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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인 최승호 PD
 인터뷰 중인 최승호 PD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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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파업 100일 다음 날인 지난 9일, 여의도 MBC 사옥에서 만난 최승호 MBC 전 <PD수첩> PD는 "여의도에서 파업 100일 문화제를 했다"면서 "분위기가 아주 즐겁고, 시민이 많이 와서 격려도 해주셨다"고 말했다. 또한 "10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활기 넘치는 분위기여서 100일도 더 할 수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였다.

파업한 지 100일이 지났는데도, 힘이 남는 비결은 "김재철 사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사장은 재임 2년 만에 MBC를 자기 개인 회사처럼 만들어, 도에 넘치는 선물을 법인카드로 마구 샀다"며 "누구에게 줬는지, 밝히라고 해도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또 "공영방송의 자산을 개인 돈처럼 쓴 사람을 사장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아주 기본적인 문제다"라고 말했다. 또 "이명박 정부나 새누리당이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서 이런 사람을 감싼다면, 스스로 부패 본당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 언론장악, MB정부 탄생할 때부터 기획된 것"

최 PD는 <PD수첩>-광우병 편으로 인해 언론장악이 시작됐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았다. "현 정부의 언론장악은 <PD수첩>-광우병 편으로 촉발된 것이 아니라 이 정부가 탄생할 때부터 언론장악을 해야겠다는 것은 권력 심층부에서 기획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광우병 사태가 촉진된 측면은 있지만, 이 정부는 처음부터 의지가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지난해 <PD수첩>-광우병 편이 무죄를 받고도 MBC가 <뉴스데스크>를 통해 사과 방송을 했을 때 어땠을까? "참, 이해하기가 어려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저희가 강조했던 부분은 미국과 30개월 이상의 쇠고기까지도 들여오겠다고 한, 합의 내용 자체가 굉장히 문제가 있다. 국민 건강에 위험하다는 것이었고, 협상 과정이 굉장히 졸속이었다는 것이다. 그걸 정부도 인정했기 때문에 미국과 새로운 합의를 하지 않기로 했던 것이고, 법원도 <PD수첩>의 보도 내용이 공익에 기여한 측면을 받아들여서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이다. 정작 MBC가 <뉴스데스크>로 마치 엄청난 잘못을 한 것처럼 사과 방송을 했다. 이건 김재철 사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그 세력에게 보내는 충성의 다짐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최 PD는 "방송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사회가 발전할 수가 없다"면서 편파 보도의 극치를 보였던 총선 보도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자신을 낙하산으로 보낸 권력을 위해, 국민을 속여서 표를 훔치는 행위다. 이런 언론 상황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나라가 제대로 될 수 없다. 모든 문제 중에서 1번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국민이 인식해야 한다."

한편, 같은 날 MBC 노조원 아나운서는 홍대 앞 한 클럽에서 일일주점 '우리 백일 됐어요'를 열어, 시민과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해 화제를 모았다.

9일 MBC 아나운서 노조원들은 홍대앞 한 클럽에서 일일주점을 열었다.
 9일 MBC 아나운서 노조원들은 홍대앞 한 클럽에서 일일주점을 열었다.
ⓒ mbc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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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최승호 전 <PD수첩> PD와 일문일답이다.

- 10일, 파업 100일 맞으셨습니다. 노조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어제 여의도에서 MBC 파업 100일 문화제를 했어요. 분위기가 아주 좋았어요. 즐겁고, 시민이 많이 와서 격려도 해주셨어요. 이번 파업은 이전에 비해 가장 오래 한 것이었어요. 그전에는 가장 오래 한 것이 52일이였는데, 두 배를 했어요. 그런데도, 여전히 활기 넘쳤죠. 100일 정도는 더 할 수 있는 분위기에요. 계속, 싸워서 이길 것이라는 분위기가 충만한 것 같아요."

- 그렇지만 힘들 때도 있을 텐데.
"있었죠. 아무래도 월급을 못 받으니까(웃음) 그게 힘들죠. 사실, 그보다 더 힘든 것은 방송이 너무 망가지고 있어서 걱정이에요. 저희가 회복시키는 것이 너무 어렵지 않을까는 생각을 할 때마다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도 본능적으로 MBC를 안 보게 돼요. 또 다른 채널보다 재밌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우리가 저거보다 훨씬 더 재밌고, 잘 만들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음이 아프죠."

"계속, 싸워서 이길 것이라는 분위기가 충만하다"

- 100일이 지났는데도, 힘이 남은 비결이 있나요?
"비결은 우리에게 있지 않고, 김재철 사장에게 있어요. MBC 50년 역사에서 한 번도 없었던 나쁜 사장이니까요. 도저히, 김 사장을 몰아내기 전에는 파업을 끝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김 사장은 재임 2년 만에 MBC를 자기 개인 회사처럼 만들었어요. 윤리강령을 보면, 도에 넘치는 선물을 못하게 되어 있는데도 법인카드로 보석과 명품을 마구 샀어요. 누구에게 줬는지 밝히라고 해도 묵묵부답이에요. 2년 동안 7억을 썼다고 해요.

게다가 J라는 무용가에게 엄청난 특혜를 줬어요. 사장이 직접 '이 사람을 출연시켜라, 출연료는 얼마를 줘라' 고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어요. 밝혀진 것 만해도 무려 20억 가까이 된다는 겁니다. J씨 오빠는 지명수배를 여러 번 받은 사기 전과자인데, 이 사람을 MBC 동북3성 대표로 임명했어요.

김재철 사장과 J씨, 이 두 사람이 도대체 어떤 관계인지, 얼마나 많은 MBC 재산이 두 사람의 특수관계 때문에 낭비된 것인지 곧 드러날 거예요. 김 사장 퇴진 문제는 공정방송을 확립해야 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공영방송의 자산을 개인의 호주머니 돈처럼 쓴 사람을 공영방송의 사장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아주 기본적인 문제입니다. 이명박 정부나 새누리당이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서 이런 사람을 비호한다면, 스스로 부패 본당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겁니다."

- 법인카드나 특혜지원 문제가 MBC 내부에서는 어떻게 처리되고 있나요?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법인카드 감사에 들어간 지 두 달인데, 아직도 김재철 사장은 감사에게 카드를 어디에 썼는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어요. 두 달 만에 감사가 사장에게 공문을 보냈답니다. 빨리 자료를 제출하라고. 참, 코미디죠.

임원 회의하면 감사가 사장 곁에 앉거든요. 늘 만나는 사이인데, 두 달 동안 뭐하다가 공문을 보내는 건지…. 사원들이 비웃고 있어요. 대주주인 방문잔(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면 김 사장은 또 '감사 중이라서 안 된다'고 합니다. 방문진의 여당 측 이사는 그것을 그냥 받아들이고요. 그러니까 현재 시스템으로는 MBC 내부에서 김재철 사장의 비리를 분명히 밝힐 아무런 가능성이 없어요. 심각한 문제죠."

- 지난달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나와 다시 촛불집회가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4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입니다. 이 정부가 언론장악을 한 이유가 광우병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제 생각에는 아니에요. 처음, 이 정부가 탄생할 때부터 언론장악을 해야겠다는 것은 권력 심층부에서 기획이 된 거라고 생각해요. <PD수첩>-광우병 편을 보도하기 훨씬 전부터 KBS를 장악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었어요. KBS 신태섭 이사를 해임 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움직임이 있었어요.

왜냐하면, 신 이사가 정연주 사장에 우호적인 인물이었어요. 그를 해임시키고, 그 자리에 반 정연주 인물을 앉히면 KBS 이사회는 정연주 비율 찬반 숫자가 바뀌게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면 정 사장을 해임할 수 있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그것부터 먼저 추진했지요. 이런 부분은 민간인 사찰 문건에서 드러났어요.

광우병 보도가 언론장악을 촉발시킨 것이 아니라 이 정부는 처음부터 아주 면밀하게 방송장악 위한 계획을 만들어서 실천했죠. 그런데 광우병 사태가 발생하면서 더욱 강하고 빨리 장악할 필요성을 자각하게 됐고, 검찰을 동원한다든지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무리수를 감행하면서 장악했죠."

- 왜 처음부터 그런 의지를 가졌을까요?
"방송을 장악하지 않으면, 국정을 유리하게 운영하기 어럽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렇겠죠. 당시 한나라당은 방송에 대한 여러 가지 피해의식이 있었죠. 선거 이전부터 지속해서 방송에 피해를 봤다는 말을 했기 때문에 그런 인식을 하고, '정권을 잡으면 반드시 방송부터 잡아야 한다. 그래야지 이명박 정부가 편안하게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MBC 감사, 김재철 사장 비리 분명히 밝힐 가능성 없다"

인터뷰 중인 최승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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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같은 한나라당 정권인 김영삼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나요?
"그때도 방송을 장악하려는 기본적인 움직임은 있었죠. 김대중 정부라고 해서 방송을 자기들 욕구대로 제어하려고 안 했느냐면 그때도 그런 욕구를 보였어요.

다만, 이 정부처럼 KBS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감사원을 동원한다든지, 또 검찰을 동원해서 직접 수갑을 채워서 끌고 간다든지, 또 정부정책을 비판한 <PD수첩>에 대해서 PD들을 수갑 채워서 잡아간다든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명예훼손죄를 적용해서 검찰이 기소하게 한다든지 등 상식을 초월해서 하는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이 정부 전에는 없었어요."

- 광우병 보도가 무죄 판결을 받고도 MBC는 <뉴스데스크>를 통해 사과 방송을 내보냈죠. 그걸 보는 PD수첩 팀원들은 어땠나요?
"참 이해하기가 어려웠죠. 광우병 보도에서 강조했던 부분은 미국과 30개월 이상의 쇠고기까지도 들여오겠다고 한, 합의 내용 자체가 굉장히 문제가 있고, 국민 건강에 위험하다는 것이었죠. 협상 과정이 굉장히 졸속이었다는 것이었어요.

그것을 정부도 인정했기 때문에 결국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수입에 대해서는 미국과 새로운 합의를 하지 않기로 했던 겁니다. 지난달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잖아요. PD수첩이 지적했던 위험성이 다시 드러난 거죠. 법원에서도 PD수첩의 보도내용이 공익에 기여한 측면을 받아들여서 무죄판결을 내린 겁니다.

그런데 정작  MBC가 <뉴스데스크>로 마치 엄청난 잘못을 한 것처럼 사과방송을 했단 말이죠. 저희가 볼 때 이것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 서약이랄까, 김재철 사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그 세력에게 보내는 충성의 다짐이었다고 생각해요. 김 사장 본인도 사과방송은 여당이나 여당을 지지하는 시청자를 고려한 정치적인 결정이었다고, 시사교양국 PD에게 스스로 실토한 적도 있어요. 그러니까 이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 기분이 어땠나요?
"매우 슬펐죠. 그렇지만 이 정부가 들어서고, 시종일관 <PD수첩>이 탄압을 받았기 때문에 이것도 그 중의 하나의 사건이었죠. 이 사과방송 이후에 여러 PD가 징계를 받았어요. 진실을 말하는 <PD수첩> PD로서 감수해야 할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요."

- <파워업 PD수첩> 2편에 시사교양국 회의 장면이 나옵니다.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녹화한 것인가요?
"회의 장면은 이런 사태를 예견했다기보다는 그 당시 <PD수첩> PD들을 1년 기준을 갖고, 1년이 넘은 PD를 다 몰아내는 엄청난 인사를 했기 때문에 사건 자체가 큰 사태였어요. 시사교양국 PD들은 아주 큰 사태가 벌어졌을 때, 회의 장면을 기본적으로 기록을 해두는 관행이 있습니다. 저희는 다큐멘터리 PD이기 때문에 기록해야 한다는 것을 많이 생각하고, 항상 중요한 상황은 기록하고 있어요."

- 일종의 직업병이네요.
"그럴 수도 있죠. 과거에 저희가 황우석 사태를 보도한 뒤에도 많은 일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기록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많이 느꼈어요. 미래를 위해서는 현재 일어나는 일들을 정확하게 기록해서 남겨야지, 장차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 그럼, 간부도 촬영한다는 것을 인지했나요?
"알고 있었죠. 왜냐하면, 카메라가 돌고 있었어요. 다만, 그걸 막지 않은 것은 본인도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죠. 공식적인 회의인데, 기록을 막는 것 자체가 옳지도 않고요."

- 시사교양국의 한 간부는 "<PD수첩>이 노동운동 편향성이 있고 정치편향성도 있다"고 했는데, 뭐라 답하겠습니까?
"우선 이 사람이 노동운동 편향성을 말하는 것은 노조가 파업한다거나 기업으로부터 탄압을 받는다거나 하는 문제를 보도하기 때문에 노동운동 편향성이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이건 맞지 않는 말이죠.

또, 정치 편향성이라는 것은 <PD수첩>이 한 번도 '새누리당은 나쁘고, 민주당은 옳다'는 식으로 방송하진 않아요. 정치 집단에서 누구는 옳고, 누구는 그르다는 식으로 방송하진 않는다고요. 다만, 이 사람이 말하는 것은 <PD수첩>이 사학비리 같은 것이 벌어지면 사학비리를 다룬다는 말이에요. 혹은 검찰을 비판하는 것을 다루고, 또 삼성에 문제가 있으면 삼성문제를 비판하고, 종교권력이 문제가 있으면 종교 권력을 비판하는 프로그램을 한다고요. 그런 것을 다 뭉뚱그려 정치 편향이라고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왜냐하면, 그런 세력이 다 기득권층이고, 기득권층을 돌봐주는 당이 새누리당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 사측이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말살하려고, 지난달 조직 개편을 했습니다. 보통 언론장악을 했더라도 임기 후반에는 힘이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현 정부는 안하무인격으로 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가능할까요?
"김재철 사장은 처음 취임할 때부터 <PD수첩> 해체하고 싶어했을 겁니다. 최종 목표가 아니었나 생각해요. <PD수첩>을 최종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전 단계인 조직 개편이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했겠지요.

그러나 내부 반발이 심할 것 같으니까, 그동안 못했겠죠. 파업을 100일 넘게 하는 과정에서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나 혹은 '역시,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충성을 보여야 할 곳은 한 곳 뿐'이라는 생각으로 조직 개편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김 사장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도 참, 잘못한 결정이죠. 이 조직 개편으로 돌아갈 곳을 없애버림으로써, 파업 중인 PD와 기자들이 마지막까지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으니까요."

"김재철 사장... 취임 때부터 <PD수첩> 해체하고 싶어했을 것"

- 그렇다면 파업 중에 <PD수첩>을 없앨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까지는 못할 거에요. <PD수첩>란 프로그램이 매우 상징성이 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시청자의 반발로 그렇게까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여의도 공원에 차려진 희망텐트
 여의도 공원에 차려진 희망텐트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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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에서 타 부서로 전보되기도 했었잖아요. <PD수첩>을 떠날 때, 자괴감 같은 것이 들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PD수첩>을 떠나게 될 거란 생각은 오래전부터 했었어요. 제가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이라는 프로그램을 할 때부터 '조만간에 <PD수첩>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겠구나'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 당시, 저에게 큰 충격은 아니었어요. 다만, <PD수첩>을 나가라는 명분으로 '최 PD를 편안하게 해주자'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말할 때 쓴웃음이 나오는 상황이었죠.

'일체의 이유나 명분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도, 이익을 위해서 아주 몰상식한 일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구나, 그런 사람이 권력을 잡았구나! 그렇다면 이 사람이 앞으로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있었어요."

- KBS 노조원은 MBC를 보며, 위로를 받고 힘을 낸다고 합니다. MBC 노조원은 어디서 위로와 힘을 내나요?
"제 생각에는 내부구성원이 노조원들 서로 서로에게 힘을 얻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 사람들을 보면 동지들이 조금도 흔들림이 없고 100일이 지났는데도 너무 잘 싸우고, 또 그 사람과 100일 동안에 많은 일이 있었어요. 그런 교감이 있는데, 힘들다고 포기하고 업무에 복귀할 수는 없죠.

결국, 그런 힘이 우리 스스로 믿고 계속 싸우면, 이길 수밖에 없다는 희망, 그것이 계속 잘 싸우는 에너지를 주지 않나 생각해요."

인터뷰 중인 최승호 PD
 인터뷰 중인 최승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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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으로 <PD수첩>을 애청하시는 시청자들에게 한말씀 부탁합니다.
"방송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사회가 발전할 수가 없어요. 권력의 문제점이나 기업의 문제점 등 바꿔 나가야 할 것이 많잖아요.

그런 부분이 전혀 개선될 수가 없고, 결국 선거라는 것도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죠. 지난 총선에서도 공영 방송이 지속해서 편파보도를 하니까, 선거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김용민씨 막말 사건 경우, 물론 막말한 것은 잘못됐죠. 그런데 8년 전에 성인방송에서 막말한 것이 국회의원 선거를 하는 시점의 우리 사회에서 사활을 다루는 중요한 문제는 아니잖아요.

총선 전에 KBS와 MBC가 무려 5~6일씩 연달아 헤드라인으로 막말 사건을 중계방송 하 듯 했어요. 그게 그렇게 중요한 문젠가요? 중요한 문제가 아니거든요. 그걸 그렇게 하면서 한 편으로는 문대성씨의 논문 표절 문제라든지, 김형태씨의 제수 성추행 의혹이라든지 하는 문제는 거의 다루지 않았거든요. 이것은 명백한 편파보도입니다.

저는 방송이 국민을 속였다고 생각해요. 권력을 위해 국민을 속여서, 표를 훔치는 행위죠. 이런 언론 상황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나라가 제대로 될 수 없어요. 이명박 대통령은 파업이 MBC 내부 문제라고 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이걸 MBC 내부 문제로 놔둬서 계속 지지부진하도록 해 국민에게 잊히도록 하는 것이 현 정부의 이익에 맞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국민의 이익에는 절대로 맞지 않죠. 이건 현재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태그:#최승호, #방송사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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