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정준하가 20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4년 동안 교제한 10살 연하 재일교포 신부 '니모'와 결혼식을 올렸다. 하객으로 참석한 방송인 강호동이 축하인사를 전하고 있다.

현재 잠정은퇴를 선언한 방송인 강호동. 사진은 지난 5월 방송인 정준하의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의 모습이다. ⓒ 이정민


한국 예능계의 양대산맥이었던 강호동이 잠정은퇴를 선언한 지 1년이 가까워져 오고 있다. 잠정은퇴 선언 이후 그가 공식선상에 선 것은 함께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던 올라이즈밴드 우승민의 결혼식 때와 소문난 연예계 마당발인 정준하의 결혼식 때뿐. 그때마다 복귀시기를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그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며 언급을 피해왔다.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그와는 달리, 강호동의 방송 복귀 여부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가 예능 부문에서 남긴 족적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며, 나아가 강호동이라는 존재가 예능에서는 대체 불가한 인물임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현재 현업에서 뛰고 있는 방송사 예능 PD들의 생각은 어떨까. <오마이스타>가 총 11명의 PD들에게 강호동의 방송 복귀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보았다. 솔직한 의견을 듣기 위해, 이들의 소속만 밝히고 이름은 이니셜로 처리했다.

'엄격 잣대'론..."애초에 이 사건으로 잠정은퇴했다는 것부터 과했다"

의견을 남긴 11명의 PD들은 대부분 강호동의 복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찬성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 것은 그에게 쏠린 비난여론이 과했다는 것. 강호동은 세금 과소납부로 '탈세 의혹'을 받은 끝에 기자회견을 열고 잠정은퇴를 선언했고, 이후 이것이 세무사의 착오로 인한 단순 과소납부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에 대해 A PD(KBS)는 "세금을 추징 받는 사람들도 있듯 흔히 있는 일인데, 그렇게 큰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애초에 이 사건으로 잠정은퇴를 했다는 것 자체가 과했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B PD(MBC)역시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빚을 수 있는 실수라고 들었다"며 "강호동이 직접 지시하거나 사실을 알고도 방조한 게 아닌 이상, 이제 돌아올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고, C PD(MBC) 또한 "(강호동이) 원한다면 언제든 복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연예인에 대한 시선에 회의를 보이는 의견도 있었다. D PD(MBC)는 "개인적으로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라 생각한다. 패리스 힐튼도 연예인이지 공인은 아니지 않나"라며 "강호동의 복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대체불가 강호동'론..."예능인으로서 아깝다, 그만한 MC도 없어"

강호동을 대체할 인물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 역시 그의 복귀 찬성 여론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었다. E PD(SBS)는 "솔직히 찬성한다. 예능인으로서 아깝다"며 "은퇴까지 해야할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지나치게 도덕적인 잣대가 적용됐다"고 그의 복귀를 희망했다. F PD(MBC) 또한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으냐는 문제로 남을 것"이라 전제하면서도 "방송 관계자들은 (강호동이 복귀한다면) 당연히 환영할 거다. 그만한 MC도 없다"고 말했다.

G PD(SBS)도 "사회적으로 잘못한 일에 대해 벌을 받는 건 맞지만, 주변 PD들과 일반 시청자들은 빈자리가 느껴진다고 한다"며 "솔직히 예능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 안 나오고 있으니까 국가대표가 금메달을 따주길 바라는 거다"라는 말로 강호동 복귀를 찬성하는 의견에 대한 나름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오마이스타>에 의견을 전한 이들 중 대부분은 '언제라도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H PD(KBS)는 "여론은 정리된 것 같고, 본인 스스로가 워낙 신중하니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할 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복귀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신중론'도 찾아볼 수 있었다. I PD(SBS)는 "강호동 입장에서는 지나친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그를 둘러싼 관심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다만 I PD는 "그러나 강호동이 저지른 실수나 잘못에 비해 대중들의 비난이나 여론이 지나쳤던 면이 있다"며 "(사건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좋은 시기가 오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형평성 중요, 방송 3사에서 프로그램 하나씩은 해야"

그렇다면 강호동의 복귀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까. 이를 언급한 PD들의 대부분은 '형평성'을 강조했다. 먼저 앞서 언급된 E PD(SBS)는 "복귀 시점이나 방법은 본인이 결정하겠지만, 강호동의 성격대로라면 잔머리 굴리지 않고 방송 3사 형평성을 생각해 복귀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J PD(MBC)도 "적당한 시기에 나와야 할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편이었다. 시청자들의 반발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J PD는 "지금 빨리 나온다고 해서 시청자들이 좋아하겠나"라며 "다만 복귀한다면 작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좋은 작품을 골라 적당한 시기에 나오면 될 것 같다"며 작품 선택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K PD(KBS)은 "강호동은 희생양이었다고 생각한다. 복귀를 환영한다"며 "다만 방법론에 있어서 방송 3사에서 각각 하나의 프로그램씩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야 덜 비난받고 (강호동도) 부담스럽지 않게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그는 "지금 이야기가 나오는 대로 SBS로만 복귀하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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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돌아온다③]호동 왕자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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