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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성식당의 상차림에서 강진 향토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설성식당의 상차림에서 강진 향토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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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 맛은 제대로 전수를 받은 거 같애. 옛날 주인은 집으로 들어가 부렀제. 한 2년은 같이 해야 하는 디, 갑자기 가게를 인수를 해서 그 맛을 다 못 받았을 거여."

전남 강진 병영면소재지, 구멍가게에서 만난 한 촌로는 설성식당의 음식 맛을 이렇게 평가했다. 이곳은 남도의 오지고 푸짐한 백반 상차림으로 꽤나 이름난 식당이다. 일부러 먼 곳에서까지 음식 맛을 보기 위해 찾아드는 맛집이다.

석쇠에 올려 연탄불에 구워내 추억의 맛이다.
 석쇠에 올려 연탄불에 구워내 추억의 맛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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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주인장인 할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서 찾아갔다. 그런데 주인장이 바뀌었다. 아쉬움과 그리움이 교차했지만 아직도 그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는걸 보면 음식 맛은 여전한가 보다.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진다. 한가롭기 그지없는 시골면소재지에서 유독 이집만 붐빈다.

백반 2인 기준 한상에 2만 원이다. 1인 추가 시 7천 원, 상차림은 풍성하다. 연탄불에 구워낸 돼지불고기 맛이 일품이다. 하기야 이 불고기 맛을 보기 위해 찾아드는 손님들이 줄을 잇고 있으니 그 맛은 이미 검증된 셈이다.

연탄향이 배인 독특한 돼지불고기는 한번 맛을 보면 잊지 못해 또다시 찾곤 한다.
 연탄향이 배인 독특한 돼지불고기는 한번 맛을 보면 잊지 못해 또다시 찾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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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양념에 돼지고기를 재워놨다 석쇠에 올려 연탄불에 구워낸다. 추억의 맛이다. 연탄향이 배인 독특한 돼지불고기는 한 번 맛을 보면 잊지 못해 또다시 찾곤 한다.

병영에 가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또 하나의 맛이 있다. '병영설성 生쌀막걸리'다. 지난해 제2회 남도 전통술 품평회에서 설성막걸리(병영주조장)가 생막걸리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시원한 청량감과 혀끝에 감도는 상큼한 맛이 으뜸이다.

1980년 이전에는 전남지역 5일장에서 '병영 상인이 없으면 장이 서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한다. 북한의 개성상인과 더불어 강진의 병영상인이 한국을 대표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요즘의 병영장터는 그저 썰렁하기만 한다.

설성막걸리를 구입하려고 병영 5일장 입구에 있는 가게를 찾았다. 주인 어르신이 귀찮아 막걸리 취급을 안 한다며 차부(버스정류장)로 가라고 일러준다.

"차부에 가서 사요. 바로 곁에 차부에 가면 설성막걸리가 있어."

제철 맞은 주꾸미는 초장소스에 찍어 먹는다.
 제철 맞은 주꾸미는 초장소스에 찍어 먹는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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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불에 구워낸 돼지불고기 맛이 일품이다.
 연탄불에 구워낸 돼지불고기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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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성식당의 상차림은 소박하면서도 정갈하다. 강진 향토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부족함이 없는 넉넉한 밥상에는 감칠맛이 오롯이 담겨 있다.

예부터 맛의 고장으로 유명한 강진은 먹을거리로 소문난 고을이다. 곳곳에 여행의 보는 재미와 먹는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다. 맛깔난 남도의 맛, 싱싱한 제철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남도로 발길을 옮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돼지불고기, #연탄불, #맛돌이, #설성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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