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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의 답변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은진수 감사위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에서 법률지원단당을 맡는 등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4대강 사업 감사 주심을 맡고 있다.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30일 국회에 나온 은 위원은 4대강 감사 결과 발표를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감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철저하게 입을 닫아 야당 의원들의 공분을 샀다.

 

은 위원은 먼저 증인석에 서게 된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는 "판사가 판결을 선고하지 않는다고 해서 국회에 증인으로 불러야 되겠느냐"며 "진행 중인 감사에 대해 현직 감사위원이 증언대에 서는 게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진수 위원, 감사 종료 시점 모르쇠

 

은 위원은 또 이명박 대통령과 맺은 특수 관계 때문에 정치적으로 편항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감사원에는 엄격한 규율과 절차가 있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감사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 없다"며 "감사위원이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가진다면 금방 들통이 나고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반박했다.

 

이후 은 위원은 의원들의 질의에 "감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며 버티기로 일관했다. 심지어 감사 종료 시점에 대해서도 모르쇠했다.

 

그는 "판사에게 판결문을 언제 쓸 거냐고 물으면 말할 수 있겠느냐"며 "빨리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성도 담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감사 결과 발표 지연의 원인에 대해 "공학적·기술적 문제에 대한 감사이기 때문에 의뢰해 놓은 연구 용역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하면서도 연구용역 결과가 언제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발뺌해 질타를 받았다.

 

▲ 은진수 "4대강 감사, 불신 있다면 맡지 않겠지만..."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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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아당 질타... 은진수 "4대강 감사 주심 고집 안 해"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법조인이고 아실 만한 분이 그렇게 답변을 회피하는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감사위원 때문에 감사원이 시간을 끌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인 문희상 청문특위 위원장도 답답한 듯 "진지하고 성실하게 답하라"고 주의를 줬다. 은 위원은 그제야 "의뢰해 놓은 용역이 여러 개라 다 기억은 못하겠지만 대략 10월 말 정도면 모두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답을 내놨다.

 

정범구 민주당 의원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다음달 2일이면 국회에 제출되는데 4대강 예산만도 5조6000억에 수자원공사 관련 예산까지 포함하면 9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와야 국회에서 예산 심사를 할 것 아니냐, 너무 늦게 발표하면 감사의 실익이 없다"고 따졌다.

 

외압 때문에 감사 결과 발표를 미루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은 위원은 "설사 외압이 있었다하더라도 흔들릴 정도로 내공이 부족하지 않다"고 부인했다.

 

한나라당 의원들로부터도 '4대강 감사 주심을 피할 수 없었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은 위원은 "본질적인 불신이 있다면 제가 반드시 이 건을 처리하겠다고 고집하지 않겠다"며 "다만 사건 심리 중 주심이 바뀐 선례가 없고 그 자체가 법원칙을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황식 후보자도 감사 결과 발표 지연에 대해 "감사 결과는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공개하게 돼 있고 감사 내용에 대해 철저한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사업을 중단시킬 만한 부당한 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증인 출석 김 후보자 누나 "제가 못된 며느리 됐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에는 동신대 국고보조금 특혜 의혹과 관련, 김 후보자의 누나인 김필식 동신대 총장도 증인으로 나왔다.

 

김 총장은 당시 광주지법원장이었던 김 후보자에게 동신대 지원을 부탁했느냐는 질문에 "우리 형제들은 서로 각별한 예의를 지키고 산다"며 "어떻게 그런 일을 그 직위에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총장은 또 "친정 문제로 (시댁 소유) 학교가 부정한 학교처럼 적나라하게 발표돼서 시댁에 면목이 없다"며 "제가 못된 며느리가 됐다"고 말했다. 또 "야당이 발표한 동신대 국고보조금 지원액은 과장됐다"는 여당 의원들의 지원사격에 적극 동의를 표하면서 "동신대가 각종 지원 사업을 따낸 것은 교수들이 밤을 새며 노력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김 총장은 끝으로 "김 후보자의 총리 지명에 가족들이 모두 반대했다"며 "대법관이 꿈이었던 동생이 대법관으로 (공직 생활을) 마치는 게 가족들의 바람이었다"고 말했다.


태그:#김황식, #은진수,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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