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KBS 봄 개편의 테마는 '깨끗한 방송'이었다. 조대현 KBS 부사장은 지난 5월 프로그램 개편설명회에서 "공영 방송답게 상업 방송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개편 2개월이 지난 지금, KBS의 봄 개편은 그 방향성을 유지하고 있을까?

 

KBS가 이번 개편에서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2TV 토요일 예능프로그램 살리기였다. <천하무적 야구단>을 폐지하고 <백점만점><명받았습니다>를 신설했지만 시청자에게 재미도 감동도 주지 못한 채 각각 6개월, 4개월만에 폐지됐다.

 

이에 따라 예능국은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와 <시크릿>으로 구성된 <자유선언 토요일>을 신설했다. 당시 전진국 예능국장은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웃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KBS 2TV <자유선언 토요일>의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 제작발표회 당시 사진. <불후의 명곡2>는 아이돌 그룹 가수들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줬지만 1개월도 채 이어가지 못하는 출연자가 속출하면서 "1회성 섭외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KBS 2TV <자유선언 토요일>의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 제작발표회 당시 사진. <불후의 명곡2>는 아이돌 그룹 가수들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줬지만 1개월도 채 이어가지 못하는 출연자가 속출하면서 "1회성 섭외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 KBS

여전히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는 시청률은 차치하더라도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건강한 웃음'은 어디로 갔을까?

 

<불후의 명곡2>는 그동안 저평가되었던 아이돌 그룹 중 노래 잘 하는 가수를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하지만 해외 활동 등으로 출연자들이 1개월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이어 하차, 투입되자 "처음부터 무리하게 출연을 부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특집'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진 남녀 보컬리스트 편은 "MBC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와는 분명히 다르다"던 제작진의 말을 스스로 뒤집는 예가 됐다.

 

 <자유선언 토요일>의 <시크릿> 기자간담회 당시. <시크릿>은 '지인들을 통해 듣는 스타의 본 모습'에 초점을 맞췄지만 기존 프로그램과의 차별화에 실패했다.

<자유선언 토요일>의 <시크릿> 기자간담회 당시. <시크릿>은 '지인들을 통해 듣는 스타의 본 모습'에 초점을 맞췄지만 기존 프로그램과의 차별화에 실패했다. ⓒ KBS

이어진 <시크릿>은 연예인들 간의 빤한 폭로전과 들쭉날쭉한 방송 시간으로 빈축을 샀다. 지난 23일 방송에서 <시크릿>은 무려 3분가량 방송됐다. 2개월이 지났지만 <시크릿>이 자리 잡지 못한 것은 단순히 방송 시간 때문만은 아니것으로 보인다. '측근들이 스타의 비밀을 밝힌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시크릿>은 기존 토크쇼와 다를 바 없는 구성으로 프로그램만의 특색을 살리지 못했다.

 

야심 차게 출발했던 <자유선언 토요일>은 한 분기도 채 버티지 못하고 서서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수년째 동 시간대 1, 2위를 다투고 있는 MBC <무한도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과는 시청률을 포함해 프로그램의 내실에서도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다. 시청자들은 자칫 KBS 2TV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이 '용두사미'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011.07.27 10:43 ⓒ 2011 OhmyNews
KBS 개편 자유선언 토요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