도 문 후보는 쇄신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이해찬-박지원 담합' 논란에 휩싸이면서 당내 주류가 주도하는 '정치 공학'의 보호를 받는 연약한 이미지를 노출했다.

이번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대세론을 유지하며 과반 득표에 성공했지만 '문재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다. 단적인 예가 문재인이 주도한 정책 이슈를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가 잘해서 이겼다기보다는 상대 후보들의 실책이 겹쳤고, 룰 자체도 여론조사에서 우세했던 문 후보가 질 수 없는 성격이었다"며 "문 후보만의 아젠다나 브랜드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것은 무척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2선으로 물러난 지도부... 막강한 권한 쥐게 된 문재인

경선 과정의 아쉬움은 있지만 문 후보는 야권의 정치 지도자로 다시 한번 도약할 새로운 기회를 부여받게 됐다. 그러기 위해서 문 후보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민주당 쇄신이다. 제1야당 민주당이 수권 정당의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변화시키고, 더 나아가 야권을 혁신하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가 대선까지 최고위원회의 권한을 문 후보에게 넘기기고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나기로 하면서 문 후보는 당 대표의 역할을 하게 됐다. 막강한 권한을 쥐게 된 만큼 져야 할 책임도 커졌다. 당 면모의 일신에 성공한다면 대선 가도에 탄력이 붙겠지만, 실패한다면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는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문 후보가 당 개혁이 실패할 경우 '당 쇄신 하나 못하는 후보가 어떻게 대통령을 하느냐'는 자질 시비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문 후보는 당 쇄신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안철수 원장과 단일화 국면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도 문 후보에게 민주당 개혁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이처럼 문 후보로서는 당 쇄신을 성공시켜야 하는 절박한 입장이지만 문제는 인적 쇄신이다. 당 개혁의 핵심이 될 인적 쇄신은 문 후보에게 만만치 않은 과제다. 인적 쇄신의 대상이 당의 주류로 자리매김한 '친노'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새로운 인재들이 함께하는 열린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당내 계파와 시민사회까지 아우르는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당 내의 친노 배제론·외부 수혈론... 문재인의 선택은?

 16일 서울지역 순회경선에서 누적특표율 과반을 획득하며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문재인 후보가 축하꽃다발을 받아들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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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 내에서는 '용광로 선대위'의 전제 조건으로 이미 '친노 배제론'이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다.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쪽 인사들은 물론 김대중 정부 인사들과 시민사회까지 아우르는 말 그대로의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기 위해서는 '친노의 2선 후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핵심 고위 당직자는 "하나의 스타를 탄생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조연과 엑스트라들, 스태프들이 희생하느냐"며 "문 후보가 친노를 배제하고 과감한 외부 수혈을 통해 깨끗한 정치와 인사 플랜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넘어서기'를 위해서도 인적 쇄신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문 후보가 야권의 대표선수로 본선에 나설 경우 노무현 정부의 민생 실패에 대한 새누리당의 파상 공세는 불을 보듯 뻔하다. 문 후보가 참여정부와 어떻게 다른 정부를 만들 것인지는 그가 제시하는 비전과 더불어 중용하는 사람들의 면모에서 드러날 수밖에 없다. 새 인물 수혈이 불가피한 이유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조국 교수 같은 인물이 민주당에 선뜻 들어오겠다고 하지 못하는 것은 아무 세력 없는 외부 인사들이 들어가봐야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기보다 당내 기득권 구조의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 아니겠느냐"며 "새로운 인물들의 기용을 위해서는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신을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드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친노'를 문 후보가 어떻게 넘어서느냐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문재인 후보의 핵심 참모는 "친노들은 이미 백의종군할 준비가 돼 있다"며 "후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최대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인적 쇄신은 결국 리더십의 문제"라며 "문 후보가 친노를 뛰어 넘는 확장력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에게 허락된 시간은 1주일... "판을 바꿀 마지막 기회"

당 쇄신과 함께 안철수 원장과의 경쟁에서 내놓을 '문재인의 아젠다' 제시도 핵심 과제다. 안 원장과 무엇을 가지고 경쟁할 것인지, 어떻게 연대할 것인지에 대해 문 후보가 주도적인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안 원장의 약점으로 거론되는 수권 능력에 있어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는 굵직한 정책 대안 제시도 필요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에서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이슈로 대선 판을 흔들었던 것처럼 이슈 주도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분석가는 "안 원장이 야권 쪽으로 스탠스를 잡아 차별성을 드러낼 지점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정책을 다루는 태도가 중요할텐데 문 후보로서는 집권 경험이라는 장점을 잘 살려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유시민·노회찬·심상정 등 통합진보당 탈당파와 민주노총 등 노동계까지 진보 진영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이철희 소장은 "문 후보로서는 이번이 자기 손으로 판을 바꿔볼 유일한 기회"라며 "문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안철수 원장의 지지층을 일부 흡수하는 변화를 만들어 내야만 안 원장과 맞서는 전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문제는 문 후보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넉넉치 않다는 데 있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94일, 하지만 문 후보에게 주어진 시간은 사실상 앞으로 1주일뿐 이라는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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