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가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았다.

세계복싱기구(WBO)는 22일(한국시각) 파퀴아오와 티모시 브래들리(미국)가 맞붙었던 웰터급 타이틀 매치의 비디오 판독을 실시한 결과 파퀴아오의 승리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파퀴아오는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웰터급 타이틀 4차 방어전에서 12라운드를 모두 치르는 접전 끝에 도전자 브래들리에게 1-2(117-111, 113-115, 113-115)로 판정패했다.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하며 브래들리보다 더 많은 유효 펀치를 기록했다고 믿었던 파퀴아오는 7년 만에 당한 패배가 억울했고, 복싱계에서도 판정 논란이 벌어졌다. 반면 브래들리는 29전 전승의 기록을 이어나가며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하지만 미국 복싱계의 브래들리의 '영웅 만들기'에 파퀴아오가 희생양이 되었다는 비난과 함께 아마추어 복싱 선수 출신인 해리 리드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채점 과정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등 갈수록 파문이 확산됐다.

결국 WBO는 공식적인 승패를 번복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새로운 심판진과 함께 비디오 판독을 실시해 다시 채점하겠다고 밝혔고, 그 결과 5명의 심판이 모두 파퀴아오의 손을 들어줬다.

비록 파퀴아오는 챔피언 벨트를 되찾지는 못했지만 명예를 회복했고 파퀴아오와 브래들리의 재대결 추진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다. 파퀴아오는 브래들리에 패한 뒤 은퇴까지 고민했다가 "반드시 챔피언 벨트를 되찾아오겠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1995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파퀴아오는 복싱 역사상 처음으로 플라이급부터 라이트미들급까지 8개 체급을 석권한 세계 최고의 복싱 스타다. 2010년에는 필리핀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국민적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매니 파퀴아오 티모시 브래들리 세계복싱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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