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 토레스의 골에 씁쓸해하는 사비

▲ 사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 토레스의 골에 씁쓸해하는 사비 ⓒ UEFA


한국시간으로 25일 새벽 3시 45분에 시작한 바르셀로나와 첼시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가 압도적인 우세에도 불구하고 2-2로 첼시와 비기면서 결승 진출 문턱에서 탈락했다.

공점유율 72:28에, 후반전은 바르셀로나의 골키퍼 발데스의 얼굴을 보기도 힘들 정도로 경기 내내 첼시의 진영에서 바르셀로나는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하미레스에게 전반 막판 내준 골을 만회하지 못한 채 경기는 흘러갔고, 결국 경기 막판 토레스에게 결정적인 득점까지 허용하면서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리그 2연패의 꿈은 허무하게 날아갔다.

바르셀로나의 패배는 메시의 페널티킥 실축, 골대 불운 등의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르셀로나의 창의성과 공격전개의 시발점인 사비의 부진이었다. 사비는 최근 노쇠화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 이날 경기에서도 특유의 창의적인 패스와 정확한 전진 패스는 보기 힘들었다. 물론 첼시가 모두 자기 진영에서 진을 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공간을 만들기란 쉽지 않았지만 분명 허점은 있었다.

특히 존 테리가 퇴장당하고 케이힐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교체해 들어온 보싱와 쪽에서는 알베스를 놓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수적 열세에 전문수비수가 아닌 드로그바가 윙백 역활 하면서 알베스가 오버래핑 할 시에 공간을 허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사비가 제대로 봐주지 못했고 간혹 침투하는 알베스를 향한 전진 로빙패스도 부정확했다. 결국 첼시의 가장 큰 허점을 공략하지 못하고 횡패스로 상대가 흔들리기만을 바라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사실 바르셀로나와 상대하는 대부분의 팀은 극단적인 수비 위주의 경기를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난 5년간 바르셀로나가 최전성기를 누렸던 가장 큰 이유는 이를 완벽히 풀어내는 사비라는 선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메시라는 메시아가 존재한 이유도 있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사비라는 천재적인 중원 플레이메이커의 역활은 절대적이었다. 메시가 주로 드리블로 상대를 흔드는 선수라면 사비는 상대의 허점을 정확히 읽고 팀에 창의성을 불어넣는 패스를 통해서 바르셀로가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만드는 조력자였다.

하지만 사비가 제 역활을 하지 못한 최근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횡패스 위주의 단조로운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사비의 부진은 메시와 이니에스타 등의 바르셀로나 공격진의 부진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아쉬운 점은 사비의 부진이 단순한 컨디션 난조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국 나이로 33살인 사비는 어느덧 노장의 반열에 들어섰다. 바르셀로나가 단순히 패스 위주의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닌 많은 활동량이 기본 전제된 팀이기에 체력적인 문제는 항상 가져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를 사비가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바르셀로나는 사비의 대체자를 찾기 위해 이번 시즌이 끝나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최전성기를 보냈던 지난 5년간의 모습을 재현할 대체자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내년 시즌 다시 한번 바르셀로나가 유럽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사비의 대체자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가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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