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스테판 랑비엘 선수가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25일, 스테판 랑비엘 선수가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 곽진성


지난 8월 24~26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올댓스케이트서머2012'에서는, 스위스에서 온 '은반 위의 귀공자'의 열연이 돋보였다.

피날레 무대에서 김연아 선수의 파트너로 등장해 눈길을 끈 그는, 남성미 넘치는 연기로 피겨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의 이름은 스테판 랑비엘, 27세 청년이 걸어온 피겨 이력은 빛났다. 그는 2연속 피겨 남자 싱글 챔피언과 올림픽 은메달의 주인공이었다.

스테판 랑비엘은 2005, 2006 ISU 세계피겨선수권 남자싱글 2연속 챔피언,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은메달 획득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그는 현재 선수 생활 은퇴 후, 프로로 활동하며 전 세계 피겨 팬들의 우상이 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남자 피겨 스타란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스테판 랑비엘, 꾸준한 자기 관리 속, 황소처럼 전진하는 그를 지난 25일 만나봤다.

피겨스타 스테판 랑비엘, 부상 딛고 은반 위에 서다 

 25일 만나 스테판 랑비엘, 환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25일 만나 스테판 랑비엘, 환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곽진성


스태판 랑비엘은 이번 '올댓스케이트서머2012'에서 멋진 연기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의 출연이 값진 이유는, 지난 5월 당한 눈 부상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스테판 랑비엘은 지난 5월 오른쪽 눈의 작은 혈관에 문제가 생겨 한동안 스케이팅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올댓스케이트서머'를 통해, 다시금 은반 위로 돌아왔다. 부상을 딛고, 최선을 다했던 아이스쇼 무대는 스테판 랑비엘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갖게 했다.
"올댓 스케이트 서머 아이스 쇼 출연을 결정하고, 준비를 했다. 하지만 눈 부상이 있어 떨렸다. 잘해내서 기뻤고, 스스로 자부심을 갖게 됐다"

ⓒ 곽진성

 인터뷰 질문 내용을 집중해서 듣고 있는 스테판 랑비엘

인터뷰 질문 내용을 집중해서 듣고 있는 스테판 랑비엘 ⓒ 곽진성

이번 아이스쇼에서 스테판 랑비엘은 2개의 갈라 프로그램을 초연했다. Violin Concerto In Major와 Puttin on the Ritz였다. 스테판 랑비엘은, '갈라 프로그램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2개 프로그램은 기술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연기다. 힘들게 준비했다.(웃음) 한 가지 프로그램(Violin Concerto In Major)은 뮤지컬을 보면서 프랑스 연기자분의 바이올린 연주에 반해서 정했다. 도전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또다른 하나(Puttin on the Ritz)는, 그냥, 자고 일어났는데 프로그램 구성이 생각났다(웃음)"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는 스테판 랑비엘의 표정에서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새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Puttin on the Ritz'에 대해 설명을 이어 나갔다.

"이 프로그램(Puttin on the Ritz)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이상형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러다 두 번째, 상상속의 이상형이 나타나 호텔을 나서게 된다. 그녀가 들어간 클럽에 들어간다. 세 번째는 따라들어간 클럽의 분위기에 불편함을 느끼고, 클럽을 빠져나와 그냥 내 인생을 즐기자고 생각한다. Puttin on the Ritz의 세 가지 큰 흐름이다."

스테판 랑비엘은 은반 위에서 농익은 연기를 선보였다. 어느 무도장을 연상케 하는 스테판 랑비엘의 'Puttin on the Ritz'에 연기는 많은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냈다.

스테판 랑비엘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 이후, 대회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그의 실력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스케이터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환상적인 점프와 멋진 스핀, 스테판 랑비엘의 기량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변함없는 실력을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했다. 그에게 선수 시절, 훈련 방법의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 물어봤다. 들려온 스테판 랑비엘의 답변이 흥미로웠다. 훈련 방법에 큰 변화가 있었다.

"목표를 가지고 한다. 선수 시절, 경쟁 대회를 목표로 할 때는 장시간 훈련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짧게 반복적으로 한다. 왜냐하면... 오래 하면 무리가 따른다. 나이도 있고, (웃음) 그래서 컴피티션 시절의 훈련과는 달리, 짧게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 

스테판 랑비엘, "나는 황소, 김연아는 사자!"

 전 피겨 세계 챔피언 출신, 스테판 랑비엘!

전 피겨 세계 챔피언 출신, 스테판 랑비엘! ⓒ 곽진성


'은반 위의 귀공자' 스테판 랑비엘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관객를 휘어잡는다. 하지만 평소의 모습은 강렬함 대신, 순수함이 묻어났다. 별명도 평소의 스테판 랑비엘의 모습과 잘 어울렸다. 그는 자신의 별명을 '스태프'라고 밝히며 활짝 웃었다.

"별명은, 이름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친구나 주변 사람들이 '스태프'라고 한다." (웃음)"

은반 위에 들어서면 스테판 랑비엘은 또 다른 사람이 된다. 거칠고, 강렬하고, 강함이 묻어나는 스케이팅을 한다. 마치 투우사를 향해 맹렬하게 달려드는 황소처럼...

그랬다. 스테판 랑비엘은 자신과, 자신의 스케이팅이 전진하는 '황소'와 닮았다고 말했다. 직선적인 동물을 좋아한다는 그의 말에서, 미래를 향한 뜨거운 열정과 패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직선적인 동물을 좋아한다. 그래서 황소가 좋다."

스테판 랑비엘의 피겨 여정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이 생각나게 했다. 선수 시절, 홀로 기차를 타고 먼거리의 연습장으로 향했던 그는 15세에 피겨 국내(스위스) 챔피언에 올랐다. 그리고 5년 뒤인 20세, 마침내 세계 피겨 남자싱글 챔피언으로 우뚝 섰다.

2연속 세계 피겨 챔피언에 오른 그는 피겨 역사의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위대한 피겨 챔피언 스테판 랑비엘은, 피겨여왕 김연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김연아를 사자에 비유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김연아는 사자 같다. 그녀는 평소에는 너무 평화로워 보이고, 조용하다. 하지만 얼음 위에 서면 달라진다. 눈빛이 바뀌면서, 극렬해진다."

 스테판 랑비엘은 김연아에 대해 '사자' 같다고 했다. 평소의 평온함과 연기때의 극렬함이 달라 보인다는 말을 덧붙였다

스테판 랑비엘은 김연아에 대해 '사자' 같다고 했다. 평소의 평온함과 연기때의 극렬함이 달라 보인다는 말을 덧붙였다 ⓒ 곽진성


자기 자신을 앞을 보고 달려가는 황소 같다고 말하는 스테판 랑비엘, 그는 사자라 비유한 김연아와 함께 무대에 섰다. 피겨여왕 김연아의 파트너가 돼 피날레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두 피겨 챔피언이 함께한 연기는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인터뷰의 끝, 스테판 랑비엘에게 대한민국 아이스쇼 무대에 선 소감을 물었다. 그는 '대한민국 피겨팬'들에 감동한 듯했다. "올 때마다 놀랍다"는, 기분 좋은 찬사를 보냈다.

"아이스쇼는 리허설 때는 힘들지만, 끝나면 큰 추억이 된다. 선수들끼리도 처음 만날 때는 어색했지만, 나중에 공연의 끝에서는 다들 한 마음이 됐다. 그리고 대한민국 팬들의 환호성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올 때마다 '서프라이즈'다.(웃음)"

스테판 랑비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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