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영화제 시상식에 앞서 열린 축하 노래공연

만만한 영화제 시상식에 앞서 열린 축하 노래공연 ⓒ 최병렬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가 제7회 석수시장 프로젝트 - '기억을 배달하는 협력예술프로젝트!'(CAP2011) 일환으로 개최한 제2회 만만한 영화제가 지난 8일 오후 7시 안양시 만안구 안양2동 안양대교 밑에서 시상식을 갖고 수상 작품들에 대한 시사회를 가졌다.

금년도 만만한 영화제는 6월 16일부터 8월 31일까지 접수한 경쟁 부문에 150편이 넘는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대상 작품에 <새 신을 신고>(11분38초, 애니메니션)가 선정됐다.

<새 신을 신고>는 김정연, 염규훈, 고은비, 황수연 등 한국애니션고등학교 학생들의 작품으로 도심을 걷는 예쁜 아이의 분홍빛 신발과 대조적으로 무채색의 커다란 신발을 통해 아동 성범죄에 얼룩진 우리 사회의 자화상과 위협적인 요소를 강력하게 표현했다.

김정현양은 수상 소감에서 "저희가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를 소중한 분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 감사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염규훈군은 "9개월이란 긴 기간 동안 4명이서 공동작업하면서 어려울 줄 알았는데 그림을 하나하나 그려야 하기 때문에 몸이 힘든 것 빼고는 힘든 것을 몰랐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대상 '새 신을 신고'(11분38초. 애니메니션)의 한 장면

대상 '새 신을 신고'(11분38초. 애니메니션)의 한 장면 ⓒ 최병렬



 대상 수상 영화 '새 신을 신고'. 영화를 공동제작한 한국애니메이션고교 4명의 학생중 김정연, 염규훈 2명이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 소감을 말했다.

대상 수상 영화 '새 신을 신고'. 영화를 공동제작한 한국애니메이션고교 4명의 학생중 김정연, 염규훈 2명이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 소감을 말했다. ⓒ 최병렬


누구나 만만하게 참여할 수 있는 '시민참여형' 축제로 진행

또 우수상에는 <큐라백작의 임플란트>(복상호, 10분), <소꿉장난>(김지영, 11분)이 각각 선정되고 입선작에는 <광대>(김민정 외, 6분), <이절리 인텐디드>(김재영, 13분), <젊은 예술가의 초상>(윤종원, 9분20초), <외출>(서재경.9분), <특별한날>(이태준.13분46초) 등 5편이 뽑혔다.

만만한 영화제는 남녀노소, 학생, 주부, 노인 등 시민이면 누구나 만만하게 참여하고 만만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시민참여형 영화제라는 점에서 톡특하다. 특히 금년에는 기억을 주제로 하거나, 안양을 배경으로 한 영상 작품들에 대한 공모로 진행돼 단편영화 경쟁 부문(10min. 내외)과 외부 초청 작품을 상영하는 초청 부문으로 나뉘어 열린다.

이날 시상식에서 대상에는 상금 100만 원과 트로피, 우수작에는 상금 50만 원과 트로피, 입선작에는 상금 10만 원과 상패가 각각 주어졌다. 특히 이들에게 주어진 상금은 지역 업체 등에서 협찬과 후원으로 마련돼 후원자들이 직접 전달했다.

만만한 영화제는 오는 15일 오후 7시 역시 안양대교 다리밑에서 초청영화 상영으로 제11회 서울국제뉴미어페스티발 출품과 2011년 제10회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관객상으로 받은 <하루>(한재빈, 30분), 2004년 제3회 대한민국영화대상 단편영화상과 제3회 미장센단편영화제 경젱부문에 출품됐던 <물 이야기>(안지혜, 13분30초) 등 2편이 상영된다.

또 22일 오후 7시에 영화제 수상작들이 한 번 더 상영된다. 영화 상영에 앞서는 오후 3시부터 민속놀이체험, 만들기와 체험마당 등 우리놀이 한마당, 석수청소년동아리공연, 밴드 '블랙 테트라'의 어쿠스틱 등 석수동 주민과 함께하는 신바람축제가 펼쳐진다.

 안양천이 흘러가는 안양대교 다리밑에서 열린 만만한 영화제

안양천이 흘러가는 안양대교 다리밑에서 열린 만만한 영화제 ⓒ 최병렬


 만만한 영화제 관객들

만만한 영화제 관객들 ⓒ 최병렬


영화의 산실 자리했던 안양의 과거와 현재 연결하고자 기획

스톤앤워터 박찬응 관장은 "만만한 영화제는 과거 안양시 석수동에 자리했던 한국 최초의 '안양영화촬영소'를 기념하고 이를 토대로 안양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자 시민 누구나 영화 기술이 없어도 참여하는 영화제로 기획했는데 금년에는 지역을 소재로 한 영화보다는 작품성이 너무 높은 영화들이 많이 출품돼 수상작 선정에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박 관장은 "안양 영화의 흔적을 찾는 과정에서 과거 안양영화촬영소 정문 앞에서 찍은 흑백사진을 입수했다"며 "사진 속에의 인물들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양대교 다리밑이라는 공간이 자연스러움과 톡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운동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호기심을 갖게 하는 효과는 있지만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열차 소음이 들리고, 우수선하는 등 영화상영 장소로는 매우 열악하다.

이에 박 관장은 "예산 부족으로 협찬과 후원 등을 받고, 영화촬영소의 자리 했던 석수동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석수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해 왔는데 내년부터는 만만한 영화제를 독립적으로 치르고 실내공간에서의 개최를 모색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국영화의 산실이자 메카였던 안양, 영화의 부흥을 꿈꾸지만...
과거 영화도시로 명성을 날리던 경기 안양에서는 영화의 부흥을 꿈꾸는 움직임이 끊임없이 꿈틀대고 있다. 이는 안양시 석수동에 동양 최대 규모의 영화촬영소가 자리했으며, 1960-1970년대 수많은 영화들이 제작된 한국 영화의 산실이자 메카였기 때문이다.

한국영화사를 살펴보면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동양의 할리우드를 꿈꾸며 수도영화사 홍찬 사장에 의해 안양시 석수동에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영화촬영시설인 안양촬영소를 설립했다. 당시 기공식에서는 이승만 대통령까지 참석해 테이프를 끊고 축하했다.

안양영화촬영소는 대지 3만 평에 500평과 350평의 스튜디오 2개 동과 수중촬영장, 현상소 및 영사실 등을 비롯해 촬영, 편집, 녹음 등 영화작업을 일괄 처리하는 동양 최대의 시설로 한국 최초의 시네마스코프 영화인 이강천 감독의 <생명>을 첫 작품으로 제작했다.

이는 한국영화의 부흥과 1960년대 한국영화의 전성시대를 여는 중심이 되기도 했으나 초기 재정난을 견디지 못하고, 당시 흥행감독이었던 신상옥 감독이 1963년 인수한다.

신상옥 감독은 명칭을 '신필림'으로 바뀌고 1966년부터 1970년까지 한국 최대의 영화사로 운영했다. 당시 이곳에서는 <성춘향>(1961),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빨간마후라>(1964), <성웅 이순신> 등 불후의 명작을 비롯 150여 편의 영화들이 제작됐다.

하지만 1975년 <장미와 들개>의 검열사건으로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압력을 받기 시작하며 신핌림은 재정난을 겪고, 1978년 영화배우 최은희씨가 북에 납치되고 신 감독도 북으로 가면서 주인 잃은 영화사는 1981년 문을 닫으며 안양영화 역사는 사라지게 된다.

아쉽게도 현재 안양시 석수동의 옛 안양영화촬영소 부지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바뀌어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신필림로' 거리명으로 흔적만을 기억시키고 한다. 또 최은희씨가 1966년 현 관악역 인근에 세워 운영했던 영화전문교육기관인 안양영화예술전문학교는 현재의 안양예술고등학교가 별도 재단을 설립해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안양시는 지난 2002년 11월 추억의 영화 회고전을 시작으로 시 소유 건물을 성결대와 예술교육 실천을 위한 전략적 협정을 맺은 미국에서 귀국한 신상옥.최은희 부부에게 신필림예술센터로 임대하는 등 과거의 영광 재현과 영화도시로의 부활을 꿈꾸었으나 입시 사설학원으로 전락하고 안양시도 정책적 판단의 오류 등으로 중도 포기되고 말았다.

당시 고 신상옥 감독은 안양시와 공동으로 석수동 석산 일대의 '징기스칸' 촬영세트건설, 안양아트센터의 '셰익스피어극장' 운영계획, 영화박물관 건립 등을 구상했었다.

또 지난 2005년에는 안양독립영화협회가 결성돼 제1회 안양변방(邊方)영화축제를 개최하자 350여 편의 단편·독립영화가 응모해 31편의 본선 진출작과 안양영화촬영소 회고展이 안양시내 극장에서 상영되었으나 일회성으로 끝나는 등 그 맥을 잇지 못하고 있다.

금년에는 대종상영화제 조직위가 처음으로 영화제 지방 진출을 통해 한국영화 중흥을 이끌겠다는 구상으로 대종상 영화축제를 추진하자 지역언론사가 안양 유치에 나서 8억7천만 원의 예산을 세우고 안양시는 문화예술재단을 통해 2억 원을 지원해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안양 평촌중앙공원에서 행사를 개최해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성과를 거둘지 지역사회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양 영화 스톤앤워터 만만한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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