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라이크'(cable-like, '케이블채널다운 색깔'을 의미).

송창의 tvN 본부장과 이덕재 tvN 방송기획국장이 가장 많이 사용한 말이었다. 한 마디로 '케이블스럽게 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들은 19일 낮 12시 tvN 개국 5주년 기념 간담회에 참석해 지난 5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프로그램 제작·편성 방향을 밝혔다.

앞으로 tvN은 <백지연의 끝장토론>과 같은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유지하되, 예능과 드라마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앞으로 경쟁 대상이 될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보도 부문까지 진출하는 것에 비해 tvN은 예능과 드라마에만 초점을 맞추겠다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tvN은 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도 마다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덕재 방송기획국장은 "올해 제작비가 1천억 원 정도 들었는데 2012년에는 20% 가량 늘려 1천 2백억 원을 프로그램 제작에 투자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예능, 기존 프로그램 새 시즌+새 프로그램 조화 이룬다

2011년 인기를 끌었던 tvN의 몇몇 예능 프로그램은 2012년 시즌 2로 돌아온다. 대표적인 것이 <오페라스타>와 <코리아 갓 탤런트>다. 뿐만 아니라 현재 방송되는 <코미디 빅리그>도 2012년 새 시즌을 맞는다. 이덕재 방송기획국장은 "<코미디 빅리그> 마지막 회는 5% 이상 시청률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2012년에는 시즌 2·3·4를 방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tvN 측은 "빅리그도 있으니 마이너리그도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신인 개그맨을 위한 '마이너리그'도 기획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도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대표적인 것이 코미디와 시사 풍자를 아우르는 미국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인 < Saturday Night Live >를 한국에 들여오는 것. 이 프로그램은 영화감독 장진이 대본과 연출을 맡는다. <1박2일> 연출을 맡았던 이명한 PD와 <남자의 자격>을 연출했던 신원호 PD도 CJ E&M으로 이적 후 첫 프로그램을 내놓을 전망이다.

'오리지널 드라마 블록' 신설, 드라마 비율 대폭 늘린다

현재 편성의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드라마 부문도 내년에는 조금 더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덕재 방송기획국장은 "현재 예능과 드라마의 비율이 75%대 25%라면, 내년에는 50%대 50%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기획 아래 생겨난 것이 오후 11시대의 'tvN 오리지널 드라마 블록'이다. tvN은 자체적으로 월화/수목/일일아침 드라마를 제작해 방송한다. 오는 31일 첫 방송되는 정일우·이청아 주연의 월화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를 시작으로,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 2>, 노쳐녀 딸들을 시집보내기 위한 엄마의 고군분투기 <결혼해 제발>, 밴드부원의 성장기를 다룬 < X-밴드>가 제작된다. 아침 드라마로는 이복동생에 의해 모든 것을 잃은 한 여자의 복수극을 담은 <노란 복수초>가 전파를 탄다.

송창의 본부장이 "TV를 보며 언젠가 함께 작업을 하고 싶은 연예인들을 적어 놓는데, '영애씨' 김현숙도 그 중 하나였다. tvN의 효녀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고, 앞으로도 더 많은 역할을 해낼 거라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표한 <막돼먹은 영애씨>도 시즌10 제작을 확정했다. 다만 지금과 같은 일주일 1회 편성에서 벗어나 수목드라마로 자리를 옮겨 주 2회 방송될 예정이다.

송창의 본부장 깜짝 발표 "프로그램 일선에 다시 뛰어들겠다"

 19일 오후 12시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의 한 식당에서 케이블 채널 tvN의 개국 5주년을 기념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송창의 tvN 본부장과 이덕재 tvN 방송기획국장이 참석해 취재진에게 앞으로의 프로그램 제작·편성 방향을 밝히고 이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19일 오후 12시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의 한 식당에서 케이블 채널 tvN의 개국 5주년을 기념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송창의 tvN 본부장과 이덕재 tvN 방송기획국장이 참석해 취재진에게 앞으로의 프로그램 제작·편성 방향을 밝히고 이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 CJ E&M

송창의 본부장은 "독특한 프로그램에 대한 갈증이 있어 새로운 조직(가칭-프로그램 개발센터)을 만들 예정"이라고 털어놔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는 함께 자리한 이덕재 방송기획본부장조차 "깜짝 발표"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드러냈을 정도로 파격적인 발언이었다.

송 본부장은 "본부장 자리를 내놓고 프로그램 일선에 다시 뛰어들어 내가 추구했던 tvN류의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할 것"이라며 "곳간이 비지 않도록 대비하겠다는 것"이라고 그 의미를 밝혔다. 이는 송 본부장이 직접 프로그램을 연출하기보다 새 조직의 일원들과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제작을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마지막으로 송 본부장은 2006년 tvN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를 회상하며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당부했다.

"(2006년) 개국할 때 '애를 낳긴 낳았는데, 이 아이가 돌을 지낼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던 것이 어느덧 5살쯤 먹고 보니 서서히 말도 하고 재롱도 피우고 귀여움도 받는 정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tvN이라는 애는 저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와 함께 하는 것이다. 그 분들의 말씀을 언제라도 경청하고 '육아법'에 대해 겸손하게 받아들이겠다."

TVN 송창의 이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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