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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일어났던 제천 A 초교 시험부정사건을 기억하십니까? 국민들도 놀랐지만 교사들의 충격도 컸습니다. 그 덕인지 교과부는 교육과정파행을 하지 말라는 공문을 더 자주 보내고 학교성과급기준에서 초등학교만 일제고사점수를 제외시켰습니다. 그런데 이 학교에서 올해는 일제고사 파행 문제를 제기한 교사들이 강제전보를 당했습니다. 저는 일제고사의 문제를 계속 제기해왔고 작년 일제고사 때 그 학교 5학년 아이들과 우리학교 아이들이 대천에서 해양수련활동을 같이 해서 남일 같지 않았습니다. 이에 교사의 눈으로 A초교와 제천지역에서 일어난 일을 3회에 나누어 정리해보겠습니다. - 기자 주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제천A초교 앞에서 학생, 학부모들이 담임교사의 부당전보에 항의하며 촛불집회를 열었습니다. 방학중이지만 이 학교 4, 5학년 학생들까지 100여명이 모였습니다.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제천A초교 앞에서 학생, 학부모들이 담임교사의 부당전보에 항의하며 촛불집회를 열었습니다. 방학중이지만 이 학교 4, 5학년 학생들까지 100여명이 모였습니다.
ⓒ 전교조 충북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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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A 초교는 작년 시험부정 사건에도 불구하고, 일제고사 시험부정에 연루된 교사들이 정작 성과급에서는 최상위등급을 받았다.(관련기사:시험부정 교사가 성과급은 최고등급?) 그런데 이번에는 일제고사대비 문제풀이 보충수업 반대에 앞장선 이 학교 교사가 학기중에 다른 학교로 전보가 되어 학부모와 지역주민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8월 22일 제천교육지원청(이하 교육청)은 A초교의 김○○, 반○○ 교사를 제천 관내 다른 학교로 전보발령 냈다. 이 교사들은 지역 학교들의 일제고사 파행을 바로 잡아달라고 교육청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교육장 면담을 요청했는데, 이후 학부모를 사칭하는 이들이 교육청 게시판에 이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학교 교무실에서 이야기 도중 학부모가 폭행 당했다는 기사가 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도교육청은 감사결과 7월에 서면 경고를 내렸고 이의신청을 했지만, 끝내 전보를 시킨 것이다. 학부모와 지역단체, 전교조 제천단양지회는 부당전보라며 반발하고 제천교육청 항의 방문과 규탄집회를 하였다. 

29일부터는 학교 앞에서 두 교사의 전보에 항의하는 규탄집회와 촛불집회가 열렸다. 방학이지만 이 학교 학부모와 지역주민이 많이 참여하였고 초등학생들도 20여명이 참여하였다. 학교 교장, 교감이 아이들은 여기 있을 자리가 아니라며 귀가시키려 했으나 집회에 참여했던 교사,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자리를 떴다고 한다. 그리고 31일에는 1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7시부터 촛불을 든 가운데, 두 교사의 마지막 수업이 진행되었다.

8월 31일 마지막 수업을 앞두고 학생들이 김00, 반00교사에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8월 31일 마지막 수업을 앞두고 학생들이 김00, 반00교사에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 전교조 충북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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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담임인 김○○ 교사는 '물'에 대하여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5학년 담임인 반○○ 교사는 어린이들에게 선물로 도종환시인의 "어릴 때 내꿈은"노래를 불러주었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편지로 마음을 전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글>
어디에 계셔도 잊지 않을게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가지 마세요

누구를 위한 전보인지는 정말 모르겠지만 선생님이 얼마나 큰 나무였는지 사람들은 다 알 것입니다. 아이들을 생각하시는 선생님의 교육철학, 늘 변치 마십시오.
이렇게 좋은 선생님을 내보내면 A초 학생들만 손해보는 거다.

승합차 선생님과 노래 선생님

시골 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이 같이 교육청에서 항의집회를 하고 촛불을 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들은 지난 7월에도 도교육청에 두 교사의 전보를 반대하는 서명지(학부모 217명, 지역주민 590명)를 냈다.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아직 사건의 실체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교사들을 전보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두 교사에 대한 신뢰가 매우 두텁기 때문이다. 또 이들이 전교조 활동을 하며 지역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같이 해왔기 때문에 지역주민들도 이들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두 교사는 교단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입니다.

김○○ 교사는 불우하거나 소외된 아이들에 대한 정성이 누구보다 지극하고 진정성있는 선생님입니다. 학기 중이든 방학 중이든 자신의 승합차를 몰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아, 학급에서 교육적,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태우고 생태체험학습, 역사탐방, 물놀이, 눈썰매장, 등산, 운동장 놀이...... 등 다양하고 즐거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늘 애쓰고 노력하는 교사입니다.

어이없이 폭행 누명을 쓰고 있는 반○○ 교사 또한 폭력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사람입니다. 또 노래를 좋아하고, 항상 노래를 부르며 생활하는 참 서정적인 교사이기도 합니다. 반 교사는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 '스스로 잘못한 점을 깨닫고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신념으로 애들한테 뭘 잘못했는지를 물어보고,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충분히 들으며 대화로 문제해결을 하려고 노력하는 교사입니다.

저희는 일방적인 추측과 한 쪽의 주장만으로 두 교사가 누명을 쓰고 떠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습니다. 두 교사와 관련된 이번 사건의 진실이 추호의 왜곡도 없이, 있는 그대로, 공명정대하게 밝혀지길 간절히 고대합니다.(7월 11일 성명서 발췌)

* 원본은 첨부파일에 있습니다.

8월 25일에 제천A초교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과 전교조 제천단양지회 관계자들이 제천교육지원청 앞에서 교사부당전보를 규탄하는 집회를 하였습니다. 이 학교 학부모 217명과 지역주민 590명은 7월에도 부당전보를 하지 말라는 서명지를 냈습니다.
 8월 25일에 제천A초교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과 전교조 제천단양지회 관계자들이 제천교육지원청 앞에서 교사부당전보를 규탄하는 집회를 하였습니다. 이 학교 학부모 217명과 지역주민 590명은 7월에도 부당전보를 하지 말라는 서명지를 냈습니다.
ⓒ 전교조 충북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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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신뢰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두 교사는 강제전보를 당했다. 학기중에 타의로 자기 학급을 떠나는 것은 교사로서 매우 힘들고 미안한 일이다. 아이들도 학급 담임이 강제로 바뀌는 것을 본다는 것은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이 때문인지 지난 6일에 김교사와 통화하는데 1학기 가르친 아이가 자꾸 선생님만 찾는다는 학부모 전화가 와서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였다.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교육청이 왜 두 교사를 기어이 전보시켰을까? 일반적으로 서면 경고를 받았다고 하여 반드시 인사조치를 할 필요는 없다. 도교육청의 감사통지서에 두 교사를 전보시키라는 결론도 나와있지 않았다. 이 학교에서는 방학중에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학교분쟁위원회를 여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무리하게 전보를 시킨 것은 그 만큼 두 교사가 잘못을 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내용이다.

덧붙이는 글 | * 다음 기사에서는 제천 A초교에서 4개월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태그:#제천촛불집회, #부당전보, #일제고사파행, #시험부정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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