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한 장면.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한 장면. ⓒ 데이지엔터테인먼트


영화로 치면 5년과 3년이었다.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장규성 감독과 배우 주지훈이 현장에 다시 뛰어들기까지 시간적 공백 말이다.

여러 공식석상에서 주지훈에 대한 신뢰를 보여 왔던 장규성 감독은 이번 작품이 본인은 물론이고 주지훈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나 올해 한국영화가 <화차>의 변영주 감독 <연가시>의 박정우 감독 등 충무로 중진 감독들의 화려한 복귀의 흐름이라는 점에서 장 감독에겐 <나는 왕이로소이다>가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어 보였다.

복귀 작품으로서의 공통점...그만큼 절실한 <나는 왕이로소이다>

배우 주지훈도 마찬가지다. 제대 후 <나는 왕이로소이다>가 영화 복귀작인 그는 최근 드라마 <다섯 손가락>을 통해서도 5년 만의 복귀신고를 치르는 중이다.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는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 군 입대 및 자숙의 시간을 가진 그는 어느 때보다도 영화 촬영 현장에 열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누구보다도 이 점을 잘 아는 장규성 감독은 주지훈이 그만큼 각별할 수밖에 없는 상황. 

"공통점이 있죠. 둘 다 공백이 있었잖아요. 저도 똑같이 복귀라는 표현을 쓸 수 있어요. 그만큼 절실하니까 최선을 다해보자고 했죠. 주지훈씨에게 처음 시나리오를 줬을 때 어느 정도 책을 재밌게 봤다고 하더라고요.

'진짜 재밋게 본거야? 아니면 복귀하려고 빈 말 하는 거야?' 끝나고 나서도 계속 물었어요(웃음). 주지훈씨가 '아! 감독님 날 어떻게 보는 거예요!'라더라고요(웃음). 분명 진심이었죠. 주지훈씨가 맡은 충녕대군이자 덕칠이란 역은 연기자들이 욕심낼 만한 캐릭터에요. 1인 2역이라는 게 그만큼 매력이 있거든요.

그런데 촬영 전까지 코미디라는 부분에서 고민 하길래 '날 믿고 가자. 연기에만 충실하자'고 했어요. 영화는 올 3월부터 촬영을 시작했지만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콘티 작업을 할 때 주지훈씨와 전 붙어있었어요. 서로 뭘 잘하고 못하는지 다 알아가는 과정이었죠."

걱정이 됐던 만큼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을 늘리면서 호흡을 맞춘 셈이었다. 장규성 감독은 인터뷰 중 주지훈에 대해 "그의 연기만 제대로 봐달라"며 한 번 더 강조하기도 했다. "연기자는 연기로 평가받아야지 그 외의 잣대는 다른 문제"라는 게 장 감독의 생각이었다.

"(주지훈씨는) 굉장히 연기를 잘하고 재능 있는 친구에요. 그의 연기가 마음에 들면 든다! 들지 않으면 안 든다! 이렇게 연기 면에서만 관객들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그 친구가 평가받기를 원합니다."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연출한 장규성 감독. 이번 작품은 <이장과 군수> 이후 그의 5년 만의 복귀작이다.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연출한 장규성 감독. 이번 작품은 <이장과 군수> 이후 그의 5년 만의 복귀작이다. ⓒ 이선필


공들인 영화의 제작 무산, 그럼에도 장규성식 영화는 계속된다

공백에 대해선 누구보다 할 말이 많은 장규성 감독이었다. 알고 보니 지난 3년 간 장 감독은 한 가족 판타지 영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바로 <도깨비>란 영화였다. 영화제작사 바른손에서 준비를 했고 최근까지 정용기 감독이 이어 받아 진행하던 프로젝트였다. 실사와 만화 여기에 3D 기술이 들어간 작품이라는 소문 역시 영화계에 많이 퍼져있던 상황.

"3년 동안 준비하던 그 작품이 무산됐어요. 초반에 제작과 투자를 밀어붙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죠. 올해 여름 영화 시장을 보니까 <마다가스카>도 그렇고 <새미의 어드벤처> <코난> 등 가족 영화 규모를 합치니 한 200만 관객은 나오겠더라고요. 그런데 투자 쪽에선 우리나라 초등학생이 60만 명이라는 근거만 대니 할 말을 잃는 거죠. 그런 전제면 <나홀로 집에> 시리즈는 어떻게 흥행한 걸까요?"

이 시점에서 장규성 감독의 말은 더욱 절실히 다가올 만하다. 장규성 감독은 "거대 자본이 입맛에 맞는 신인 감독만 데뷔시키면서 영화를 만들면 결국 한국 영화는 위험해지는 게 아닌가"라며 현재의 영화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장규성 감독의 걱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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