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MBC에브리원 버라이어티 연예시트콤<할수있는자가구하라>제작발표회에서 윤성호 감독, 배우 조한철, 김성령, 박희본, 황제성, 혁권이 아자를 외치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MBC에브리원 버라이어티 연예시트콤<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제작발표회에서 윤성호 감독, 배우 조한철, 김성령, 박희본, 황제성, 혁권이 아자를 외치고 있다. ⓒ 이정민

변두리 컨테이너건물에 위치한 희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구희본(박희본 분). 턱을 당기고 눈을 크게 뜨고 혀를 있는 힘껏 내미는 '사자자세'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희 엔터테인먼트의 연기코치 전영록(혁권 분). 그리고 희 엔터테인먼트의 유일한 직원이나 실상은 잡일 담당인 '잉여' 나인턴(나수윤 분).

 

박희본, 혁권, 나수윤. 이쯤 되면 눈치채는 이도 있을 듯하다. 이들은 바로 윤성호 감독의 작품에 단골로 출연하는 배우다. 이들은 지난 2010년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이하 <구하라>)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 <구하라>를 브라운관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25일 서울 용산 CGV에서 윤성호 감독과 박희본·혁권·김성령·황제성·조한철 등 주요 출연진이 자리한 가운데 <구하라>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미리 영상으로 만나본 <구하라>는 새로운 이야기와 인물 설정으로 단장했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들과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머, 그리고 속도감 있는 이야기는 '윤성호 월드'를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었다.

 

웰컴 투 '윤성호 월드'...그러나, 익숙하지 않다면?

 

 25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MBC에브리원 버라이어티 연예시트콤<할수있는자가구하라>제작발표회에서 배우 박희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배우 박희본 25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MBC에브리원 버라이어티 연예시트콤<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제작발표회에서 배우 박희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25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MBC에브리원 버라이어티 연예시트콤<할수있는자가구하라>제작발표회에서 배우 혁권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배우 혁권 25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MBC에브리원 버라이어티 연예시트콤<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제작발표회에서 배우 혁권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총 9부작으로 MBC 에브리원에서 방송되는 <구하라>는 성남의 한 컨테이너에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희 엔터테인먼트를 주 무대로 연예계를 다룬다. 윤성호 감독은 "사회에서 뭔가 보장해주지 않아 혼자 아등바등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쾌하게 하고 싶었다"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그래서 '알아서 살 길을 찾으라'는 뜻의 프랑스 격언에서 제목을 따온 이 시트콤은 좌충우돌, 하지만 결국 길을 구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이들이 길을 구하는 과정은 기존 시트콤에 비해 굉장히 빠른 속도로, 하지만 웃음을 놓치지 않으면서 전개된다.

 

여기에 '어디선가 본 것만 같은' 장면들도 <구하라> 속에서 변주되며 또 하나의 웃음을 선사한다. 미국의 <오피스>나 발리우드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을 법한 요소들이 시트콤 속에 가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윤 감독이 연출한 <은하해방전선>이나 <도약선생>의 그림자도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뭘 따라했는지를 찾는 것보다 뭘 따라하지 않았는지를 찾는 게 쉬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으로 이것은 <구하라>의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작품 곳곳에 웃음이 터질 만한 포인트가 있으나, 그 배경이 익숙지 않은 시청자라면 <구하라>는 '잘 모르는 이들이 단체로 나와 산만하게 연기하는' 시트콤으로 기억될 지도 모른다는 의미다. 카메오로 출연한 변영주 감독에게 연기자가 "임순례 감독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때,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는 시청자라면 이 대목에서 쉽게 웃을 수 없듯 말이다.

 

'진심으로 웃기려는' 배우들과 '할 말 하려는' 제작진이 뭉쳤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MBC에브리원 버라이어티 연예시트콤<할수있는자가구하라>제작발표회에서 영화<도약선생>을 만들었던 윤성호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제작발표회 25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MBC에브리원 버라이어티 연예시트콤<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제작발표회에서 영화<도약선생>을 만들었던 윤성호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그럼에도 <구하라>는 재미있다. 산 지 얼마 안 된 실제 자신의 속옷을 입어가며 데뷔 이래 가장 많은 노출연기를 선보였거나, 도도할 것만 같은 이미지를 버리고 걸그룹 복장을 입는 용기를 발휘하는 등 온 몸을 불사른 배우들의 덕이다.

 

"박희본이라는 연기자가 예쁘게 나오기보다 구희본 대표가 캐릭터답게 나오는 게 더 예쁠 것이라 생각해서" 이상한 복장에도 전혀 속상하지 않았다는 배우 박희본의 말은 이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웃기려고 했는지를 방증한다.  

 

또 하나, 이곳저곳에서 사회 현상에 대해 저마다의 방법으로 목소리 내는 것이 트렌드가 된 현실이다. 이 속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려는' 윤성호 감독의 뚝심과 그간 선보여온 위트를 <구하라> 속에 어떻게 녹여냈을지를 살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듯하다.

 

윤성호 감독은 제작발표회 말미 "시즌2에는 배경을 바꿔서 구희본 대표가 지자체 선거에 나서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총선과 대선이 겹친 2012년에 <구하라> 시즌 2를 만날 수 있을까. 모든 것은 오는 2월 4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30분에 방송되는 <구하라>의 결과에 달렸다.

2012.01.25 21:16 ⓒ 2012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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