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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신임 총무는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해서 민주주의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신임 총무는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해서 민주주의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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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신임 총무는 "남북한 당국과 긴밀한 대화를 통해서 평화통일을 이루는 길이 무엇인지 찾아보겠다"며 "그 과정에서 남북한 정권과 마찰하거나 갈등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NCCK 총무에 취임한 김 총무는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깊은 성찰과 기도를 하고, 이 시대에 마땅히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전 정권이 쌓아올린 남북간의 신뢰와 발전을 무위로 돌리고 대결과 국지전으로 가고 있는 것은 현 정권이 상당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현 정권이 햇볕정책을 "굴욕적 평화"라고 한 것에 대해 "평화를 위해 우리는 어떤 대가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햇볕정책 지지 의사를 밝힌 셈이다. 

최근 '봉은사 땅밟기' 문제로 불교계와 갈등하는 것과 관련해 "일부 극단적인 종교 집단의 행위였다고 생각되지만, 그럼에도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기독교는 불교의 전통을 이해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신앙의 양태를 존중하고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평화위해 어떤 대가도 감수해야... 현재 남북대결 정부가 책임져야 "

김 총무는 4대강 사업에 관해 NCCK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자연) 속에서 같이 살고 조화를 이뤄야지, 재창조라는 이름으로 손을 대면 안 된다는 기본적인 철학을 갖고 있다"면서 "자연은 그대로 놓아두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는데 현 정권은 너무 빨리 목표를 세우고 속전속결로 해결하려고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김 총무는 NCCK가 70, 80년대만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에 절차적인 민주화가 이뤄졌는데 '교회가 민주화에만 매여 있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감시를 느슨하게 했다"며 "내용상의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이때에 한국교회는 다시금 예언자적 사명을 잘 감당해서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성숙되도록 노력해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영주 총무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나 타종교 갈등 등 사회 민감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다음은 김영주 NCCK 신임 총무와 20일 그의 사무실에서 나눈 일문일답이다.

- NCCK 총무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신임 총무.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신임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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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남북 평화통일의 기운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알다시피, 현재 남북은 긴장 속에 빠져 있고, 갈등과 분열로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를 위해 교회는 어떤 일을 감당할 것인가'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또 나아가서 NCCK가 우리 사회의 민주화나 인간의 가치 구현을 위해 많은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 총무께서는 통일 문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로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명박 정권 3년의 대북정책을 살펴보면, 상당히 실망스럽습니다. 전 정권이 그동안 쌓아올린 남북간의 신뢰와 발전을 상당부분 무위로 돌리고 남북 대결, 국지전 등으로 가고 있는 것은 현 정권이 상당부분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 해서 지금이라도 한반도 평화와 통일, 그리고 화해를 위해서 일하면 좋겠습니다."

- 하지만 한나라당이나 정부는 전 정권의 햇볕정책을 '굴욕적인 평화'라고 하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평화는 지켜져야 하는 것이고, 평화를 위해 우리는 어떤 대가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햇볕정책이 평화를 지킨 것에 대해서는 평가를 해줘야 합니다. 현 정권은 전 정권이 세워 놓았던 통일 정책을 개선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옳지 않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 독일의 통일 과정을 보면 서독교회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에 반해 통일을 위한 남한 교회의 역할은 미미한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뭐라 보십니까.   
"독일교회 전통과 한국교회 전통은 차이가 있죠. 우리는 독일교회가 (통일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수고를 해 왔던 것들을 살펴보고, 거기에서 교훈을 얻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기반은 보수적이기 때문에 통일에 대해 굉장히 두려워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NCCK가 통일 문제에 뛰어들었고, 그것이 시민사회에 통일운동을 확산시키는 데에 일익을 담당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NCCK는 보수적인 한국교회를 어떻게 통일 문제에 참여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 생각은 다르지만 결국 NCCK 입장을 이해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김 총무께서 취임예배 때 "남북평화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보수적인 기반을 가지고 있는 한국교회를 설득해 바른 방향을 설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일반 시민사회와 입장을 조율해 통일 문제에 대한 (좋은) 방향을 제시하려 합니다. 또 그것이 실천되도록 남한 당국은 물론 북한 당국과의 긴밀한 대화를 통해서 남북의 평화 통일을 이루는 길이 무엇인지 찾아보려 합니다. 그 과정에서 남북한 정권과 마찰하거나 갈등을 빚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왜냐면 나은 선을 추구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몇 달 전 '봉은사 땅밟기' 문제로 불교계와 갈등이 있었습니다. 공격적인 선교방식이 원인으로 보이는데 타종교를 어떻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봉은사 땅밟기' 문제는 우리 기독교의 전반적인 정서는 아니고, 일부 극단적인 종교집단의 행위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기독교 자체가 공격적인 선교방식을 가지고 있는 단체라서 조절하는 게 어렵지만, NCCK로서는 앞으로 이 문제를 깊히 생각해 보려 합니다.

우리 5000년의 역사속에서 타종교가 이땅에 존재해 왔고, 특히 불교는 기독교보다 훨씬 깊은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기독교는 불교의 전통을 이해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신앙의 양태를 존중하고 협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진석 추기경의 4대강 발언으로 인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천주교 원로회의까지 나서서 정 추기경의 용퇴를 주장했습니다. 이에 반에 개신교는 영향력 있는 목회자들이 '4대강 사업은 창조론에 부합한다'는 등의 발언을 해도 어느 누구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대해 NCCK 입장은 무엇입니까?
"저는 4대강 사업보다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금수강산은 신의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그 속에서 같이 살고 거기에서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그것(자연)은 극복 해야할 대상도 아니고, 재창조라는 이름으로 손을 대면 안된다는 기본적인 철학을 가지고 있어요.
들에 핀 꽃 한송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그리고 서 있는 바위조차까지도 거기에 있는 이유가 있을 것이란 말이죠. 우리는 그것을 과학이 발달한다고 오만해서 나무를 맘대로 옮기고 산을 깍아서 다른 것을 만들고 하는 것들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만약 우리가 개발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토론과 토의를 거친 뒤 손을 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은 그대로 놓아두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는데 현 정권은 너무 지나치게 빨리 목표를 세우고 속전속결로 해결하려 하는데, 상당히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 한 언론사가 보도한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신뢰한다 17.6%' '보통 33.8%' '신뢰하지 않는다 48.4%'로 나왔습니다. 또 신뢰하는 종교로는 가톨릭-불교-개신교로 순입니다. 한국교회가 국민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교회가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조사를 보면 한국교회가 현저히 시민사회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우리가 왜 신뢰를 받지 못했는지 살펴보고 잘잘못을 평가해서 잘못 된 것은 개선해 나가고, 혹시나 오해가 있으면 풀어야겠죠.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개신교가 자기역할을 못했다는 냉엄한 우리 사회의 평가니까 겸허한 마음으로 머리를 숙이고 교회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합니다."

- 군부독재 때 NCCK는 한국 민주화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지만 NCCK가 7,80년대만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을까요?
"군부독재 때 NCCK가 일반사회에서 하지 못하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절차적인 민주화가 이뤄졌을 때 한국교회가 민주화에 매여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생각을 해서 민주화를 감시하는 것을 느슨하게 했던 점은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절차적 민주주의는 이뤄졌지만 실질적 내용의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교회는 다시금 예언자적 사명을 잘 감당해서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성숙되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 하지만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은 이 정권에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보다는 아부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잘못 알려진 부분도 많지만, 한국교회가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변의 지적이 있습니다. 국민들의 바람도 있고, 한국교회가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고 하면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꺼이 감당하겠습니다. 그런데 시대적 사명이 꼭 예언자적 목소리만 내야하는 것인지는 교회가 신학적으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본인 블로그와 뉴스앤조이에 중복개제



태그:#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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