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맥이 끊긴 호랑이 대도 역사, 신종길이 다시 쓸까?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부진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16연패로 자존심을 잔뜩 구긴 것은 물론 이후에도 상승세를 타지 못하며 승보다 패가 많은 행보를 보이고있는 것. 4할대 초반으로 뚝 떨어진 승률 및 부진한 경기 내용은 과거 꼴찌로 추락했을 때를 연상케 하고 있다.

 

올스타전 이후 타격이 잠시 살아나는 듯 하며 희망을 갖게 하고 있지만 30일 SK전에서 3안타에 그친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전망이 많은게 사실이다.

 

KIA의 부진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뭐니뭐니해도 '타격 침체'가 가장 크다는 지적이다. 한화와 함께 최하위권을 형성하고있는 타율(.257)은 물론 안타-득점 등에서도 최악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물론 KIA의 허약한 타선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시즌 역시 빈공에 시달리는 경기가 많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좋지 않은 타율을 중심 타선에서의 큰 것 한방으로 상쇄시켰다는 점이 다르다. 나지완-최희섭-김상현 등 장타자들은 필요할 때마다 타점을 올려주며 타선의 약점을 최소화시켜 주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이마저도 되지 않고 있다. 나지완은 3번 타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슬럼프에 빠져있고 김상현은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뛰지를 못하고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최희섭이 고군분투하고있지만 앞뒤 파트너들이 없는 입장에서 시너지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사실상 KIA의 클린업트리오는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기동력의 야구마저도 실종되었다는 사실. 타격도 높지 않고 장타력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써볼 수 있는 방법은 팀의 기동력을 살리는 것이다. 하지만 KIA는 도루(75개)마저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톱타자 이용규가 18개로 팀내 최다 도루자라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을 입증한다.

 

사실 KIA는 전신 해태시절부터 전통적으로 '발야구'에 능한 팀이었다. 원년 도루왕인 김일권을 필두로 '트레이드 성공신화의 원조' 서정환과 호타준족의 대명사 이순철 그리고 '야구천재' 이종범-'한남자' 김종국으로 이어지는 도루왕 계보는 타이거즈를 역대 최고의 '대도 군단'으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종범-김종국 시대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리그 상위권을 다툴만한 도루왕 재목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호남권 도루왕 신화를 이을 것으로 예상됐던 이대형은 안타깝게도 LG에 지명되어 리그 최고의 대도로 명성을 떨치고있는 상황이다.

 

이용규는 전천후 플레이가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스피드-센스 등에서 리그 수위권을 다투기는 어려운 수준이며 김선빈-안치홍 등도 단순 도루능력으로는 경쟁력이 높지 않다.

 

현재로서 가장 기대해볼 만한 선수로는 그나마 신종길을 들 수 있다. 광주 출신인 신종길은 롯데와 한화를 거쳐 공익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2009년 고향팀 KIA에 합류했다.

 

여러차례 팀을 옮겨다닌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만년 유망주의 탈을 벗지 못하고 있는 그는 타격-수비-장타력 등 어느 것 하나 확실하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채 1군과 2군을 들락거리고 있다.

 

하지만 신종길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다름 아닌 그는 리그의 어떤 선수와도 대적이 가능할 만큼 매우 빠른 발을 갖고있기 때문.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해 노련함이나 센스는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지만 순발력과 스피드 하나만큼은 단연 팀내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신종길의 페이스는 아주 좋은 편이다. 주전들의 부진과 부상 등으로 출장시간이 늘어나자 잠재되어있던 기량이 조금씩 눈을 뜨고 있다.

 

전반기 막판에 있었던 삼성과의 20~21일 경기에서 신종길은 자신의 잠재력을 유감 없이 폭발시켰다. 20일 경기에서 2안타 1도루로 시동을 걸기 시작한 그는 다음날인 21일에는 4타수 4안타 3도루로 엄청난 활약을 펼쳐 보였다.

 

비록 2경기에서의 활약에 불과했지만 당시의 모습은 그야말로 '이종범의 재림'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후반기에 들어서도 2안타 1도루를 추가하며 성장가능성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수비 역시 예전보다는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과연 신종길은 전반기 막판의 상승세를 후반기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새로운 대도의 출현 가능성에 팬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2010.07.31 12:11 ⓒ 2010 OhmyNews
번개소년 신종길 빠른 발 도루 대도 성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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