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옥희는 도하 아시안게임에 이어 단체전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옥희는 도하 아시안게임에 이어 단체전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대한양궁협회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한국 여자양궁이 아시안게임 4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조은신 김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주현정, 기보배, 윤옥희)은 21일(한국시각) 중국 광저우 아오티 양궁장에서 열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개최국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 양궁은 단체전에서 지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로 아시아게임 4개 대회 연속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했다.

20년 넘게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는 한국 여자양궁

한국 여자 양궁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이다. 한국 여자양궁은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까지 무려 단체전 6연패를 달성했고, 아시안게임에서도 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까지 3회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켜냈다.

속된 말로 '쌍팔년도'부터 20년 넘게 세계 최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나라별로 단 하나의 종목 밖에 출전할 수 없다고 한다면 한국은 주저 없이 여자양궁 단체전을 택할 것이다.

그러나 양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당일 선수의 컨디션은 물론이고 바람의 방향과 세기, 심지어 관중석의 소음까지 경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양궁은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관중석의 지나친 소음 때문에 경기에 집중하는 데 적지 않은 방해를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한국양궁은 소음 적응 훈련의 일환으로 사람이 많은 야구장이나 경정장에서 훈련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한국 여자양궁은 완벽한 준비를 끝내고 광저우에 입성했다. 한국은 예선에서 윤옥희, 기보배, 주현정이 1, 2, 4위를 휩쓸며 합계 4087점을 기록, 넉넉하게 예선 1위로 8강에 직행했다.

몽골-인도-중국 차례로 꺾고 4연패 달성

한국은 8강에서 몽골을 만나 227점을 쏘며 최상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지난 2008년에 한국이 세운 세계 기록(231점)에 불과 4점이 부족한 높은 점수였다.

특히 한국은 마지막 6발 중에 5발을 10점에 꽂아 넣으며 이미 승부가 결정된 상황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점수차가 많이 벌어졌어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기도 하다.

준결승 상대는 인도. 최근 기량이 급성장한 인도는 8강전에서 북한을 214-202로 꺾은 복병으로 이왕우 전 현대 모비스 감독이 기술고문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한국은 3엔드까지 인도에게 뒤져 있어 패색이 짙었으나 마지막 3발로 간신히 동점을 만든 후 연장 라운드에서 28점을 쏘며 26점의 인도를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자칫하면 덜미를 잡힐 수도 있었던 아찔한 경기였다.

결승은 베이징 올림픽 개인전에서 한국의 7연패를 저지했던 개최국 중국과의 경기였다. 인도와의 준결승에서 예방주사를 맞은 한국 선수들은 결승에서 자신감이 넘쳤지만, 대만에게 1점차 승리를 거둔 중국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첫 3발을 모두 10점에 명중시키며 상쾌하게 출발한 한국은 1엔드부터 한 점을 앞서 나갔지만 2엔드에서 주춤하며  110-111로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은 3엔드에서 주현정이 7점을 쏘면서 165-168로 점수차가 더 벌어져 패색이 짙었지만, 중국이 4엔드에서 두 번이나 8점을 쏘는 바람에 경기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한국과 중국은 연장에서도 나란히 28점을 쏘며 재연장으로 접어 들었고, 두 번째 연장에서 세 명 모두 10점을 명중 시키며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중국은 2차 연장에서 27점에 머물렀다.

2경기 연속 연장혈투를 치른 한국 여자양궁 선수들은 '금메달은 당연하다'라는 부담스런 시선을 이겨내고 당당히 대회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 양궁은 오는 22일 남자 단체전 경기를 치르고 윤옥희와 기보배는 하루 휴식을 취한 후 23일 개인전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광저우 아시아게임 여자양궁 단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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