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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 급식을 기점으로 한국 사회는 복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여야 서로가 국민들의 눈치를 보며 혁신적인 복지 정책을 내놓으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자칫 포퓰리즘으로 빠질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정당들이 복지를 자신들의 정책 기조 1호로 내세우는 걸 보면 복지가 중요하긴 중요한 모양이다.  
그렇다면 4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현재의 집권당 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 당시 진보 정권이 10년간 진행해온 복지 정책 확대를 끊임없이 비판하였다. 그들은 복지 정책을 포퓰리즘이라는 타이틀 하에서 끊임없이 공격하였으며 경제 불황의 원인도 과도한 복지 정책 때문이라 말하였다. 그러면서 마치 빌 클린턴의 "It's economy, idiot!(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를 그대로 차용한 것 같은 '경제 되살리기' 슬로건을 국민들에게 설파하였고 결과론적으로 성공하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복지 문제가 한국에서 가장 큰 이슈로 화두에 올랐으니 아이러니하다. 정치판에서의 복지 논쟁을 보고 있으면 한 번쯤 다음과 같은 의문을 품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실제 복지 예산의 규모와 전체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 이며 세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였을 때 어느 수준인지.

GDP 대비 9%... 선진국 평균 20%의 반도 안 돼

이런 사람들의 의문에 대하여 현 이명박 정권은 현재의 복지 예산은 역대 최고라 말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재정 지출에서 복지 예산의 규모는 점점 증대하여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 주장한다. 구체적 수치를 살펴보면, 2013년에는 96조9천억 원으로 100조 원에 육박할 것이며 평균 증가율도 6.8%로 다른 재정 예산들의 평균 증가율인 4.2%보다 높은 수치이기에 정부의 말을 신뢰한다 하여도 별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복지 예산에는 '제도적 증가분'이 존재한다. 굳이 정부가 새로 집행한 예산이 아니더라도 구조적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연금 수급자가 늘어날 경우 연금 지출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회 복지가 형성기에 놓여 있는 국가에서 주로 발생하는 현상으로, 4대 공적연금, 기초노령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이 주 영역이다.

2011년 전체 복지 예산에서 제도적 증가분은 3조 원을 넘어 복지 지출 총액의 4%에 육박한다. 즉 정부가 자랑한 6.8%의 복지 예산 증가분에서 4%를 공제할 경우 정부의 의지가 담겨있는 실제 복지 지출 증가분은 약 3%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물가 상승률 2.6%까지 고려하게 된다면 실질 복지 예산 증가분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한 수치이다. 결국 경제 정책과 더불어 복지 정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현 정권의 주장은 '눈 가리고 아웅'인 셈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2009년 80조4천억 원을 복지 분야에 지출하였다. 한국 정부와 다른 방식으로 복지 지출을 산출하는 OECD의 방식을 차용해 최대한 넉넉하게 잡는다 하더라도 결코 100조 원을 넘는 수준이 아니다. 혹자는 "국가 재정 중 100조 원을 복지에 지출하는데(정부 총 지출의 26% 수준) '복지 국가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무슨 넌센스냐"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복지 지출의 적정선은 결코 절대적 규모로 판단할 수 없다.

가령 미국과 같이 거대한 국가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100조 원을 복지에 지출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복지 지출의 적정 수준을 판단함에 있어 활용하는 지표는 GDP 대비 비중이다. 한국의 경우는 9% 정도인데 이는 OECD 평균인 GDP 대비 20%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결국 객관적 수준의 복지 지출 규모도 선진국 클럽과 비교하였을 때 평균 이하의 성적인 셈이다.

복지 없는 선진국 꿈은 '실현 불가능'

대한민국은 결코 복지 국가가 아니다. 복지 지출의 성장률, 상대적 규모 모두 평균 이하이며 경제 성장률과 비교하였을 때는 더더욱 안타까운 수준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집권 여당의 몇몇 정치인과 청와대는 한국의 복지 수준은 나쁘지 않으며 매년 역대 최고치의 복지 지출액을 보이면서 복지라는 파이의 크기가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명목적 수치 뒤에서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만약 이들의 '눈 가리고 아웅'이 계속 된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며 정부는 하루빨리 진실된 자세로 복지 정책을 대할 필요가 있다.

북유럽 수준의 복지 국가를 바라는 것은 짧은 근대화의 역사를 가진 한국에게 아직 무리일수 있다. 하지만 북유럽 수준의 복지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경제 규모와 수준을 가진 국가들과 비교하였을 때 떨어지지 않는 복지 지출과 정책을 보여주어야만 현 정부가 강렬하게도 원하는 '선진국'으로의 대한민국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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