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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거울> 표지
 <박근혜의 거울> 표지
ⓒ 시대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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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가 말해주듯, 박근혜는 우리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선주자다. 그리고 그 선호도는 다른 대선주자들을 훨씬 앞지른다. 박근혜가 말하는 원칙과 신뢰의 정치, 그리고 경제 살리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박근혜가 그것을 실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반면 박근혜가 절대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박근혜가 말하는 것들이 일종의 쇼이며,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게다.

하지만 '경제'가 모든 것을 다스리는 이 시대에 박정희식 개발독재에 향수를 느끼거나 그러한 경제개발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박정희의 딸, 박근혜에게 많은 지지와 기대를 보낸다. 박정희시대만큼 빠르고 양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으로 21세기 초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은 박근혜를 바라본다. 

과연 그럴까? <박근혜의 거울>의 저자 손석춘은 한국 현대사 속에서 박근혜와 관련된 객관적인 팩트에 대해 '이야기 봇짐'을 풀어놓았다. 물론 논조는 비판적이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강준만 교수는 박정희시대를 '군대'라고 비유했다.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은 군대에 있을 때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열심히 살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시 군대에 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하나같이 "절대 아니다"라고 답한다. 지금 "박정희 때가 좋았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다시 박정희시대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열에 아홉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왜 박근혜는 대중이 추앙하는 정치인이 되었을까? 왜 대한민국 사람이 가장 선호하는 차기 대선주자가 되었을까? 저자 손석춘이 '거울'이라고 표현했듯이, 박근혜의 '이미지정치'가 먹히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정치라고 표현한 까닭은 정치인으로서 박근혜는 상당 부분 왜곡되거나 부풀려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왜곡된 욕망을 말해주는 바로미터, 박근혜

때로는 볼록거울로, 때로는 오목거울로 비치는 박근혜는 어쩌면 대한민국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욕망을 투사하고 있으며, 역사에 대한 우리의 성찰의 깊이에 한계를 만들고 있다. 박근혜를 통해 우리를 성찰할 필요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의 왜곡된 욕망을 비춰보는 거울과 그 크기를 말해주는 바로미터로 박정희의 딸, 한나라당 전 대표, 박근혜가 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새우고 새롭고 올바른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피와 땀으로 민주주의를 만들어온 지난 반세기 동안 역대 대통령들과 그 주변의 인물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공과'를 따져야 하지 않을까? 그 온당한 평가 속에 박정희와 그의 딸 박근혜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명박정부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재벌 위주의 경제정책과 대결적 남북관계를 만드는 통일정책, 세계경제를 휘청거리게 만든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답습하는 정책으로 대한민국의 양극화를 더욱더 심화시키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그리고 신뢰와 원칙의 정치를 말하면서 한미FTA에 대해서 침묵하며 얼마 전 복지 아젠다까지 꺼내든 박근혜도 이명박정부와 정책적으로 다르지 않음을 정확하게 인식해야만 한다.

장마와 폭우, 태풍으로 4대강사업을 하고 있는 강들이 넘치고 곳곳에서 다리와 보가 무너지고 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대운하 반대로 이명박과 각을 세운 박근혜. 하지만 지금 그녀는, 복지예산을 삭감하고 4대강예산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한나라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답답한 침묵만 계속하고 있다.

본질은 여기에 있다. 우리의 욕망이 투영되어 만들어진 박근혜라는 '이미지'는 원칙과 신뢰, 경제 살리기, 복지로 장식되어 있지만, 여타의 유리한 이슈들에만 모습을 드러내고 국민들이 비판하는 정책과 이슈에는 침묵한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욕망을 다시 들여다보고 우리의 욕망이 투영된 정치인을 제대로 알 수 있어서.

덧붙이는 글 | <박근혜의 거울>(손석춘 씀, 시대의창 펴냄, 2011년, 15000원)



박근혜의 거울 - 왜곡된 반사 또는 부풀려진 신화

손석춘 지음, 시대의창(2011)


태그:#박정희, #박근혜, #대선주자, #한나라당,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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