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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뿐 아니라 제 꿈도 싣고 있습니다."

 

'ㄱ대리운전' 유성민(29)씨는 경력 10개월차 초보 사장이다. 대리운전 기사로 시작해 자신의 사업체를 내고 채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정신 없는 일상 속에서 구슬땀이 마를 날 없다.

 

"말이 좋아 사장이죠. 이 계통에서는 사장들이 가장 밑바닥(?)이에요."

 

대리운전 사장은 다른 업종 사장들과는 다르다. 전체적인 업무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가며 총괄해야 하는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같이 기사들과 뛰어야 하고 크고 작은 문제가 터질 때는 누구보다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대리운전 사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넉살이다. 아무리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다 해도 상대의 기분이 먼저다.

 

손님들의 기분을 맞춰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때에 따라서는 같이 일하는 기사들까지도 살펴야 한다. '대리운전'이라는 자체가 어디까지나 손님과 기사들이 주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유성민씨는 말한다. "사실 이것저것 눈치보고 신경 쓰다보면 제가 스트레스 받아서 안 돼요. 저같은 경우는 제 자신이 즐기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실제 성격은 좀 급한 편이지만 되려 이 일을 하면서 많이 차분해진 점도 없잖아 있죠."

 

유성민씨를 포함해 지역내 대리운전 업체들이 가장 많이 겪는 어려움은 기사 공급 문제다. 정직업이라기보다는 부업으로 하는 기사들이 많기 때문에 언제까지 일을 할지 짐작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기사들이 넉넉하게 많다가도 어느날 갑자기 수효가 모자라 고전하기 일쑤다.

 

"저한테는 묘한 징크스가 있어요. 기사님들이 많이 계실 때는 이상하게 일이 적게 들어오고, 꼭 기사님들이 적을 때 일이 쏟아져요. 정말이지 어쩔 때는 그냥 허무한 웃음만 나올 때도 빈번합니다."

 

하루하루를 장담할 수 없는 일상 속에서 유성민씨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경험을 했다. 본인 역시 타업체에서 기사생활을 했기에 기사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잘 알고있다. 이 때문에 진심으로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서로의 소중함 역시 깊이 공감한다.

 

"오래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많은 지출을 했습니다. 보험을 들었다고는 하나 크고 작은 사고도 터지고 차량 같은 경우 많이 수리를 하면서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갔네요."

 

유성민씨같은 경우 다른 업종을 택해 장사를 했다면 되려 육체적-금전적 고생은 덜할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힘든 생활 속에서도 잃은 것 못지 않게 얻은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

 

취객들을 상대하면서 없던 넉살도 늘어가고 무사히 그들을 원하는 장소까지 데려다줬을 때는 나름대로 뿌듯함도 느끼고 있다. 하나의 완전한 직업으로 제대로 인정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교통사고 위험에서 다른 이들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도 크다.

 

"아직 젊잖아요. 손님들을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는 것만큼 제 꿈의 크기도 커져간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매일 생각해요. 나는 지금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닌 꿈을 싣고 달리는 것이라고요."

 

초보 대리운전 사장 유성민씨는 오늘도 많은 손님들의 안전을 책임지면서 부푼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디지털김제시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리운전, #초보사장, #현장, #직업,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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