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출연이냐, 쇼핑몰 홍보냐. 이게 다 돈 때문이다.

시청률 상한가를 치고 있는 KBS 2TV <안녕하세요>가 '홍보논란'에 휩싸였다. 30일 출연한 '동생이 너무 야해요'란 사연을 가지고 등장한 자매가 실은 쇼핑몰을 운영하고 직접 모델로 출연한 사실이 시청자들에 의해 밝혀진 것.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청자들은 게시판을 통해 "사전에 면접 같은 것 없이 바로 방송에 내보내나" "개인 홍보 장으로 변질됐다" "기가 막힌 사업가들이다" "피디님 작가님 대국민 사과하세요"라는 비판적인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30일 방송된 KBS <안녕하세요>의 한 장면

30일 방송된 KBS <안녕하세요>의 한 장면 ⓒ KBS


"홍보의 여지가 없도록 노력"한다 해도, 방송법 86조에 따르면...

이에 대해 <안녕하세요>의 이예지 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출연자들이 작정한 게 아닌 이상 쇼핑몰 CEO들의 출연을 막을 수 없다. 홍보의 여지가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조심할 뿐"이라고 해명했다.

31일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은 <안녕하세요> 논란에 대해 "KBS는 자신들이 언제나 강조하는 것처럼 '시청자의 수신료'로 만들어지는 방송입니다. 방송법 제86조에는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 방송사가 자체 심의를 통해 걸러내도록 하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제86조(자체심의) ①방송사업자는 자체적으로 방송프로그램을 심의할 수 있는 기구를 두고, 방송프로그램(보도에 관한 방송프로그램을 제외한다)이 방송되기 전에 이를 심의하여야 한다"는 방송법 86조 내 '건전한 소비생활 및 시청자의 권익보호에 관한 사항'에 관한 조항과 관련,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과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는 충고다.

그러니까 문제의 화살은 일반인 출연자가 홍보나 상업적 목적을 가졌느냐, 또 그것을 제작진이 인지했느냐 아닌가로 향한다. <안녕하세요>측은 출연자가 이미 클럽과 밤문화에서 유명한 인물이어서 사연의 진정성이 있었고, 쇼핑몰의 수입도 미비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두자매의 쇼핑몰 광고 사진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두자매의 쇼핑몰 광고 사진 ⓒ 인터넷갈무리


공영성보다 출연자들의 상업적 목적에 주목하는 시대

시청률이 오를수록 출연자가 화제가 될수록 일반인 출연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화성인 바이러스>에 '고소집착남'으로 출연한 강용석 의원을 보라.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홍보에 열을 올리는 국회의원이 등장하는 세태다.

다만, 일반인이 출연하며 조작, 홍보 논란이 일었던 <화성인 바이러스>가 거센 비난을 피했던 것은 케이블이라는 미명 아래 숨었던 측면이 크다. 최근 <안녕하세요>가 일반인이 출연하는 대표적인 예능으로 떠오르면서 출연자 홍보나 자질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될 공산이 커 보인다.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의 장점은 친근함이다. 특히나 <안녕하세요>는 시청자의 사연을 바탕으로 고민을 해결해 주는 프로그램아닌가. 여기에 연예인을 꿈꾸는, 쇼핑몰 대박을 노리는 출연자가 빈번하게 등장했을 때, 프로그램 형식에 대한 신선함을 떨어질 수 없다.

거기에 시청자들이 가장 경계했던 것은 유명세 이후 연예계 진출이나 사업 성공이란 기사가 났을 때 허탈감이다.'이게 다 돈'인 이유는 방송의 공영성보다 시청자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허탈감이나 배신감이 바로 그러한 상업적 목적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은 어렵지 않다. 작가들을 비롯한 제작진들의 세심함이 하나요, 일관성 있는 출연자 기준이 그것이다. 인터넷 시대에 출연자들의 배경이 밝혀지는 것이 빛과 같은 속도로 이뤄지는 요즘이다. 논란의 문제의 소지가 있는 출연자들을 걸러내는 것이야말로 제작진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방송직후에 언제나 잡음이 일고 있는 SBS <짝>이 반면교사다.

그런 점에서 기준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쇼핑몰 CEO도, 연예인지망생도 엄연히 하나의 직업이다. 직업군을 나누는 명확한 기준은 있을 수 없다. 다만, 프로그램의 의도를 훼손하지 않고 시청자들이 수긍할 만한 제작진들의 기준과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논란으로 인한 노이즈마케팅을 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안녕하세요 KBS 시청료 쇼핑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