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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복학씨
 맹복학씨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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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봉학이란 본명보다 '삼순이 아버지'로 친숙한 배우 맹봉학씨. 이런 저런 인터뷰에서 사회 운동가 뺨치는 예리한 시각을 내보였던 맹씨는 본업인 연기보다 사회운동으로 더 바빠졌다. 그런 맹씨를 지난 8월 30일 만났다.

그가 사회운동에 발을 내딛은 것은 2008년 광우병 촛불이 한창일 때. 어린 아이들이 나서는 것을 보고 어른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뛰어들었다. 요즘은 동료 배우 문성근씨가 추진하는 '백만민란 국민의 명령'에 참여하고 있다.

맹씨는 스스로를 'D형 배우'라고 소개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조연도 아닌 단역 배우로 출연하니 그리 부르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회참여에서 그는 결코 D급이 아니었다.

- 요즘 근황이 궁금합니다.
"MBC 아침드라마 <당신 참 예쁘다>에 의사로 출연하고 있고, 9월 24일 ~ 10월 23일까지 아리랑 아트홀에서 열리는 연극 <카니발> 연습중이에요."

- 인터뷰를 찾아봤는데 연기생활보다 사회문제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연기생활에 비중을 두지 않는 것이 서운치는 않은지...
"시대가 이런데 제 일만 하겠다는 것은 비겁한 것 같아요. 그것에 대해 부담이나 기분 나쁜 건 없고 오히려 사회문제에 늦게 뛰어든 것이 부끄러워요."

- 곽노현 서울 교육감 사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아직 정확한 것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해 수사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지금 보면 검찰이 언론에 흘리고 언론은 이것을 그대로 받아쓰고 있는 형국이잖아요. 전혀 공감할 수 없습니다. 또한 저는 곽교육감을 직접 봤기 때문에 그런 분이 아니라고 믿고 충분히 자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일 때 나누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상황에 대해 곽 교육감을 질타하거나 나쁘다고 할 생각 전혀 없어요."

- 지금 보면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곽 교육감을 비난 하잖아요.
"그건 정치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치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것이 이번에 민주당을 통해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민주당을 신뢰하지 않아요."

"종편 생기면, 환경 좋아진다? 부익부 빈익빈"

- 얼마 전에 탤런트 한예슬씨가 드마라 제작거부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확히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드라마는 원래 사전제작이 되어야하는데 시청자의 입맛에 의해 좌우되고 쪽대본을 주기 때문에 작업을 하는데 힘들어요. 그래서 거의 하루에 쪽잠을 자고 강행을 하는 것인데 그런 상황 때문에 PD와 부딪혔던 것 같아요.

은퇴까지 생각했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그 정도면 결단을 내린거죠. 남들은 '많은 돈을 받으면서 왜 그러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돈과 관계가 없죠. 또한 배우가 그 정도면 스태프들은 더 열악한 환경이거든요. 저는 한예슬씨 개인적인 사정은 모르지만 이번 행동은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 드라마 제작 환경은 어떤가요?
"예전에는 방송국에서 자체 제작하는 드라마가 많았는데 요즘은 외주를 많이 주고, 싼 값에 찍으려고 하니 열악해 질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한꺼번에 몰아서 찍으려고 하죠. 자체 제작과 사전 제작을 많이 해야 하는데, 안 되고 있죠."

- 종편이 출범하면 더 심화 되겠네요?
"종편이 생기면 환경이 좋아진다고 하지만 그것도 부익부 빈익빈이라 생각합니다. 종편은 없어져야 할 것이고 그 방송에 출연하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죠."

- 연예인들의 종편행은 어떻게 보시나요?
"연예인들은 자기들 돈만 벌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종편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어요."

- 사회문제를 말하는 연예인에게 소셜테이너라고 부르잖아요. 선생님은 스스로 소셜테이너라고 생각 하십니까?
"사람들이 소셜테이너라고 부르는 것을 고맙게 생각해요. 저는 배우의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적인 일도 하잖아요. 배우 한명이 나섰을 때 백 명, 천 명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거예요."

"2008년 광우병 때 나서지 않으면 안되겠다 생각"

배우 맹봉학씨
 배우 맹봉학씨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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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셨나요?
"2008년 광우병 촛불 때부터 관심을 가졌어요. 그전까지는 관심만 있었지만 2008년에 아이들이 나서는 것을 보고 어른이 더 이상 나서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지난달 24일날 무상급식 주민 투표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무상급식 주민투표 거부권은 당연한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편을 가르는 투표였고, 강남에서 조차도 다 투표를 한 것이 아니죠. 60~70%는 투표를 안 했기 때문에 이것은 어느 당이 이겼다기보다도 국민들의 승리예요. 친환경 무상급식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당위성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요."

- 전면무상급식을 하면 음식의 질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에요. 무상급식을 하면 더 좋죠. 왜냐면 그전에는 위탁을 하기 때문에 비리가 많았는데 무상급식을 하면 친환경 식품을 직영으로 거래할 수 있죠. 친환경이 뭐냐면 우리 농촌에서 유기농을 말해요. 친환경을 하면 보다 질 좋은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으니까 아이들도 좋고 농촌도 산다고 봐요. 하위 50%만 하면 질이 좋다는 것은 말도 안돼죠. 질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어요."

- 데뷔가 1986년 전주지방연극제에서 <멀고 긴터널>이더라고요. 무엇이든 처음은 안 잊혀잖아요. 첫 무대에 섰을 때 어땠습니까?
"처음에 수원에서  연극을 했는데 데뷔가 <멀고 긴 터널>이죠. 지방연극제에 나갔던 작품인데 여기서 제가 신부님 역할을 했었어요. 그때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배웠던 것 같아요. 지금은 첫 느낌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느낌으로 연기를 할 거예요."

"반찬이 없어서 마가린과 간장으로 한달 버티기도 했죠"

- 연기는 언제부터 하셨나요?
"성당에서 문학의밤이란 것을 해요. 그때 성극을 하면서 연기를 하게 된 것이죠."

- 트위터에 '삼순이 아버지'로 소개 하셨잖아요. <내 이름은 김삼순>이란 드라마가 6년 전 작품이죠. 선생님께 '삼순이 아버지'은 어떤 의미 입니까?
"어쨌든 무명배우가 전국에서 알아주게 되도록 했던 작품이 <내 이름은 김삼순>이에요. 거기서 아버지 역할을 했어서 아마 이 닉네임은 앞으로 어떤 배역을 하더라도 저에겐 평생 따라다닐 거예요. 배우에게 있어서는 감사한 부분이에요. 그런 감사함을 니눠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주로 단역에 출연하시잖아요. 배우로서 조연 또는 주연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 같은데.
"이것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죠. 아는 감독도 많지 않고 또 매니지먼트에 속해 있지 않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는 거죠. 연극에서는 조·주연을 하지만 드라마는 기획사나 인맥으로 주요 배역이 결정 난 뒤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죠. 그래서 드라마를 안 하려고 하지만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고 있어요. 누군들 주연 안 하고 싶겠어요? 그들이 저를 상품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 무명시절이 길었던 것으로 압니다. 무명시절에서 가장 힘들었었던 적은 언제입니까?
"30대 초중반에 먹을 것이 없을 때였죠. 쌀은 어떻게 구했는데 반찬을 못 구해서 간장과 마가린으로 한달을 먹은 적도 있고 또 카페에서 일 하면서 먹고 자고 한 적도 있어요. 그때는 좋아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죠. 이런 것을 이겨내야지만 성공도 하고 만족도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 선생님께 연기란 무엇입니까?
"연기라는 것은 살아가는 원동력 혹은 삶의 동기라 생각해요. 무대에 서면 '아 내가 살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행복할 때가 무대에 서있을 때입니다."

- 드라마보다 연극을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설렘과 환호와 끝마침을 한 번에 다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관객과 함께 호흡 할 수 있는 것이 연극의 매력이에요. 드라마나 영화 같은 것은 부분 부분 찍어서 편집하잖아요. 연극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모든 걸 배우가 책임지요. 또한 관객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거죠. 무대에 섰을때는 왕이나 마찬가지이죠(웃음)."

"말초신경 자극하는 작품은 출연 안 합니다"

- 스스로를 'D형 배우'라고 하셨더라고요. 한국 사회에서 'D형 배우'란 어떤 의미인가요?
"스스로가 남들이 알아주기 보다는 이정도 위치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저는 A급이든 B급이든 낮은대로 임하고 싶어요. 물론 저라고 A급 배우가 되고 싶지 않겠어요? 그렇지만 제가 스스로 C급이나 D급 배우라고 했을 때 사람들이 저를 B급으로 해주면 그것만큼 좋은 것이 어딨겠어요. 그래서 D급이 가장 낮은 것이라고 생각한 거예요."

- 작품을 선택하시는 기준이 있을 것 같은데.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사회가 반영되는 부분, 그리고 연극같은 경우는 그냥 웃고 떠들고 즐기고 마는 작품은 안 해요. 나름대로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는 것을 하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은 안 해요."

- 앞으로 계획이나 꿈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연극하면서 사회에 어두운 곳을 찾아 가서 같이 활동하는 것이 꿈이에요. 또한 사회 활동을 한 지 3년 밖에 안 되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배우로서의 길도 계속 갈 것이고 뿐만 아니라 사회를 변혁시키는 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하고 싶어요."

덧붙이는 글 | 필자 블로그에도 올렸습니다



태그:#맹봉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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