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의 실사를 모두 마친 IOC조사평가단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의 기념촬영. 가운데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이 평가단 단장 구닐라 린드버그.

평창에서의 실사를 모두 마친 IOC조사평가단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의 기념촬영. 가운데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이 평가단 단장 구닐라 린드버그. ⓒ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동계올림픽 유치에 세 번째 도전하는 평창이 19일 마침내 IOC조사평가단(단장, 구닐라 린드버그)의 까다로운 실사를 마쳤다. IOC조사평가단은 지난 14일 입국해 16일부터 19일까지 4일 동안 실사를 진행했으며, 이 기간 동안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필요한 제반 조건을 얼마나 잘 갖췄는지를 조사했다.

19일 실사가 끝난 후, IOC조사평가단은 알펜시아 컨벤션 센타에서 오후 5시 30분부터 내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리고 IOC조사평가단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위원장 조양호)가 주관하는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IOC조사평가단의 기자회견에는 평가단장의 인사말과 함께 내외신기자들의 질의응답이 있었으며, 유치위원회 기자회견은 조양호 유치위원장 등이 참석해 이번 실사에 대한 유치위의 입장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치위원회는 일단 평가단의 반응이 꽤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사를 마친 평가단의 긍정적인 평가가 바로 개최지 결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그리 낙관할 일은 못 된다. 그런 평가가 단지 덕담에 그칠지 어떨지는 이후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IOC총회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 유치위원회로서는 그때까지 하루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기자회견 연 평가단 "4년 전보다 진전 있었다"

작은 목소리이기는 하지만 국내 반대 여론도 의식해야 한다.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거나 개최한 뒤에 가져올 결과가 지나치게 핑크빛이라는 지적도 있다. 동계올림픽에 거는 기대 못지 않게,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난 뒤에 강원도에 남게 될 올림픽 관련 시설을 어떻게 관리하고 이용할지에 대한 우려 또한 적지 않다. 각종 국제대회를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는 계획이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정부가 나서서, 성공적인 대회 개최는 물론 대회를 치르고 난 뒤에 발생할 수도 있는 적자까지도 보증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이 어떤 방법으로 지켜질지 또 얼마나 잘 지켜질지도 의문이다. 정부와 강원도가 공동으로 보증한다고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결국엔 그 보증 책임 역시 강원도민을 비롯한 전 국민이 떠맡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은 매우 간단하게 진행됐다. IOC조사평가단은 구닐라 린드버그 단장과 길버트 펠리 IOC수석국장 두 사람이 기자들 앞에 앉았다. 린드버그 단장은 기자회견 내내 실사가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상당히 말을 아꼈다.

평가단은 "(평창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평창이 "두 번의 유치 노력을 기울인 결과 그동안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4년 전(두 번째 유치 도전 때)에는 없었던 시설이 생겨 진전이 있었다"며 "스키점핑 경기장, 빙상 경기장의 새로운 콘셉트도 보고, 한국의 동계스포츠에 상당한 발전도 보았다"고 말했다.

평가단은 '실사'가 개최지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덧붙였다. 린드버그 단장은 "투표에 영향을 미친다기보다 IOC위원들에게 (대회 유치 후보지의 리스크와 강점 등)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린드버그 단장은 "(평창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부가 보여준 지원, 이명박 대통령과 여러 장관들이 보여준 지지, 강원도 주민들이 보여준 열렬한 환영에 감명을 받았다"고도 말했다.

평가단은 "동계올림픽 유치에 항의하는 단체는 만나지 않았느냐"는 한 외신기자의 질문에는 "항의단체는 만나지 않는다"고 분명히 잘라 말했다. 그리고 사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평가단의 '총평'은 없었다. 그 점에 대해 유치위원회는 "평가단이 실사 내용은 발표하지 않는 게 의무"라고 설명했다.

개최지 결정은 7월 6일... 유치위원회 "낙관도 비관도 안 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의 기자회견 역시 간단하고 명료하게 진행됐다. 실사에 만족스러운 모습을 나타내면서도 대회 유치를 섣불리 낙관하지도 않았다. 유치위원회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 상당히 조심스러워했는데, 평가단이 어떤 평가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단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라고만 말했다.

유치위원회 또한 IOC조사평가단과 마찬가지로 평가단에 "평창의 진전된 모습"을 보여준 것에 만족해 하는 모습이었다. 2003년과 2007년 대회 유치 과정에서 IOC와 한 약속을 지킨 것에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전에 실사를 받을 때는 허허벌판에 단지 그림(도면)을 세워놓고 대회 유치 계획을 설명했지만, 이번에는 IOC가 요구하는 13개의 경기장 중 7개의 경기장을 건설함으로써 실물을 앞에 놓고 평가단을 맞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역설했다.

유치위원회는 실사 기간 동안 IOC조사평가단으로부터 특별한 지적이나 문제 제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조양호 위원장은 "특별한 지적은 없었지만 앞으로 미흡한 점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보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7월 6일 대회 개최지 결정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그 무엇도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대회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유치위원회는 앞으로 IOC위원들이 모이는 곳에 찾아가 적극적인 대회 유치 활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유치위원회 기자회견에는 조양호 위원장 외에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진선 특임대사,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실사 결과, 총체적 분석 후 5월경에 발표

IOC조사평가단은 20일 평창을 떠난다. 이후 27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동계올림픽 유치 후보지 중에 하나인 독일 뭔헨에서 마지막 현지 실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하나의 유치 후보지인 프랑스의 안시에서는 이미 지난 12일 현지 실사를 마쳤다. IOC는 실사 결과 총체적인 분석에 들어가 그 결과를 5월경에 발표한다.

IOC조사평가단의 실사가 끝났다고 해서 각국의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이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니다. 평창은 앞으로 3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체육기자연맹(AIPS) 총회와 4월 영국에서 열리는 스포츠어코드에 참석해 IOC위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칠 예정이며, 5월에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후보도시 브리핑에서 IOC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표심 잡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제123차 IOC총회 투표에서 결정된다. 이날 열리는 개최지 선정 투표에는 자크 로게 IOC위원장과 개최 후보지를 국적으로 한 IOC위원 6명을 제외한 IOC위원 104명이 참가해, 무기명 전자투표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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