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1980년대까지 호주는 여성의 혼전 임신에 대해서 사회적 비난과 제도적 학대가 자행된 사회였다. 그 결과 수만 명의 호주 미혼모들은 정부기관·종교기관·입양기관 등으로부터 가해진 직·간접적 압력과 교묘한 사회적 장치들을 통해 자기 낳은 아이와 결별해야 했다. 당시 미혼모들은 자녀 양육과 관련해 정부나 관련 기관들로부터 복지 서비스와 재정 지원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관련 기관들은 미혼모들에게 그런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미혼모들을 굴욕적이고 모질게 대함으로써 양육을 포기하도록 유도했다. 이와 같은 미혼모 아동에 대한 강제입양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던 호주 가톨릭교회도 지난해 7월 이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분만 아니라 입양기관들과 호주 정부도 사과할 것을 독려했다.

호주 정부, 강제 입양 관련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할 것

 지난 2010년 6월께 구성된 '강제입양에 관한 호주연방상원위원회'는 지난 18개월 동안 이 사안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지난 2010년 6월께 구성된 '강제입양에 관한 호주연방상원위원회'는 지난 18개월 동안 이 사안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 wikimedia commons

관련사진보기


2010년 6월께 구성된 '강제입양에 관한 호주 연방상원위원회'는 지난 18개월 동안 이 사안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그리고 보고서를 통해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약 15만 명 미혼모 아동이 정부·교회·입양기관에 의해 강제 입양됐다는 사실을 밝혔다. 지난 2월 29일 연방상원위원회는 아이를 빼앗긴 미혼모들과 친모로부터 결별을 겪어야 했던 입양인들에게 호주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죄할 것을 권고했다.

지난 2월에 발표된 호주 연방상원의원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미혼모들은 교회·입양기관·정부로부터의 강요에 의해 양육포기 문서에 서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다수의 미혼모들은 '양육포기 문서 서명 자체가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미혼모는 "관련 기관 직원들이 주입한 약물에 취한 상태에서 양육포기문서에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월드뉴스오스트레일리아>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 상원의원인 클레어 무어는 지난 3월 1일 "많은 경우에, 부모들은 당시 법으로 위협을 당했다"며 "지금 우리는 그러한 일이 마치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할 수는 없다"고 증언했다(관련기사 보기).

연방상원위원회는 과거 미혼모 아동의 강제 입양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관련 기관을 준열하게 꾸짖고, 피해자들에 대해 정부와 관련 기관의 공식 사과, 피해자를 위한 상담 확대, 가족 재결합 지원, 관련 전시회 개최 등을 권고했다. 호주 연방정부는 이러한 상원위원회 권고에 따라 강제 입양으로 인해 이별하게 된 친모와 입양인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로 결의했다. 공식 사과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배이사이드블러틴>에 따르면 니콜라 록슨 호주 법무장관은 "강제 입양과 관련된 피해자들에게 정부의 공식사과가 있을 것"이라며 "사과는 치유 과정에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관련기사 보기)

사우스 호주 주 정부(South Australian Government)도 연방정부보다 앞선 7월 18일 주의회에서 강제입양 관련 피해자인 미혼모와 입양인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1950년대부터 1980년까지 1만7000명 이상의 아이들이 사우스 호주 주에서 강제 입양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과거 아이를 강제입양으로 빼앗긴 호주 미혼모들은 그동안 국가로부터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크리스틴 콜이라는 여성 활동가는 지난 20년 동안 미혼모 아동 강제 입양에 관련해 호주 정부와 관련 기관이 사과하도록 캠페인을 벌여왔다. 그녀는 1969년 16세에 시드니에서 딸을 낳자마자 강제로 입양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난 1987년 딸과 재회할 때까지 18년 동안 딸을 만날 수 없었다.

또한 지난 2005년 호주 미혼모들은 해외입양으로 자녀와 강제로 분리된 한국을 포함한 외국 미혼모와 입양인들이 평생토록 깊은 고뇌에 상처를 받으며 살아왔다는 것을 지적한 바 있다. 호주 미혼모들은 한국을 포함 외국에서 호주로 아동의 해외입양이 이뤄지는 주요 원인으로 친모들이 미혼·사별·이혼·빈곤 때문에 아동과 강제로 이별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 이유를 들었다.

또 한국을 포함한 해외 입양을 보내는 나라의 정부는 친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사회복지를 통해 미혼모를 지원하기 보다는 국가 수입창출을 위해 친모로부터 아이를 강제로 분리 시켜왔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국 정부도 미혼모와 강제 입양인에게 사과해야"

제인 정 트랜카와 에블린 로빈슨 제인 정 트랜카(왼쪽). 강제입양으로 아이를 잃어 버린 호주의 에블린 로빈슨(우측 두 번째), 에블린씨는 이번 호주 정부 강제입양 관련 대국민사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캠페인을 벌인 활동가 대표다(사진은 2011년 5월 28일 촬영).
▲ 제인 정 트랜카와 에블린 로빈슨 제인 정 트랜카(왼쪽). 강제입양으로 아이를 잃어 버린 호주의 에블린 로빈슨(우측 두 번째), 에블린씨는 이번 호주 정부 강제입양 관련 대국민사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캠페인을 벌인 활동가 대표다(사진은 2011년 5월 28일 촬영).
ⓒ 제인 정 트랜카 제공

관련사진보기


이번 호주정부의 강제입양 대국민 사과와 관련해 한국에 있는 해외입양인모임(TRACK) 대표 제인 정 트랜카씨는 지난 16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호주 정부가 이번 강제입양 조사보고서와 관련해 국회에서 사과할 때 호주로 해외 입양을 보내면서 자녀와 이별하게 된 한국친부모들에 대한 사과도 언급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제인씨는 "한국 미혼모도 호주 미혼모와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아동 양육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채로 입양을 권고했다는 점에서 입양 관련 기관에 의해 자녀와 강제로 이별할 수밖에 없었고, 그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정부도 한국 미혼모와 입양인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호주 정부에서 입양을 비윤리적이고 비인도적인 행위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처럼 한국 정부도 입양이 비인도적인 행위인 것을 인정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문제 의식 없이 입양이 계속 이뤄지고 있고, 심지어 정부가 앞장서 입양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이번 호주의 사례를 통해 지금도 가족 간 이별을 통해서 입양이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좀 더 심각하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국민권익위윈회 청렴포럼위원 역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