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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포스터

▲ 리버 포스터 ⓒ 폭스채널


모험가이자 인기 TV쇼 <미지의 나라>의 진행자인 에멧 콜(브루스 그린우드 분)이 아마존 탐험 도중 그의 팀과 함께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6개월 후 그가 보낸 구조 신호가 뒤늦게 포착되고, 에멧의 아내인 테스(레슬리 호프 분)와 아들 링컨(조 앤더슨)은 방송국 후원으로 그를 찾아 나서게 된다. 그 모든 과정을 촬영하고 '리얼리티 쇼'로 만들어 방영하는 것이 방송국이 내건 조건이다.

테스와 링컨 일행은 아마존에서도 오지인 보이우나 강에서 에멧의 배를 발견하지만 그와 팀원들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일행은 에멧이 남긴 비디오테이프와 일지 내용을 단서로 다시 실종자들의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하지만, 그 과정에서 악령과 원령, 사자(死者)의 저주, 유령선 등 초자연적인 사건 및 현상과 맞닥뜨리게 된다.

현재 케이블 채널 <폭스>에서 방송되고 있는 '미드' <리버>의 대략적인 이야기 얼개다. 이 드라마는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을 배경으로 한 어드벤처 호러물이다.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감독 오렌 펠리가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제작에 참여했는데,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는 '실사'와 무인 카메라 영상을 교차 편집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서스펜스와 공포를 자아내는 솜씨가 탁월하다.

'리얼리티 쇼' 장르 자체의 본질을 되씹어보는 대단히 '영리한 드라마'

이처럼 <리버>는 극중 인물들이 '리얼리티 쇼'에 참여하고 있다는 설정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드라마다. 극적 긴장감을 높이는 장치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개인 인터뷰 형식으로 등장인물들의 이력과 속내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는가 하면, 그들과 한 배를 탄 팀원이자 리얼리티 쇼 연출자라는 복합적인 정체성을 가진 클라크라는 인물을 통해 시청자로 하여금 '리얼리티 쇼'라는 장르 자체의 본질을 곱씹어볼 수 있게도 해준다.

예를 들면, 클라크는 모든 팀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개인의 내밀한 문제까지 질문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한 속마음까지는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단순한 관찰자의 위치에 머물지 않고 연출자로서 이슈를 던지거나 팀원으로서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드라마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클라크는 그 과정에서 대체로 상업주의와 선정성, 사실 왜곡 등 '리얼리티 쇼'라는 장르의 부정적인 면모들을 체현하기도 하는데, 그건 그의 판단 근거 대부분이 방송국의 기획 의도에 충실한 것이거나 개인적인 관찰 혹은 일방적인 추론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흥미를 돋우는 아마존 지역의 전설...'원형상징'적 호기심 유발

한편 이 드라마에서 '리얼리티 쇼'라는 설정 못지 않게 흥미로운 건 매 에피소드마다 새로 등장하는 아마존 지역의 전설이다.

그 전설들이 실제 그 지역에 전래되고 있는 이야기인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피를 빠는 악령 '코르포세코', 일 나간 엄마를 기다리다 물에 빠져 죽은 아이의 원혼 '라 드하다', 정글을 볼 자격이 없는 이기적인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한다는 '모르세고', 남의 소중한 것을 훔친 이들에게 저주를 내린다는 '조나스' 이야기 등은 그 자체로도 눈길을 끌거니와 권선징악을 설파하는 방식 등에서 한국방송 드라마 <전설의 고향> 속 이야기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주목할만한 건 <리버>가 그 전설들을 다루는 방식이다. 이 드라마는 등장인물들이 이미 저질렀거나 지금 저지르고 있는 '죄' 또는 그로 인한 죄책감들을 각 전설과 엮음으로써 고난을 부여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교훈을 얻도록 한다.

특이한 건 그 고난이 대체로 문제의 인물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한 배를 탄 팀 전부를 향하고 그 과정에서 이들을 집단적으로 시험에 들게 함으로써 일종의 운명공동체로 묶고 있다는 점이다.

같이 죽거나 아니면 같이 살거나. 다섯 편의 에피소드가 전파를 탄 지금까지 그 중간은 없었다. 어쩌면 이런 설정은 거리가 좁혀지고 긴밀해진 만큼 공통의 위험도 커진 작금의 이른바 '세계화' 현상이 반영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지금까지 <리버>는 소재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비슷한 소재의 여타 '미드' 및 영화와 결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다. 물론 일부 설정 및 구성에 있어서 장르의 전형을 답습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이 드라마는 '서구적인' 세계관만을 옹호하지도, 거기에만 갇혀 있지도 않다는 점에서 신선한 면이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는 얘기다.

리버 미드리뷰 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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