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주말연속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제작사 피디 차윤희 역의 배우 김남주가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배우 김남주 ⓒ 이정민


"유준상씨와 연기하면서 많이 편해졌어요. 그래서인지 유준상씨가 내 남편인지, 김승우씨가 내 남편인지 헷갈릴 때도 있어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시티 컨벤션센터에서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극본 박지은, 연출 김형석)에 출연하는 배우 김남주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남주는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의 촬영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리허설 때는 대본보다 더해요. 욕도 하는걸요"

김남주가 연기하는 차윤희는 최근 자신에게 꼬박꼬박 반말하는 시누이 방말숙(오연서 분)에게 "말 못 높여?"라고 외쳐, 시누이 시집살이에 시달리는 며느리들의 속을 후련하게 했다. 김남주는 "내가 만약 차윤희였다면 가방으로 한 대 후려쳤을 것"이라면서 "(남편) 김승우씨가 남자 형제만 있어서 시누이 시집살이를 겪어보진 않았지만 결혼할 때 김승우씨에게 여자 형제가 없다는 데 감사하면서 결혼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시대의 며느리는 종인가?'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며느리들은 시댁 식구들에게 도련님, 아가씨, 서방님이라고 높임말을 쓰는데 정작 처의 식구들은 처의 남동생, 여동생이라고만 불리잖아요. '세상을 바꾸자'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쯤 생각할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사실 리허설 때는 대본보다 더해요. 욕도 하고요."

"차윤희 보면서 실제로도 공부하고 있어요"

<넝굴당> 속 차윤희의 남편 방귀남(유준상 분)은 완벽한 남자다. 의사로서 성공도 했지만 한없이 가정에 충실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김남주의 실제 남편인 김승우는 "SF 판타지 같은 인물"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김남주는 차윤희라는 인물의 현실성에 대한 질문에 "방귀남에 비해 덜할 수 있겠지만 차윤희도 현실 속에서 보면 완벽할 수 있다"면서 "나 역시 차윤희처럼 되려고 노력하고 공부한다. 최근 시어머니 생신 때 전화해서 드라마 대사처럼 '제가 어머니 친구분들 한 번 모시려고요'라고 말했다. 차윤희를 닮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21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주말연속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제작사 피디 차윤희 역의 배우 김남주(오른쪽)와 종합병원 외과의사 방귀남 역의 배우 유준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추는 배우 유준상(왼쪽)과 김남주(오른쪽) ⓒ 이정민


김남주의 실제 시어머니는 김치를 담가서 수위실에 맡겨놓고, 집 앞에 왔다가도 들르지 않고 가는 분이라고. 반면 시아버지는 극 중 시아버지 방장군(장용 분)과 비슷하다. 김남주는 "김승우씨와 최근 와인을 한 잔 하면서 '시부모님께 잘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면서 "시어머니가 당황하신 것 같더라. 안하던 짓을 하니까"라고 해 좌중을 웃겼다.

초등학생의 엄마로, '극성엄마'라는 평까지 들었을 정도였지만 요즘은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쌓느라 육아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 극 중 임신해서 직장을 잃을까봐 걱정하는 모습에 대해 김남주는 "난 자유로운 직업이라 대한민국 직장 여성들이 이렇게까지 임신으로 스트레스를 받는지 몰랐다"면서 "많은 분들이 윤희의 대사에 공감하는 것 같더라"고 했다.

"칸 욕심이요? 너무 늦었죠. 전 놀러 갈게요"

 21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KBS주말연속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제작사 피디 차윤희 역의 배우 김남주가 포즈를 취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배우 김남주 ⓒ 이정민


곰보다는 여우에 가깝지만 입바른 소리도 잘한다고 스스로 밝힌 김남주. <넝굴당>에 출연하는 유준상과 윤여정이 영화 <다른 나라에서>로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것을 보고 부럽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드라마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지금 영화를 찍어서 칸에 간다는 것은 너무 늦은 것 같다"면서 "난 칸에 놀러 가겠다"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여배우의 수명이 길어졌다지만, 김남주는 "주말드라마를 하면 미니시리즈를 다시 하지 못할까봐 겁이 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언젠가 주인공에서 밀려날 시간이 오겠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결혼하고도 일할 수 있는 좋은 세상이 열린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김남주에게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에 대해 물었다.

"저 한복 되게 잘 어울리거든요. 사실 변신하는 것이 두렵긴 해요. 사극도 해보고 싶지만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줄지 두렵거든요. 변신을 잘못하면 크게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잖아요. 배우마다 그릇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갑자기 한없이 착하고 청순한 척을 하면 안 어울릴 테니까요. 아, 근데 나중에 악역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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