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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첫 주말이었던 오늘(6일) 영동지역에는 마지막 단풍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이번 주가 아니면 단풍구경이 끝이라는 말에 아내와 함께 산행하고 돌아오는 길에 양양에 들렀습니다.

가는 곳마다 억새와 빨간 단풍, 그리고 노란 은행잎이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게 해주었는데 양양시장으로 들어서니 장날이 아니라서 그런지 한적했습니다.

늦은 점심을 공가네 옹심이집에서 옹심이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시장 가장자리에 놓여 있는 화분 위에 놓여있는 배추가 눈에 띄었습니다.

꽃이 아닌 배추가 심겨진 화분을 보는 것 참 씁쓸합니다.
 꽃이 아닌 배추가 심겨진 화분을 보는 것 참 씁쓸합니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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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에 놓여 있는 배추 세 포기…. 멀리서 볼 때는 당연히 화초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배추더군요. 처음엔 누가 잠시 화분 위에다 배추를 놓아둔 것으로 착각했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배추 세 포기가 화분에서 자라고 있었고 바로 옆에는 파도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마 두 달 전 배추 파동 후 화분마다 배추를 심어 놓은 듯했습니다.

화분 하나에 세포기의 배추가 자라고 있습니다.
 화분 하나에 세포기의 배추가 자라고 있습니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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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 있는 다른 화분에도 배추와 파가 심어져 있었는데 수분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제대로 포기가 앉지 않았습니다.

배추 파동으로 한 포기 1만5천 원까지 치솟았으니 배추를 심을 곳만 있다면 나도 아마 화분에 배추를 심었을지도 모릅니다.

배추파동 후 길거리 화분에 꽃이 아닌 배추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올 김장에는 배추값이 폭등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꽃대신 배추 배추파동 후 길거리 화분에 꽃이 아닌 배추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올 김장에는 배추값이 폭등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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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곳에는 아예 꽃을 심었던 화분에까지 배추를 심었고 노란 플라스틱 통에도 배추가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수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장터인데 꽃 대신 배추가 자라는 풍경이 이제는 낯설어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배추값이 좀 비싸야지....고기값 보다도 비싼데 심을 곳이 있다면 어디든 심어야지..."

시장 아주머니의 말 속에 절박함이 담겼습니다.

시장에 쌓여있는 배추 ...가격동향은 어떨까?
 시장에 쌓여있는 배추 ...가격동향은 어떨까?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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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돌다 보니 야채 가게 앞에 잔뜩 쌓여 있는 배추가 눈에 띕니다. 강릉에서 재배된 배추라고 하는데 속이 아주 꽉 차 보였습니다. 이제 곧 김장철이 다가오는데 배추값은 얼마나 떨어졌을까요?

배추 가격 많이 떨어졌지만 걱정되는 것은 김장배추 가격이 오른다는 말...
 배추 가격 많이 떨어졌지만 걱정되는 것은 김장배추 가격이 오른다는 말...
ⓒ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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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꽉 찬 배추 네 포기에 7천 원이라고 합니다. 두 달 전에 비하면 정말 배추값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주인 아저씨의 말로는 앞으로 본격적인 김장철이 되면 더 오를 것 같다고 합니다. 남해안 배추 작황이 어떤지 몰라도 강원도 지역은 가뭄과 날씨 때문에 배추가 잘 자라지 않아 정말 걱정이라고 하더군요.

거리의 화분에 꽃 대신 배추를 심어야 할 만큼 절박해진 채소가격의 폭등…. 올 김장할 생각을 하니 벌써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에도 실립니다.



태그:#배추, #배추파동, #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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