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낮 배우 황우슬혜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배우 황우슬혜는 9일 개봉하는 미스터리 공포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에서 핑크돌즈의 리더인 은주와 함께 화이트에 숨겨진 저주의 비밀을 파헤치는 더블링 가수인 순예 역을 맡아 열연했다.

3일 낮 배우 황우슬혜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배우 황우슬혜는 9일 개봉하는 미스터리 공포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에서 핑크돌즈의 리더인 은주와 함께 화이트에 숨겨진 저주의 비밀을 파헤치는 더블링 가수인 순예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이정민


<화이트>(6월 9일 개봉)가 올해 국내 공포영화의 첫 단추를 끼웠다. 아이돌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는 사실은 팬들의 기대를 모을 만하다. 티아라의 함은정을 비롯한 실제 아이돌 스타가 참여했다는 부분도 관심을 끈다.

영화는 생각보다 강렬했다. 무대 인사를 위해 자리한 출연 배우들이 상영 중간에 "꺅!"하는 비명을 질러 공포감을 더하기도 했다. 자신이 참여한 영화인데도 그렇게 무서울까. 비명의 중심엔 황우슬혜(31)도 함께 있었다. 그 기억을 안고 지난 6월초
서울 상암동 한 식당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도도하고 차분할 것만 같았던 황우슬혜는 연신 밝고 쾌활한 모습이었다.

"(작품엔) 매우 만족해요. 어느 부분에서 좀 더 잘했어야 하는 등의 제 연기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영화 자체로는 만족해요. 동생들도 스스로들 잘 해낸 것 같고 호흡도 좋았어요. 제가 본래 아역배우들, 드라마에 나오는 어린 친구들이랑 잘 맞거든요.(웃음)"

황우슬혜는 영화에서 아이돌 그룹 '핑크돌즈'에게 닥친 기이한 죽음을 풀어나가는 순예 역을 맡았다. 극중 순예는 '핑크돌즈'의 리더 은주(함은정 분)의 절친한 언니이자 더블링(고음 파트를 대신 불러주는 역할) 가수로 함께한다. 단순히 공포에 떠는 모습이 능사가 아니었다. 사건의 원인과 발단을 알아내가는 역할도 해야 했다.

"공포에 질린 아역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를 많이 봤어요. 그런데 보는 거랑 하는 거랑은 다르더라고요. 귀신이 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하는 게 힘들었어요. 제가 소름이 돋아야 관객도 돋는다고 믿거든요. 감독님이 셜록 홈즈 같은 탐정 역할도 주문하셔서 그 부분을 준비해야 했고요."

열심히 준비한 만큼 아쉬움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는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황우슬혜는 "진짜 열심히 준비했는데 제가 더블링 한 부분이 빠져서 좀 아쉽기는 해요"라면서도 "영화를 위한 감독님의 선택이었고 저보단 영화에 삽입된 분 목소리가 핑크돌즈에 더 어울리더라고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화이트>는 독립영화계에선 이미 명성을 떨친 김곡·김선 감독의 첫 상업영화로 주목을 받는 중이다.

데뷔 4년차에 얻은 큰 인기, "연기하는 이유를 알아가는 과정"

 3일 낮 배우 황우슬혜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배우 황우슬혜는 9일 개봉하는 미스터리 공포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에서 핑크돌즈의 리더인 은주와 함께 화이트에 숨겨진 저주의 비밀을 파헤치는 더블링 가수인 순예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영화 <화이트> 주연배우 황우슬혜 3일 낮 배우 황우슬혜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배우 황우슬혜는 9일 개봉하는 미스터리 공포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에서 핑크돌즈의 리더인 은주와 함께 화이트에 숨겨진 저주의 비밀을 파헤치는 더블링 가수인 순예 역을 맡아 열연했다. ⓒ 이정민


데뷔 4년 차인 황우슬혜는 올해 한창 급부상 중이다. <화이트>에서의 중량감 있는 배역은 물론 KBS 주말드라마 <사랑을 믿어요>에도 출연 중이다.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해당 드라마는 최근 12회 분 연장 방송이 결정됐다. 황우슬혜는 "아주머니들이 '어유~ 착하다' 하시면서 알아봐 주세요"라고 기뻐했다. 대중들의 관심을 통해 새삼 배우임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왜 연기를 해야 하는지, 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아직은 잘 모르지만 정해진 정답이 아닌 스스로가 깨달아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연기를 하는 이유에 대한 답을 얻고 그것만 보면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게 줄어들거든요. '돈 많이 벌거야' 이런 거라도 좋아요. 목표가 있기 때문이죠. 애매하고 막연하게 있으면 나중에 힘들어질 것 같아요."

궁금해졌다. 잘 모른다고 했지만 분명 그만의 답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데뷔작인 <미쓰 홍당무>(2008)에서 황우슬혜는 러시아어 교사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연습생 신분으로 연기 연습만 8년을 해오는 와중에 찾아온 오디션 기회. 그는 당시 쟁쟁하던 유명 배우를 제치고 배역을 따냈다.

"그때 이경미 감독님이 오디션 때 제 모습 보고 '이미 그 안에 이유리(극중 인물 이름)가 있다'고 말했어요. 운이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촬영 내내 전 대본을 끼고 찜질방에서 자고 나오고 그랬어요. 감독님용 시나리오도 끼고 다녔죠. 그땐 내 역할을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보다 그냥 진실하게 보여주자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배우라는 이름에 대한 책임감, 인간미 넘치는 배우

 3일 낮 배우 황우슬혜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배우 황우슬혜는 9일 개봉하는 미스터리 공포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에서 핑크돌즈의 리더인 은주와 함께 화이트에 숨겨진 저주의 비밀을 파헤치는 더블링 가수인 순예 역을 맡아 열연했다.

▲ 황우슬혜 데뷔4년차, 다음에는 액션 연기에도 도전하고 싶은 포부를 밝혔다. ⓒ 이정민


"일단 직업이니까요. 직업이란 생각이 제겐 중요한 듯해요.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배우라는 이름에 대한 책임감이죠. 제가 일하고 있는 이 분야에 대한 아빠같은 책임감일 수도 있고요. 어렸을 땐 제가 소심했어요. 나서지 못하는 아이였죠.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었고요. TV에 나오는 분들의 삶은 저랑 관계없는 줄만 알았는데 이면에는 연기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연기를 해 나가는지에 대한 그의 대답이다. 기자에게 "왜 기자를 하고 싶어했는가"라며 오히려 질문을 던지던 황우슬혜는 친구의 이야기를 꺼냈다. "어렸을 때 만날 글씨만 연습하던 친구가 미술을 전공했었는데 관두고 언제부턴가 타이포그래피 일을 하고 있었다"면서 "나도 연기자에 대한 무언가가 있었을 것이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는 최근 <블랙 스완>이라는 영화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나탈리 포트만이 그렇게 대스타인데도 몸을 만들고 발레 동작을 해내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면서 "그런 근육과 동작은 1년 이상을 해야 나오는 거라고 들었다"고 감탄했다. "앞으로 지칠 때마다 <블랙 스완> 봐야겠다"며 연기에 대한 진지함도 보였다.

황우슬혜는 다음에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로 "<동방불패>의 임청하 같은 액션 연기"를 꼽았다. 그는 "몸 쓰는 걸 잘한다"면서도 "진전이 없어서 그렇지 초반 습득력은 빠르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그는 소속사를 옮긴 상태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행복하다"면서 일화를 하나 소개 했다.

"친구와 함께 노래방에 있었는데 대표에게 전화가 온 거예요. 카드빚이 있다면서요. (그때 무슨 생각했나?) 뭔가가 일이 있었나 싶었지요. 얼마를 썼는지 물어봤어요. (빌려주려고 했는가?) 빌려주려 했죠. 다음 달에 돈 들어오면 가져가시라고요. 알고 보니 장난이었어요. 이자 듬뿍 붙여서 받았어야 했는데….(웃음)"

얼마 전 '굴욕 드레스 사건'이라며 그의 옷차림에 대한 기사가 나왔을 때도 "코디가 자랑스럽다"면서 옹호한 바 있는 그였다. 그의 인간 됨됨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심리학도 배워보고 싶고 의상 디자인도 해보고 싶어요"라며 연기 외에 하고 싶은 여가 활동을 언급하던 그는 "그래도 연기만큼 날 끌어들인 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쉽게 무언가에 끌리진 않지만 한번 끌리면 최선을 다한다"며 자신의 기질을 덧붙이기도 했다. "연기할 때 나도 모르던 내 모습을 발견할 때가 좋다"는 황우슬혜, 그는 영락없는 배우다.

화이트 황우슬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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