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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위해 시작했다는 요리가 올해로 29년째인 주인장 문명환씨다.
 먹고 살기위해 시작했다는 요리가 올해로 29년째인 주인장 문명환씨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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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요리라고 할 정도로 중국요리는 불 조절에 따라 음식의 풍미가 달라진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려면 식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려내야 하는데 불 조절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달라지는 것이다. 냄비에 라면 하나를 끓여내더라도 센불과 약불에 따라 그 맛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여수에 있는 조그마한 중국집이다. 중국음식점에 가면 항상 고민하는 게 있다. '자장면을 먹을 것이냐, 아니면 짬뽕을 먹을 것이냐.' 매번 느끼는 거지만 메뉴결정, 이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의 메뉴는 자장면도 짬뽕도 아닌 '간자장면'이다.

소박한 간짜장면이다.
 소박한 간짜장면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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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짜장면은 주문과 동시에 기름에 춘장과 돼지고기 양파 등을 볶아낸다.
 간짜장면은 주문과 동시에 기름에 춘장과 돼지고기 양파 등을 볶아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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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자장면은 춘장에 녹말을 풀어 소스를 미리 만들어 두지만 간자장은 다르다. 간자장은 주문과 동시에 기름에 춘장과 돼지고기 양파 등을 볶아낸다. 그래서인지 이들 식재료의 맛이 확연히 다르다.

자장면에 사용하는 검은색 춘장은 대파를 찍어먹는 장인 총장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총장의 발음이 와전되어 춘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콩을 삶아 발효시키는 중국의 면장은 우리의 된장과 비슷하다.

간자장면을 주문하고 주방을 살짝 들여다봤다. 계란프라이를 순식간에 하나 만들어놓고 프라이팬에 식재료를 볶아내는 주방장의 솜씨가 현란하다. 불은 팬을 금세라도 삼킬 듯이 날름거린다. 센불에 순간적으로 익혀내는 기술이 대단하다.

불의 요리라고 할 정도로 중국요리는 불 조절에 따라 음식의 풍미가 달라진다.
 불의 요리라고 할 정도로 중국요리는 불 조절에 따라 음식의 풍미가 달라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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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내는 문명환(56)씨는 이곳의 주인장이다. 먹고 살기위해 시작했다는 요리가 올해로 29년째, 이 분야에서 나름대로 이력이 붙었다. 프라이팬을 왼손으로 돌려가며 음식을 조리하는 솜씨에서 감을 잡았지만 내공이 대단하다.

"결혼 후 묵고 살라고 27살부터 했응께 29년 됐어요."

면발은 직접 뽑는다. 식재료는 전남 담양의 처가에서 나는 국내산을 대부분 사용한다.

짜장면과 달리 계란프라이가 하나 올려져있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짜장면과 달리 계란프라이가 하나 올려져있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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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면발에 먹을수록 은근한 맛이 살아있다.
 쫄깃한 면발에 먹을수록 은근한 맛이 살아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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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의 간자장면은 어찌 보면 아주 평범하기 이를 데 없다. 담아낸 그릇도 시골스럽고 이집의 분위기처럼 아주 소박하다. 보통 자장면과 달리 계란프라이가 하나 올려져있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면발은 쫄깃함이 살아있다. 순수하면서도 담백한 맛, 자연그대로의 맛을 잘 살려냈다. 옛 추억이 담긴 간자장면은 불맛이 담겨야 맛있다. 불맛도 느낄 수 있고 돼지고기가 간간히 씹히는 맛도 괜찮다. 먹을수록 은근한 맛이 살아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간짜장면, #짜장면, #짬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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