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스틸컷

▲ 스위치 스틸컷 ⓒ ㈜새인컴퍼니

<스위치>는 제니퍼 애니스톤이 출연한 영화에요. 그녀는 북미에서 제작비 대비 고효율의 극장수익을 올려주는 배우로 정평이 나있죠. <스위치> 역시 그런 범주에 속하는 작품이에요. 할리우드 톱스타가 출연한 영화치고는 저렴한 1900만불 제작비로 만들어져서 북미에서만 2777만불의 극장수입을 올렸어요. 아주 뛰어난 흥행성적은 아니지만 역시나 제작비는 넘었어요. 출연한 영화에 거의 손해를 끼치지 않고 기본은 해주는 배우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죠.

 

캐시(제니퍼 애니스톤)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지만 아이는 갖고 싶어 해요. 그녀 스스로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이 없는 커리어우먼이라서 더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어 보이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그녀는 혼자서 아기를 가지기 위해서 정자를 기증 받아요. 문제는 아주 단순한 것에서 시작해요. 바로 정자 기증 파티가 있던 날 캐시의 아주 친한 친구 월리(제이슨 베이트먼)가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마는 것이죠.

 

월리는 술이 너무 거하게 취해서 캐시가 기증 받은 정자를 엎지르고 말아요. 그는 일을 수습하기 위해서 모종의 행동을 취하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7년 후 다시 뉴욕으로 돌아온 캐시와 제외하게 된 월리. 그런데 캐시의 아들 세바스찬(토마슨 로빈슨)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 월리에요. 이유는 세바스찬이 월리가 하는 습관과 비슷한 행동을 계속해서 하기 때문이죠. 이제 지난 시간을 되돌려보면서 월리는 자신이 어떤 실수를 했는지 알게 되죠. 과거 자신이 엎지른 정자에 자신의 것을 채워 넣은 것이죠. 월리는 세바스찬이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 되는 것이에요.

 

<스위치>는 우리가 세상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어떤 사람과 너무 잘 맞지만 그것이 사랑인지 혹은 우정인지 판가름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죠. 캐시와 월리가 그래요. 두 사람은 과거에 한번 같이 사귄 경험이 있지만 헤어진 후 친한 친구로서 지내왔어요. 두 사람 모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커플이지만 서로의 감정을 속이고 숨기고 있죠. 이것이 사랑인지 아닌지 쉽게 판단하지 못하고 세월만 흘려보내고 있어요. 괜히 이야기 잘 못 꺼내었다가 지금 관계도 깨질까봐 걱정하는 형국이죠. 이런 두 사람에게 자신들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 바로 캐시의 아들 세바스찬이죠.

 

항상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먼 곳에서 서로의 마음에 거리를 두고 있던 두 인물이 결정적으로 거리가 좁혀지게 되는 원인이 바로 세바스찬이에요. 사랑이란 것이 어떤 호르몬의 화학적인 작용이라고 해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행동이 뒤따라야 함을 영화 <스위치>는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아무리 화학적 작용이 일어났다고 해도 서로 마음을 열지 못한다면 그 사랑이 이루어질 수는 없겠죠.

 

<스위치>는 아기자기한 영화이긴 하지만 블록버스터급 로맨스영화는 아니에요. 제작비가 1900만불이라는 것은 출연 배우를 생각하면 할리우드에서 상당히 저예산이라고 할 수 있죠. 저예산 영화답게(?) 소소하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에요. 여기에 상황에 따라서는 억지스러운 설정을 통해 이야기를 끼어 맞추었다고 생각할 가능성도 있어요. 정자 기증이 뒤바뀌는 과정 자체가 조금 난센스이긴 하죠.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이 보여준 연기는 영화가 적정 수준에서 만족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어요. 출연 배우 모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평범한 이야기에 활력을 넣어주고 있죠. 만약 배우들의 혼신을 다하는 연기가 없었다면 <스위치>는 정말 평범하면서 지루한 영화가 되었을 것 같아요. 프로가 어떤 의미인지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스위치>의 가장 큰 장점이란 생각이 들어요. 주조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두 사람의 사랑을 더 돋보이게 해주고 있어요.

덧붙이는 글 | 국내개봉 2010년 12월 1일. 이 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12.02 11:20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국내개봉 2010년 12월 1일. 이 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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