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8월 31일 오후 9시 6분]

 '서울드라마어워즈 2012' 대상은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 돌아갔다.

'서울드라마어워즈 2012' 대상은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 돌아갔다. ⓒ 서울드라마어워즈 홈페이지


'2006년부터 시작하여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는 '서울드라마어워즈 2012'는 전 세계 TV드라마를 소재로 하는 축제의 장이며, 전 세계 드라마 및 방송인들 간의 관계를 증진시키고 화합을 도모하는 화합의 장입니다'

위와 같은 취지로 시작한 '서울 드라마 어워즈'가 올해로 벌써 7회를 맞이했다. 도대체 '세계와 한류의 이 어색한 조합은 뭐지' 하던 것이 이제 7회 째를 맞이하니 그래도 그 어색함에 길이 들어가는 것일까. 아니면 이제는 한류가 더 이상 우리만의 자족을 넘어설 수 있다는 공감대의 형성인지, 7회째 맞이한 '서울 드라마 어워즈'의 어울림은 나쁘지 않았다.

한류,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배짱 생겨 

'서울 드라마 어워즈'의 공식적 수상 부분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단편, 미니, 시리즈/시리얼 부분. 우리나라의 미니 시리즈에 해당하는 것이 시리즈/시리얼 부분이고, 미니는 영국의 드라마 <셜록>처럼 3부작 정도의 정말 짧은 미니드라마를 말한다.

분명 '서울 드라마 어워즈'가 세계적인 공신력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하기는 아직 어렵지만, 그래도 이제는 그 대상작으로 오른 <셜록>, <보보경심> 등의 드라마를 이미 우리가 열광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 더 판을 벌여 세계 드라마에 대한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더구나 대상을 우리나라의 <뿌리 깊은 나무>가 받을 정도로 우리 드라마의 질적 성취가 세계 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한에서는.

아니, 그게 아니더라도 짧은 시간이지만, 후보작에 오른 세계 여러 나라의 드라마를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세계 문화의 엑기스를 듬뿍 선사받은 호사를 누린 기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즐겨 보았던 <셜록> <보보경심>, 우리나라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전 세계인이 보았다는 <위대한 유산> 등에 우리가 상을 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흐뭇해지는 면 또한 무시할 수 없다.

 30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2012 서울드라마어워즈>레드카펫에서 배우 박유천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2012 서울드라마어워즈>레드카펫에서 배우 박유천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또한 예전에는 억지 같은 조합이었던 '한류' 조차도 이제는 그들과 당당하게 어깨를 누리거나 그 이상이 된 시점에서, 우리 잔치니 그들에게 상을 받는 우리 드라마에 상을 주겠다는 배짱도 생기게 된 것 같다. 더구나 한류 배우상이나 인기상의 경우, 한 달 이상의 기간 동안 우리나라 사람만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페이스 북 등을 이용해 열심히 투표를 해야 받을 수 있는 상인 한에서 그 공신력을 쉽게 폄하할 수 없는 것이라 본다. 이제는 이런 상 정도 뻔뻔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정도는 되지 않았는가, 한류라는 게.

더구나 국내의 시청률이라는 협소한 잣대를 넘어 좋은 작품인 <뿌리 깊은 나무>가 대상을 타고, 해외에서 인기가 좋아야 받을 수 있는 한류 인기상을 <옥탑방 왕세자>가 받은 것은 그간 방송 3사가 시청률이라는 잣대를 넘어서지 못하거나 자기중심적으로 상을 나누어 주던 관행을 생각하면 신선한 결과로 비추어 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운 진행

하지만 세계 여러 나라의 관계자들과 배우들을 모셔다 놓고 과연 그들의 격에 맞는 품위 있는 진행을 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든다.

가장 아쉬운 점은 외국의 배우들을 기껏 불러다 놓고 물어보는 질문이 왜 '한국 드라마 봤느냐' '한국 배우 누구 좋아하냐?' '한국 배우랑 함께 일해 본 적이 있느냐'라는 것이다. 물론 궁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히 네티즌들에게 인기가 있고, 그 분야에서 최고라고 인정받은 사람들에게 기껏 우리나라 드라마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게 상을 주고서도 치사해지는 상황을 만든 게 아닌지 아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행자였던 신현준이 아쉬웠다. 게스트들이 나와서 퍼포먼스를 하고 나면 왜 뜬금없이 지인 탁재훈을 들먹이고, 분위기에 맞지 않는 개그를 치다가 흐름을 끊어먹기 일쑤였다. 수상자가 나와서 자기 소감을 말하는지, 대리 수상을 하는지 조차도 집중하기 않아 딴소리를 하기 일쑤니 보는 내내 실소를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반면 함께한 한고은은 능숙한 영어와 함께 예기치 않은 상황에 의연한 대처까지 웬만한 전문 진행자 못지않은 솜씨로 신현준이 놓친 흐름까지 어우르며 갔던 매끄러운 진행을 보여 더욱 두 사람이 대비되었다.

제발 국제적 시상식에 걸맞은 품위를 지닌 진행으로 '서울 드라마 어워즈'의 격을 높이길 바란다.

서울드라마어워즈 뿌리 깊은 나무 옥탑방 왕세자 신현준 한고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