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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일 서울대 문화관 강당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는 약 20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했다.
 7월 9일 서울대 문화관 강당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는 약 20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했다.
ⓒ 이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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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일 오후 6시. 방학 기간임에도 서울대 캠퍼스는 유독 시끌벅적했다. 특히 문화관 대강당 앞에는 놀이공원에서나 볼 수 있는 많은 인파가 줄지어 서 있었다. 연령대도 성별도 다양한 이들은 한편에서 북한 아이들과 나눔의 정에 대해 토로하는 사람들이 부르는 '고향의 봄'을 들으며 강당 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법륜스님과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신간 <새로운 100년> 북콘서트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새로운 100년> 북콘서트는 올해 이미 서울을 거쳐 대구, 광주, 울산, 대전, 부산 등을 순회하였다. 그 기간 동안 참여한 사람만 3000여 명. 그리고 7월 9일 다시 콘서트의 피날레를 서울에서 맞이하였다. '가슴 뛰는 상상, 새로운 100년'이란 슬로건으로 시작한 콘서트는 마지막답게 2000여 명의 인파를 끌었으며 조국 교수, 시골의사 박경철을 게스트로 초청하였다.

법륜스님 "통일은 과거 100년 청산과 미래 100년의 출발점"

오연호 대표는 법륜스님과 인터뷰를 하고, 3300매에 가까운 내용을 정리하는 동안 스스로가 대학 3·4학년으로 되돌아간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즉, 법륜스님이 풀어놓는 통일과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그의 가슴을 다시금 두드렸다는 것이다. 새로운 세상, 새로운 변화, 민족의 기회의 때가 왔다고 말하는 법륜스님의 인자하면서도 확신에 찬 미소를 마주한다면 누구나 그런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오연호 대표와 법륜스님은 소소한 담소를 나누며 강당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었나갔다. 그러나 핵심적인 내용도 절대 빼놓지 않았다. 스승의 가르침으로부터 100년을 내다보리라 마음먹었다는 법륜스님은 "정말 앞으로 100년을 내다본다면 우리 사회 문제가 뭘까?"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스님은 연이어 미래의 4가지 문제를 전망했다. 바로 환경문제, 제3세계 빈곤 문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문제, 또 개인에게 있어서는 행복을 다스리는 정신 수양이다. 그는 위의 문제들을 제시하며 옛 최제우 선생이 100년 후 서학이 판을 칠 것을 예상하여 동학을 제시했듯이, 우리 또한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이 아닌 더 길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함을 역설했다.

그렇다면 법륜스님에게 통일이란 무슨 의미일까. 스님은 통일이란 '과거 100년의 청산과 미래 100년의 출발점'이라 말한다. 과거에 겪은 일제강점기의 한, 남북전쟁과 분단의 고통, 민족주의자와 사회주의자들에 대한 불공평한 평가…. 이를 지나온 100년의 통한의 역사에 대한 청산의 길이 통일이라는 것이다. 또한 통일이 미래 100년의 출발점이라 한다. 이는 한반도,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넘어 공동체로까지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오연호 대표는 "왜 지금이 통일의 적기입니까? 그리고 왜 통합의 리더쉽이 중요한가요?"라는 질문을 내놓았다. 이에 법륜스님은 국제적 정세를 거론하며 설명했다. 현재 세계는 세대교체의 시기를 맞고 있다.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이러한 '세대교체의 틈바구니'에서 스님은 "우리의 자주성이 커졌고, 북한은 아직 자주성을 잃지 않았다"라는 주장을 제시한다. 아직도 우리가 미국의 영향권에 있지는 않으며, 반면 앞으로 미래에는 중국이 북한의 자주성을 억압할 것이라는 것이다. 즉, 우리와 북한이 자주성을 갖춘 상태에서 우리 민족의 평화통일에 대한 적극적인 마음과 안목까지 갖춰진다면 굉장한 호기라는 말이다.

하지만 법륜스님은 평화 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은 외세가 아닌 남한에 있다고 말한다. 벌어질대로 벌어진 통일에 대한 남한 내부의 이념 차이가 그것이다. 북한이 자기 체제 방어에만 급급한 상황에서 자연스레 통일의 주도는 남한의 몫이 되었다. 하지만 남한 내부의 존재하는 통일에 대한 견해차가 매우 극심하다. 그러므로 남한이 민족사 전체에 대한 포용을 가져야 하고, 남한 속의 이념 차이와 빈부 격차와 같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법륜스님은 이러한 주장에 더 나아가 남한 내부에, 남북 간, 중미와 같은 정세를 조정하기 위해 통합의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북콘서트에는 법륜스님과 오연호 대표, 그리고 게스트로 조국 교수와 시골의사 박경철씨가 자리를 빛내 주었다.
 이번 북콘서트에는 법륜스님과 오연호 대표, 그리고 게스트로 조국 교수와 시골의사 박경철씨가 자리를 빛내 주었다.
ⓒ 이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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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과 사회에 대해 논의한 본 막이 내리고, 짧은 관객과의 즉문즉설 시간이 이어졌다. 이 때에 법륜스님은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북한 핵무기에 대한 질문도 있었지만 개인의 진로에 대한 상담도 있었다. 또한 실천, 마음가짐에 대한 문의도 있었다. 실제로 강당 앞에 놓여진 '질문 나무'에는 통일이나 사회적인 정세에 대한 것 외의 질문도 많았다. 응원을 바라는 글부터 인생의 조언을 바라는 글까지 다양한 고민들이 달려 있었다. 북콘서트가 단지 책에 있는 내용에 국한하지 않고 대중들의 속사정을 담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이번 북콘서트는 말 그대로 소통의 장이었다.

콘서트를 관람한 한 관객은 "법률 스님에 대해선 예전부터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요, 이번에 이렇게 자리가 마련되어 주제에 대해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가진 질문 시간도 재미있고, 답변도 조리있게 잘 해주셔서 좋았고 답답한 게 많이 해소되었습니다"라고 평을 남겼다.

이번 북콘서트를 통해 누군가는 가려운 곳이 시원하게 긁혔을 것이고, 누군가는 새로운 의제에 머리가 지끈거릴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머리 속에 '가슴 뛰는 상상'을 펼치고 있을 것이다.


태그:#법륜스님, #북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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