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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방송 2년 보고 사은품 맘대로 선택하세요. 총? 피자?"
 "위성방송 2년 보고 사은품 맘대로 선택하세요. 총?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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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방송으로 당신을 보호하세요. 지금 사인하고 공짜 총을 받아가세요."

권총(Hi-Point 380c-p Pistol)과 엽총(Baikal MP-18 20 GA Shotgun)을 공짜 사은품으로 내건 미국의 한 전자제품 판매점의 판촉행사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캐나다와 접경 지대인 미국 북부의 몬타나주 해밀턴에 있는 라디오샥(Radio Shack). 전국에 프랜차이즈를 갖고 있는 전자제품 매장인 라디오샥의 해밀턴 매장에서는 위성방송 패키지를 2년 계약하는 고객에게 사은품으로 총을 준다는 광고를 냈다. 

해밀턴 라디오샥의 총기 사은품 행사를 처음 보도한 <라발리 리퍼블릭>.
 해밀턴 라디오샥의 총기 사은품 행사를 처음 보도한 <라발리 리퍼블릭>.
ⓒ Ravalli Re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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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해밀턴 지역 신문인 <라발리 리퍼블릭(Ravalli Republic)>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곳에서 7년 넘게 라디오샥을 운영해 온 스티브 스트랜드씨가 총기 사은품 판촉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계약서에 서명만 하고 위성방송 패키지를 구입하세요. 설치 날짜만 정하면 끝! 축하합니다. 당신은 동네 북쪽에 위치한 총기 판매점인 'Frontier Guns & Ammo'에서 '하이 포인트 380 구경 권총'이나 '20 게이지 엽총'을 자랑스럽게 소유할 수 있습니다."

그가 내건 사은품은 125달러짜리 권총과 115달러짜리 엽총, 그리고 총을 소지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주는 '공짜 FBI 신원조회'까지 포함된 기프트카드였다. 물론 총을 갖고 싶지 않거나 신원조회를 통과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50달러짜리 피자헛 상품권이 사은품으로 주어졌다.  

이렇게 파격적인 판촉행사를 벌인 해밀턴 라디오샥은 이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아 매상이 세 배나 뛰었다. 스트랜드씨에 따르면 수백 명이 상점 간판에 적힌 "위성방송으로 당신을 보호하고 공짜 총을 받아가라"는 문구에 호기심을 보여 상점 안으로 들어왔고 간판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이 보도되고 난 뒤 다른 주에 사는 사람들로부터 자신들도 총 사은품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묻는 전화가 많이 걸려왔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이번 사은행사에 대해 그가 접수한 부정적인 반응은 "어떻게 이런 상술이 먹혀드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한 단 한 사람과 "라디오샥의 이미지를 해쳤다"는 라디오샥 관계자 두 명뿐이었다고 한다.

스트랜드씨와 그의 매니저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판촉행사가 이 지역에 아주 잘 맞는 행사"였고 "대단히 성공적인 사은행사"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총기 사은행사가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라디오샥 홍보이사인 에릭 브루너는 <라발리 리퍼블릭>과 한 인터뷰에서 "해밀턴 라디오샥은 라디오샥 소유가 아니고 독립적인 딜러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권고하는 마케팅 관례를 따르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이번 판촉행사를 중지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스트랜드씨는 즉각 거절의 뜻을 밝히면서 "라디오샥은 이번 사은행사가 자신들의 브랜드이미지에 먹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이번 행사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브랜드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TV를 사면 총을 사은품으로 준다는 해밀턴 라디오샥의 사장인 스티브 스트랜드씨가 CNN 뉴스에 나왔다.
 위성TV를 사면 총을 사은품으로 준다는 해밀턴 라디오샥의 사장인 스티브 스트랜드씨가 CNN 뉴스에 나왔다.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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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랜드씨는 지난달 30일 이번 해밀턴 라디오샥의 총기 사은행사를 방영한 CNN과 한 인터뷰에서도 자신은 고객들에게 '기프트카드'를 줄 뿐 총을 만지거나 직접 총을 건네주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사냥을 즐기는 이곳 몬타나에서는 총기를 소유하는 게 불법이 아니고 각 가정마다 평균 24정의 총을 갖고 있다"면서 "사냥이 자신들의 삶의 일부인 이곳 생활방식"을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빚어진 오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트랜드씨는 이번 총기 사은행사가 지역 일간지 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고, AP와 CNN, MSNBC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이 앞 다퉈 보도하면서 논란이 크게 일자 "이번 총기 사은행사는 결코 공공시설을 파괴하는 반달리즘(Vandalism)이나 총기 난사를 조장하는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번 사은행사의 성공에 힘입어 위성채널인 DIRECTV에 대해서도 이와 유사한 판촉행사를 벌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DIRECTV측은 결코 이런 사은행사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누리꾼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위성TV를 시청할 수 있는 집에 잘못 들어갔다가는 총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꼬집기도 했고 "쉽게 총기를 소유할 수 있는 상황은 결국 총기 소유에 대한 책임감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태그:#해밀턴 라디오샥, #총기 사은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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