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KBL 출범 이후 감독 및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끈 지도자는 총 43명. 그 중 SK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감독 및 감독대행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KGC와 전자랜드, 오리온스가 각각 8명, KT와 모비스, LG가 6명, 동부와 삼성이 5명, 마지막으로 KCC가 2명으로 가장 적었다.

KCC를 제외한 모든 팀들이 최소 5명 이상의 지도자가 팀을 맡았음을 알 수 있다. 과연 각 팀별로 최저 승률을 기록했던 지도자는 누구일까. 감독대행 이후 다음 시즌 감독을 맡았던 지도자들은 이 명단에 포함했으며, 시즌 도중 감독대행을 맡아 한 시즌을 마친 것이 전부였던 감독대행들은 이 명단에서 제외했다.

원주 동부 - 김동욱

동부의 역대 지도자 중에서 가장 저조한 승률을 기록한 감독은 2000-2001시즌부터 원주 삼보의 지휘봉을 잡았던 김동욱 감독이다. 김동욱 감독은 2000-2001시즌 도중 최종규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감독대행으로 팀의 남은 시즌을 맡았다. 해당 시즌에는 12승 10패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감독으로 승격된 2001-2002시즌에는 시즌 초반 7연패에 빠지는 등 7승 17패로 최하위에 빠진 상태에서 성적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했다. 두 시즌 동안 기록한 성적은 19승 27패 승률 0.413. 전임 감독이었던 최종규 감독이 0.426의 승률을 기록했기에, 근소한 차이로 최저 승률을 기록한 김동욱 감독이다.

안양 KGC - 정덕화

KGC의 전신 팀들을 통틀어서 가장 부진한 승률을 남긴 감독은 2002-2003시즌과 2003-2004시즌 안양 SBS의 지휘봉을 잡았던 정덕화 감독이다. 김인건 감독에 이어 SBS를 맡은 정덕화 감독은 2년간 40승 68패 승률 0.37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 2년 동안 SBS는 8위와 9위에 머무르며 어두운 시기를 보냈다.

부산 KT - 황유하

KBL 출범 당시 KT의 전신인 광주 나산의 초대 감독을 맡았던 황유하 감독. 그가 4시즌 동안 나산과 골드뱅크를 지휘하며 남긴 성적은 55승 86패 승률 0.393였다. 첫 1999시즌에 5위를 기록한 이후, 7위, 9위로 점점 팀 성적이 하락했고, 결국 1999-2000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전주 KCC- 허재

팀 창단 이후 팀을 이끈 감독이 단 2명뿐인 KCC. 초대감독인 신선우 감독과 현재 KCC를 맡고 있는 허재 감독뿐이다. 두 감독 모두 200승을 넘긴 가운데, 7시즌 동안 208승 170패 승률 0.550을 기록한 허재 감독이 9시즌 동안 0.592의 승률을 기록한 신선우 감독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허재 감독의 승률이 여느 팀에서는 최고 승률을 기록한 감독보다 높은 수치이기도 해서 이 명단에 포함된 감독들 중 가장 부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허재 감독이 5할 승률을 넘기지 못한 것은 2006-2007시즌이 유일하다.

울산 모비스 - 박수교

역대 모비스 지도자들 중 가장 저조한 승률을 기록한 감독은 1999-2000시즌부터 기아의 지휘봉을 잡았던 박수교 감독이다. 3시즌 동안 팀을 이끈 박수교 감독은 56승 88패 승률 0.38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의 재임 당시 팀 성적은 6위, 9위, 10위로 해마다 추락하고 말았다. 박수교 감독의 후임인 최희암 감독도 2시즌 동안 0.403의 승률을 기록했지만 아쉽게 박수교 감독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또한 2003-2004시즌 도중 팀을 맡았던 장일 감독대행은 11승 25패 승률 0.306로 가장 부진했지만, 시즌 도중에 팀을 이어 받은 것이 경력의 전부였기에 명단에서 제외했다.

인천 전자랜드 - 박종천

전자랜드 역사상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던 박종천 감독. 최희암 감독에 이어 2009-2010시즌부터 전자랜드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12경기에서 1승 11패 승률 0.083만을 기록했다. 박종천 감독은 성적 부진과 비난 여론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고, 일찌감치 감독직을 물러나고 말았다. 2005-2006시즌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영입됐던 험프리스 감독 역시 20경기에서 3승 17패 승률 0.150을 기록하고 일찌감치 물러났지만, 박종천 감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창원 LG - 박종천

전자랜드에서도 가장 부진한 승률을 기록했던 박종천 감독. LG에서도 이 명단에 포함되며 2관왕에 올랐다. 박종천 감독은 4시즌 연속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던 김태환 감독에 이어 2004-2005시즌에 LG를 이끌었다. 그가 남긴 성적은 17승 37패 승률 0.315. LG는 9위로 추락하며 오랜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지난 2011-2012시즌부터 LG를 이끈 김진 감독 역시 0.389의 승률로 부진한 성적을 남겼지만, 박종천 감독에 비하면 굉장히 훌륭한 성적이었다.

고양 오리온스 - 이충희

KBL 출범 이후 오리온스의 감독 및 감독대행을 맡았던 지도자는 총 8명. 그 중 가장 저조한 승률을 기록한 감독은 2007-2008시즌 오리온스를 맡았던 이충희 감독이다. 이충희 감독은 26경기에서 4승 22패 승률 0.154의 성적만을 남긴 채 자진사퇴했다. 7년 7개월 만에 감독으로 코트에 복귀했던 이충희 감독이지만, 에이스 김승현과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이 겹치면서 최악의 성적을 남기고 말았다. 재미있는 점은 오리온스의 지도자 8명 중, 김진 감독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지도자들의 승률이 모두 4할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울 SK - 안준호

10개 팀들 중 가장 많은 9명의 지도자가 다녀 간 SK. SK 감독들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남긴 감독은 초대 감독인 안준호 감독이다. 1997-1998시즌 청주 진로를 맡으며 13승 32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던 안준호 감독은, 다음 시즌이었던 1998-1999시즌에도 시즌 초반 1승 5패로 부진했고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되고 말았다. SK에서의 2시즌 동안 남긴 성적은 14승 37패 승률 0.275다.

서울 삼성 - 김상준

4명의 감독과 1명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았던 삼성. 그 중 가장 저조한 승률을 남긴 감독은 2011-2012시즌 서울 삼성을 맡았던 김상준 감독이다. 김상준 감독은 13승 41패 승률 0.241를 기록하고 단 한 시즌 만에 물러났다. 팀의 리빌딩을 목적으로 감독직에 취임했던 김상준 감독이지만, 리빌딩과 성적을 모누 놓치고 재야로 떠나게 됐다. 김상준 감독과 대등한 성적을 남긴 삼성 감독으로는, 초대감독으로 삼성을 이끌며 6승 15패 0.286의 승률을 남긴 최경덕 감독이 있다.

부진한 성적으로 각 팀의 팬들을 슬픔에 빠지게 만들었던 지도자 9명을 알아봤다. 부진한 팀 성적이 전적으로 감독의 탓은 아니지만, 그 책임은 팀의 수장인 감독이 감당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연 이 명단에 포함된 감독들은, 언제쯤 후임 감독들에게 이 자리를 물려주고 불명예의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허재 박종천 이충희 김상준 안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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