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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특이한 마을이 있었다. 알코올과 약물중독자가 없고, 범죄율과 자살률도 매우 낮고, 심장병 환자도 국가 평균치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심신이 건강하고 행복한 곳이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그곳은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로제토'라는 마을이다. 몸과 마음이 유달리 건강한 로제토 주민들은 단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심장병이 국민의 주요 사망 원인이었기에 의학계의 연구대상이 되었다.   

로제트 마을의 건강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연구를 시작한 오클라호마 의대 스튜어트 울프 교수는, 그곳 주민들에게 특별한 유전자가 있거나, 남다른 식생활과 운동법이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연구를 하면서 놀랍게도 로제토 주민들이 육식과 지방을 많이 섭취하고, 대부분 과체중 상태라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그들은 해로운 담배를 즐겼고, 건강을 위한 운동은 별로 하지 않았다. 그곳 주민들에게 심장병을 막아주는 특별한 유전적 요소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다른 지역에 흩어져 사는 그곳 출신 사람들을 추적했지만 그들은 특별히 건강하지 않았다.

오랜 연구 끝에 울프 교수는 '로제트 주민들의 건강 비결은 유전, 환경, 식생활, 운동 등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친밀한 유대감'이라는 결론을 내놓았다. 유대감이 강한 공동체를 이루어 서로 정을 나누며 사는 삶이, 건강상 위험 요소와 스트레스로부터 너끈히 건강을 지켜냈던 것이다.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마음'이라는 걸 보여준 이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사실은, 행복의 조건에도 '소통'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로제토 주민들은 부유하지 않았지만, 강한 유대감을 갖고 따뜻하게 소통하면서 마음은 풍요롭게 살았다. 그로 인해 범죄율과 자살율이 낮고, 심신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꾸려갔던 것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25년이 흐른 후 로제토 마을은 공동체가 무너졌고 사람들의 가치관도 변하기 시작했다. 현대사회의 일반적인 모습인 개인주의와 물질주의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그곳의 건강지표도 미국인의 평균치까지 상승했다고 한다.  

마음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바로 행복지수와 직결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그래서 임상 심리학자 윌리암 글라서 박사는 '우리가 행복한지를 아는 방법은 타인과 소통된 관계에 있는지 단절된 관계에 있는지에 달렸다'고 한다.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더없이 큰 행복이라는 말이다. 가족, 친구, 이웃과 함께 따뜻한 정을 나누며 사는 것이 행복을 위한 필요조건일 것이다.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소통의 힘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는 없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그리고 어딘가에 소속되고 타인과 소통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다. 그래서 행복연구로 유명한 미국의 심리학자 소냐 류보머스키 박사는 '사회적 관계에 투자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한다. 

사회적 유대, 즉 타인과의 소통이 주는 역할을 류보머스키 박사는 '스트레스, 고통, 정신적 외상을 겪는 시기에 사회적 지원을 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 사회적 지원이 우리를 덜 불안하고 덜 우울하고 더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삶의 슬픔과 고통을 위로받고, 부정적인 감정을 쉽게 털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마음이 복잡할 때 친구에게 터놓고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감정이 풀린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타인과의 소통이 심리적 스트레스를 밀어내고 감정을 긍정화하기 때문이다.

소통이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내고 심신의 건강을 촉진한다는 구체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 스탠퍼드 의대 데이비드 스피겔 교수는 환자들의 심리적 교류가 질병 치유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험했다. 그는 유방암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일반적인 병원 치료만 하고, 다른 그룹은 병원 치료에 덧붙여 매주 한 차례씩 만나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누도록 했다. 집안이나 가족 이야기, 질병에 대한 두려움 등 환자들의 다양한 감정을 솔직하게 나누게 한 것이다.

5년간 진행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이 서로 열린 대화를 한 집단이 평균 두 배 이상 오래 살았고, 암 재발률도 월등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누군가와 자신의 속마음을 진솔하게 나누면, 감정의 배설작용을 도와 치유력을 높이고 심신의 건강을 강화한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우리는 때때로 타인에게서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그러나 그 마음의 상처를 위로받고 치유하는 것 역시 사람들을 통해서이다. 가족, 애인, 친구, 스승, 선후배 그리고 이웃과 마음을 나누면서 삶을 위로받고 행복감을 키우게 된다.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원활하게 소통하는 것이 곧 보다 행복한 삶으로 다가가는 길이다. 

소통은 행복과 성공, 건강을 낳은 강력한 에너지원이다. 특히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는 CQ (의사소통지수. Communication Quotient)와 NQ (공존지수. Network Quotient)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타인과 잘 소통하고 더불어 사는 것이 하나의 능력으로 평가되고 있기도 하다.    

소통형 인간이 되기 위한 조건  

나는 잘 소통하는 사람일까?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는 문제일 것이다. <성공적인 대화술>의 저자인 크레익 해리슨은 '당신은 남과 잘 사귀고 있는가'를 간단하게 테스트하는 5개 문항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①남과 잡담을 하는가 ②남의 궁금한 점을 묻는가 ③남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가 ④두 낯선 사람을 서로 소개시키는가 ⑤최근에 일어난 일을 자신 있게 토론하는가. 각 문항에 그렇다는 답이 많을 경우, 타인과 잘 사귀고 원활히 소통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타인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면, 적극적인 자세로 소통형 인간이 되어보자. 소통형 인간이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으뜸 조건은, 남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이다. 심리학자 클레어 레인스 박사는, 선입견을 버리고 타인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자세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만나는 개개인의 사람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다. 하나의 문화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바로 성공적인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다른 것을 경험하며 살아왔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가치관이 다르고 관심사도 같지 않다. 관계란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비로소 관계의 문이 열리고 소통이 원활해진다.

일본의 백만장자이자 최고 납세자로 꼽히는 사이토 히토리의 성공철학에서도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는 타인과 만날 때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좋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상대를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큰 성공을 낳은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근본적으로 인간은 변화시킬 대상이 아니라 만나고, 이해하고, 사랑해야 할 대상이다. 타인의 모습을 내게 맞추려하지 말고 그 사람의 본래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행복하고 성공적인 소통을 낳는 주요 원칙이다.

솔직하게 자신을 여는 것도, 소통형 인간이 갖추어야 할 기본 조건이다. 정직은 누구라도 마음을 열게 하는 열쇠다. 진솔하게 자신을 열어보는 것은,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고, 친밀감과 신뢰를 쌓고, 진정한 소통을 이루게 하는 연료이다.

그래서 자신의 단점이나 고민, 실수담처럼 인간적인 모습을 진솔하게 보이는 이들이 대체로 원만한 인간관계를 갖고 원활한 소통을 한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정직은 최고의 처세이며, 평생 품어야 할 관계의 보물이다. 

적극적으로 친구 만들기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남을 경계하고, 상처받거나 이해받지 못할 것을 두려워해서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경우가 많다. 철학자 헤겔의 말처럼,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안쪽'에만 달려있다. 그 문을 여는 일은 결국 자신 밖에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세상을 향한 소통의 첫걸음은 바로 마음의 문을 활짝 여는 것이다.  

마음을 닫고 갇힌 일상 속에서 살고 있다면, 그 빗장을 열고 친구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보자. 취미활동을 하면서 관심사를 공유하는 친구를 만들거나, 다양한 단체와 공동체 활동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친구를 만들거나, 종교 활동을 통해 믿음을 함께 할 친구를 만드는 등 여러 길이 있을 것이다.

마음을 나눌 좋은 친구를 만나는데도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관심, 공감, 배려를 원만한 인간관계의 핵심 요소라고 말하는 <소통>의 저자 양광모는,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하는 소통의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관심을 갖고 상대의 말을 먼저 집중해서 듣는 '관심과 경청', 자신이 먼저 마음을 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자기공개', 상대에게 갖는 좋은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칭찬하는 '호의표현과 칭찬', 상대의 생각과 감정을 잘 헤아려서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현하는 '공감과 지지'가 그것이다.  

특히 진심어린 관심을 갖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것은, 소통전문가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소통의 필수 요건이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인 스티븐 코비 박사는 '먼저 경청하여 상대방을 이해하라. 그 다음에 입을 열어라'고 한다. 정성을 다해 경청할 때, 상대는 나를 신뢰하고 마음을 열게 된다.

세상과 타인을 향해 마음 열기

그러나 우리는 때때로 상대의 말에는 관심이 없거나,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먼저 말하는 데만 급급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는 타인의 마음을 얻을 수 없고,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도 없다. 소통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주고받는 것이다. 소통의 도구인 대화의 첫걸음은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진심어린 관심을 가지고 상대의 말을 집중해서 경청하는 것이 바로 가장 좋은 대화의 시작이다. 

보다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어야 한다. 특히 고독하고 외롭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마음을 열고 타인에게 먼저 말을 거는 용기가 필요하다. 닫힌 마음의 눈으로 보면 모두가 타인이지만, 열린 마음의 눈으로 보면 모두가 친구일 수 있다. 영적인 삶의 진리를 가르친 버논 하워드의 말처럼 '타인은 없고, 아직 만나보지 못한 친구가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행복이 노력과 훈련을 통해 찾을 수 있듯이, 좋은 친구와의 따뜻한 소통 역시 나의 적극적인 노력에 달려있다. 

우리는 그 누구도 혼자 살아갈 수는 없다. 그리고 나 혼자만 행복할 수도 결코 없다. 우리가 느끼는 대부분의 즐거움은 다른 사람들과의 행복한 관계에서 생겨난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진정한 행복이 자라게 된다.

행복은 '내'가 아닌 바로 '우리' 안에 있다.

덧붙이는 글 | 글. 이송미 (건강전문작가. ‘몸과 마음을 살리는 기적의 상상치유’ 저자)
이 글은 제 블로그 '행복한 상상치유(http://blog.naver.com/hoho053)'에도 올립니다.



태그:#행복 , #소통 , #마음열기, #친구만들기, #소통형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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