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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인 노종면 기자
 인터뷰 중인 노종면 기자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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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전 노조위원장이자 <뉴스타파>의 앵커인 노종면 기자는 지난주 KBS 새노조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이 폭로되었지만 여론조사에선 별 영향을 주지 않고 심지어 '부산 초원복집 사건'처럼 보수층만 결집시킬 수 있다는 견해에 "지금은 인터넷 같은 대안 매체들도 있고 시민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통로도 있어서 그때와 다를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지난 6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내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노 기자는 지난주 대법원에서 회사 임원을 비방한 혐의가 유죄로 판명되어 벌금 300만 원이 확정된 것을 "저 개인에 대한 탄압이 아니라 언론과 언론인에 대해 이뤄진 하나의 탄압 사례일 뿐"이라고 규정하였다.

<뉴스타파>는 해직언론인들이 제작하는 인터넷 방송이다. 어떻게 기획되었을까? "해직 언론인이 해직 상태가 길어지니까 조금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논의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이뤄졌고  보도를 직접하는 것이 가능한지 구체화하기 시작했다"고 <뉴스타파> 탄생 비화를 들려주었다.

인터넷 방송은 욕설과 비속어가 섞여서 공중파 방송에 부적격인데 <뉴스타파>는 지금 당장 공중파 방송으로 내보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견해에 노 기자는 "보수 측에서는 인터넷 등에 대해 '말투가 저질이다. 욕설이 섞여 있다. 형식이 기존과 다르다'라는 식으로 시민 사회에서 만들어내는 보도 컨텐츠를 배격했는데 '그럼 <뉴스타파>는 뭐냐? 니들이 말하는 틀에 맞고 어법에 맞는데 이런 뉴스가 왜 공중파에 안 나오는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노 기자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 기자는 언론인이 아니라 싸움꾼"이라면서, "큰 싸움이든 작은 싸움이든 바로 윗 선배와 싸우든 정권과 싸우든 늘 싸워야 하고 그렇게 규정이 되버렸다"고 씁쓸해 하였다.

언론대란이 일어난 원인을 노 기자는 "단순히 기자들이 해고가 돼서가 아니라 해고된 이유가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러 하고 거기에 말 안 듣는 사람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고 그와 동시에 각 언론사 보도가 실질적으로 통제되고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보도를 해야할 것들을 빠뜨리고 보도하지 말아야 할 정권 홍보기사들이 늘어나는 등 이런 일들이 지난 4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 언론인들이 싸움을 본격적으로 시작을 한 것"이라고 진단하였다.

제 역할 못하는 방송 뉴스... <뉴스타파> 관심으로 이어져

다음은 <뉴스타파>의 앵커 노종면 기자와 일문일답

- YTN 앵커와 <뉴스타파> 앵커의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요?
"뉴스 진행의 큰 원칙은 변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그런 고민과 원칙을 확인하는 당사자가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것 같은데 저를 기준으로 보면 YTN 앵커 했을 때 방송에 임하는 자세와 지금 <뉴스타파>에서의 자세는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제가 견지하고 싶은 원칙이 달라진 것은 아니고 그 원칙을 확인하고 실천해야 하는 당사자인 앵커 본인의 생각과 현실이 바뀌었고 조금 더 진지해진 것 같아요."

- 어떻게 달라졌나요?
"방송 진행자는 기자들이 취재해온 기사를 단순히 읽는 경우도 많아요. 이해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은 앵커가 읽어야 할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기사 전체를 파악하고 이 기사를 전달하는 표현으로써 적절한 것인지 한 번 더 고민하고 제 말투로 제가 하는 말을 책임지기 위해 다 바꿔요. 그런 부분이 과거 YTN에서 했던 것과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이에요."

- <뉴스타파>는 어떻게 기획된 방송인가요?
"아시다시피 다수의 언론인들이 해직되어 있는 상황이고 해직 언론인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언론노조 차원에서 쭉 이뤄져왔어요. 해고된 각 방송사의 노조에서 노조활동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최근들어 해직 상태가 길어지니까 조금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논의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이뤄졌고 보도를 직접하는 것이 가능한지 구체화하기 시작했어요.

그게 작년 가을쯤입니다. 일단 가능한지 여부, 가능하다면 해직 언론인이 할 의지가 있는지 여부 두 가지가 확인이 필요했는데 지금 인터넷 팟캐스트를 기반으로 한 방송 환경이 과거보단 많이 진보해 있기 때문에 개인도 방송할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총괄PD 맡고 계신 이근행 PD, 그리고 저, 또 다른 해직 언론인들과 또 언론노조를 전담해서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이 같이 모여서 뉴스프로그램을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합의를 본 것이고 그렇게 해서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기획하게 된 겁니다."

- <뉴스타파>가 인기를 얻는 원인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여러 번 인터뷰에서 말했지만 저희 형식이 다른 데와 비슷하잖아요. 내용은 어떨지 몰라도 뉴스를 전달하는 형식 같은 것은 크게 재미가 있다거나 시청자들을 끌어드릴 요소가 없는데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기존의 방송 뉴스들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부 들어와서는 방송 뉴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고 기대했던 것이 만족이 안 되니까 새로운 것을 찾는 상황인 것 같아요. 때마침 <뉴스타파>가 나와서 호응을 해주시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공중파 뉴스로 해도 손색 없는 뉴스를 만들 것"  

<뉴스타파> 6회를 진행하는 노종면 앵커
 <뉴스타파> 6회를 진행하는 노종면 앵커
ⓒ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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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꼼수다>의 경우에는 욕설이 섞여 있어서 공중파 방송에 나오기엔 부적절하지만, <뉴스타파> 보면 공중파 방송에 나와도 아무 손색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단순히 욕설 같은 것의 유무 문제가 아니라 지금 지상파 방송의 기준에 따르면 <나꼼수> 같은 것은 못하겠지만 지금 기준에도 <뉴스타파>는 방송될 수 있을 겁니다. 기존 방송을 하던 사람들이 하는 것이기도 하고 일부러 화법과 방식을 비슷하게 해서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왜 안 나오냐 하는 문제의식에 도달하게 되잖아요. 그건 내용 때문이죠.

늘 지적하는 것은 '말투가 저질이다. 욕설이 섞여 있다. 형식이 기존과 다르다'라는 식으로 시민사회에서 만들어내는 보도 컨텐츠를 배격했는데 '그럼 <뉴스타파>는 뭐냐? 니들이 말하는 틀에 맞고 어법에 맞는데 이런 뉴스가 공중파에 안 나오는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일부러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어요. 저희는 지금 당장 공중파 뉴스로 해도 손색 없는 뉴스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고 상당 부분 그렇다고 봐요."

- 진중권 교수는 <뉴스타파>가 음모론을 조장한다고 비판한 적이 있는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 당시 진중권 교수의 비판을 애정 어린 비판이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비판의 일부분은 동의할 수 없지만 전반적인 취지 즉, '앞을 바라보고 보도를 신중히 하면 좋겠다. 그리고 아주 작은 오류나 과장 보도를 경계해야 <뉴스타파>라는 새로운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고, 다만 구체적인 지적의 부분에서는 세세하게 말하는 게 부적절한 것 같아요."

- 기존 뉴스의 경우 '○○○ 기자가 보도합니다'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뉴스타파>는 그런 게 없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기존 뉴스는 한 기자가 하나의 기사를 씁니다. 물론 여러 기사를 쓰지만 뉴스 하나에 한 기자가 쓴 기사는 하나가 들어가요. 그래서 노종면 기자가 쓴 기사는 노종면 기자 목소리로 전달이 되죠. 그렇기 때문에 '노종면 기자가 보도합니다'가 가능해요. 그러나 <뉴스타파>는 1인 2역, 1인 3역을 해요. 예를 들어 박대용 기자가 이 기사도 취재하고 저 기사도 취재하고 다른 기자들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기사도 공동 집필 형식으로 써요. 그렇기 때문에 기사가 누구 것이라고 특정할 수가 없어요. 신문으로 치면 뒤에 기자 이름을 쓰잖아요. 서명을 해서 기사에 책임을 지라는 것이 거든요. 인증을 하는 거에요. <뉴스타파>는 공동취재, 공동제작, 공동인증입니다. 굳이 개별 기사에 대해 '○○○ 기자가 보도합니다'를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어요."

- 제작비를 언론노조에서 충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만만치 않을 텐데 언론노조 말고 제작비를 지원해주는 곳이 또 있습니까?
"초기에는 저희가 공식적으로 제작비 지원을 받는다고 안 했는데도 장비를 빌려주신 분도 있고 기증해주신 분도 있어요. 저희 제작진이 가지고 있는 기자재를 가져와서 취재 외 제작에 활용했는데, 언론노조가 지원 하는 것과 일부 시민이 기증해준 것 이외에 다른 지원은 없어요."

- 힘든 것도 있을 텐데.
"밖에서 우려하시는 것만큼 저희가 돈을 많이 쓰면서 취재하진 않아요. 물론 언론노조 재정이 안 좋기 때문에, 파업도 많이 하고 있고. 취재비가 적은 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현재 수준에서 못 버틸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언론인의 책무, 해고 핑계로 외면할 수 없다"

- 지난주 대법원에서 회사 임원을 비방한 혐의가 유죄로 판명되어 벌금 300만 원이 확정되었어요. 심경이 어떻십니까?
"전과가 는 것이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저를 기소한 검찰, 저를 고소한 언론사 간부 그 사람은 저를 해직시킨 장본인입니다. 인사위원으로서 저의 해직을 강력히 주장한 사람이 저를 고소했고 검찰이 그걸 받아서 기소했고 소송과정에서 기소한 사람이 검찰을 향해 로비 시도를 했고 그걸 거쳐서 나온 판결이기 때문에 저는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저 개인에 대한 탄압이 아니라 언론과 언론인에 대해 이뤄진 하나의 탄압 사례일 뿐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기분 나쁜 것이야 별개의 문제죠. 썩 유쾌하진 않지만 사안의 의미를 나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놀랍지도 않아요."

- 어쩌면 지금의 해직이나 벌금형이 시간이 흐른 뒤에는 언론자유를 지키려 했다는 점에서 명예나 훈장처럼 되지 않을까요?
"이것을 공개적으로 자랑할 일은 없겠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지금을 생각하면서 '그때 내가 비겹하진 않았다'고 저를 위로하고 저 때문에 힘들어진 주변의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것이라기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월요일 MBC에서 또 해직기자를 배출했습니다. 이 정권에서 노 앵커가 해직 1호죠. 기자에게 마이크를 빼앗는 것은 기자에겐 사망선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방송기자에게 마이크 뺏고, 카메라기자에게 카메라 뺏고, 신문기자에게 펜 뺏는 건 사망선고 맞죠. 이건 언론노동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에게 일을 뺏을 때 그 사람에게는 사망선고죠.

경제적 고통이 깊으면 사실 다른 활동을 하기도 어렵고, 그러한 활동을 요구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직 언론인들은 임금 보전이 어느 정도 노조 등을 통해 이뤄진다면 언론인으로서의 책무를 해고를 핑계로 외면할 수 없습니다."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문재인-김인회이 검찰을 생각한다> 발간기념 'The 위대한 검찰' 토크 콘서트에서 1인미디어 '용가리통뼈뉴스'의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문재인-김인회이 검찰을 생각한다> 발간기념 'The 위대한 검찰' 토크 콘서트에서 1인미디어 '용가리통뼈뉴스'의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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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국민일보를 시작으로 MBC, KBS, YTN 등 언론사가 파업을 해 언론대란이라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습니다. 2008년 파업을 이끄신 입장에서 이번 언론사들의 파업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 진행되는 파업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동안은, 이런 상황이 올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조금 했어요. 왜 우려라고 말씀드리냐면 분명히 지금 언론상황이 잘못돼 있습니다. 단순히 기자들을 해고해서가 아니라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러 하고 거기에 말 안 듣는 사람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해고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와 동시에 각 언론사 보도가 실질적으로 통제되고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보도해야 할 것들을 빠뜨리고 보도하지 말아야 할 정권 홍보기사들이 늘어나는 등의 일들이 지난 4년 동안 지속되어 왔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인들이 장악된 조직에 있기 때문에 싸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했던 건데 당연히 그런 우려는 기우였을 뿐이고 언론인들이 싸움을 본격적으로 시작을 한 것이죠. 물론 그동안에도 싸워왔습니다. 그동안의 싸움은 당하는 싸움이였다면 지금은 '더 당할 수 없다' 배수진을 치고 하는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 언론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어느 정권이나 있었던 것 같은데 유독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 대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뭐라 보십니까?
"일차적으로 권력은 언론을 장악하려는 속성이 있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권력자는 자기가 좋게 알려지길 바라고 자신의 치부는 감추길 바라는 것은 당연한 속성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권력의 속성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언론 통제를 실행하느냐에 따라 권력의 수준과 성격이 다를 겁니다.

권력은 워낙 많은 기관과 사람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다양한 언론 접촉이 이뤄집니다. 그 과정에서 개입, 통제 등의 행태가 나타날 수도 있죠. 그러나 이명박 정부 전에는 일부 시도가 있었어도 저항이나 견제로 바로잡히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조직적이고 집요하게 반드시 장악을 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오랫동안 작업해왔습니다.

그 결과 사장들이 무리하게 바뀌고 그 과정에서는 불법이 개입되어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죠. 그리고 거기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불이익 주거나 해고까지 시키고 사법처리 하는 등의 누적된 것이 이제 막 터져나온 거죠. 이명박 정권은 '과거 정권에서도 했다'고 여러 사안에 대해 말하지만 과거 정권이 현 정권 같지 않았어요. 현 정권과 같았던 때는 유신 군부 독재 정권입니다. 그때 말고는 우리나라 정부만 보더라도 현 정권 같은 경우가 없었어요."

- 2012년 이명박 정부하의 대한민국에서 기자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 입니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줘야 하고 특히 정보를 전해줌으로써 사람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인데, 지금 정권은 거짓말 하도록 강요하고 있어요. 그래서 싸워야 하는 거죠.

현 정권 하에서 언론인들은 기자가 아니라 싸움꾼입니다. 큰 싸움이든 작은 싸움이든 바로 윗 선배와 싸우든 정권과 싸우든 늘 싸워야 하고 그렇게 규정이 돼버렸죠.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전 언론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주요 언론사, 특히 방송사의 언론인들이 집단적으로 싸우는 형국이죠."

"노조를 불법 사찰 하리라곤 예상도 못했다"

- 민간인 불법 사찰 파문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불법 사찰을 했던 이유가, 언론이 장악되어 최소 이 정권 내에서는 사찰 사실이 밝혀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한 것 아닐까요?
"권력이 불법 행위를 할때는 절대 들키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을 거예요. 또는 절대 들켜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과제를 가지고 불법행위를 할 거예요. 그런데 이건 공직 사회에 불법 기구를 만들어서 불법행위를 시킨 것이 거든요. 이건 드러날 수 있어요. 근데 검찰을 장악하고 언론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설사 검찰이 수사해도 덮어줄 것이다. 검찰이 수사해도 언론이 보도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했겠죠.

이것이 지금 확인되고 있어요. 2010년 불거졌던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해서 그 당시에 검찰이 수사를 했고 그때 상당 부분 증거가 폐기되어서 검찰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발표했어요. 언론도 그대로 보도했지만 검찰 수사 기록 그대로 남아 있어요. 거기에 이미 폐기된 증거가 아닌 남아 있는 증거에도 어마어마한 것이 담겨 있어요. 그것을 지금도 언론은 제대로 보도 안 해요."

- 사찰을 당하신 것으로 알아요. 어떻게 아셨나요?
"문건에 이름이 적혀져 있어서 알았어요."

- 그럼 그 전엔 몰랐나요?
"당연히 몰랐죠. 추측은 할 수 있었던 것이 그 당시 저희가 싸움을 시작한 초기부터 이른바 정권 실세라는 사람들에게서 협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다. 심지어 뒷조사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죠. 그런데 공적인 조직을 가지고 불법 사찰을 하리라곤 예상을 못했어요."

- 다음주에 총선이 있습니다. 지난주에 불법 사찰 문제가 터지고도 여론조사를 보면 별 영향을 못 주고 오히려 1992년 '부산 초원복집 사건'처럼 보수 결집만 시켜서 선거에서 야권이 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992년과 지금은 시민의 수준이 달라졌고 시민들이 공유하는 정보의 유통 장치들, 옛날에는 신문, 방송밖에 없었잖아요. 지금은 인터넷, SNS, 팟캐스트 같은 대안 매체들도 있고 시민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통로도 있고 또 시민사회 자체가 권력에 대한 견제심리가 조금 더 강화됐다고 봅니다. 그때와는 다를 겁니다.

저는 지금 이루어지는 여론조사 신뢰하지 않습니다. 저는 시민을 믿어요. 민간인 불법 사찰의 본질을 아무리 기성 매체가 가리려고 해도 유권자에게 전달될 것으로 믿습니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그동안 열심히 제대로 된 정보를 유통시키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상황이에요."

- 앞으로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가 어떻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사안에 집중에서만 봐야 하는데 정치현실과 현실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총선 결과에 따라 바뀔 것으로 봅니다. 아주 안 좋은 결과가 아닌 이상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는 박근혜씨도 피해자라고 하는 마당에 여야 가릴 것 없이 진상조사와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는 방향으로 봅니다. 그거와는 별개로 언론이 지금 진행되는 싸움에서 이겨서 민간인 사찰 같은 문제를 파헤쳐야죠."

덧붙이는 글 | 필자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태그:#노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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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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