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9시 30분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벌어지는 피겨스케이팅 갈라쇼에 많은 피겨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싱 4종목의 1~3위까지 참여하는 피겨의 꽃 '갈라쇼'. 수많은 피겨 스타 중에서도 갈라쇼에서 단연 빛나는 이는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우며 올림픽 챔피언이 된 김연아일 것이다.

쥘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으로 환상의 연기를 펼칠 김연아는 역대 올림픽 챔피언들의 환상 갈라 무대를 이어받아 최고의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그런데 문득, 김연아의 갈라쇼를 앞두고 궁금한 것이 하나 있다. 김연아 이전, 피겨 여자 싱글 올림픽 챔피언들은 어떤 갈라쇼 무대를 만들었을까 하는 것이다.

마이클 잭슨으로 변신한 피겨 퀸

피겨 여자 싱글의 역대 올림픽 챔피언들은 갈라쇼 무대에서 감동적인 무대를 피겨 팬들에게 선사해왔다. 1984년, 1988년 올림픽을 석권하며 피겨 여자 싱글 2연패를 한 카타리나 비트(독일)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카르멘의 전쟁'이라 불리는 1988 캐나다 캘거리 동계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챔피언이 된 후, 갈라쇼에서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배드(Bad) 음악에 맞춰 은반 위의 마이클 잭슨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강렬하고 아찔했던, 카타리나 비트의 마법에 빠진 피겨 팬들은 박자에 맞추어 박수를 보내며 뜨겁게 열광했다. 살아 있는 피겨의 전설로 불리는 카타리나 비트의 힘을 보여준 갈라쇼 무대였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옥사나 바이울(우크라이나)의 갈라쇼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옥사나 바이울(우크라이나)의 갈라쇼 ⓒ 유투브 영상


그 다음 올림픽 챔피언의 갈라쇼도 이에 못지 않았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 올림픽 챔피언인 옥사나 바이울(우크라이나)은 생상스의 백조 음악에 맞춰 백조를 형상화한 순백의 의상과 아름다운 안무로 은반을 백조의 호수로 만들었다. 많은 피겨 팬들에게 백조가 된 옥사나 바이울의 올림픽 갈라는 감동적인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의 챔피언 갈라의 주인공 타라 리핀스키(미국)도 에니메이션 음악 <아나스타샤>와 조화를 이룬 연기로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 갈라쇼에서는 올림픽 챔피언 사라 휴즈(미국)가 돋보였다.

꽉 끼는 검은 바지로 한껏 멋을 낸 그녀는 뮤지컬 시카고의 가사 있는 음악 블랙 버드(Black Bird)에 맞춰 밝고 경쾌하게 갈라 무대를 빛냈다. 감동의 무대를 끝마친 휴즈에게는 뜨거운 박수세례가 쏟아졌다.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갈라 영상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갈라 영상 ⓒ 일본 NHK 방송 캡처 영상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갈라쇼에서 일본의 아라카와 시즈카가 선보인 연기는 고혹적인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영화와 드라마에 수없이 차용된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음악에 맞춰 우아하고 아름답게 은반을 수놓은 아라카와. 푸른빛의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나온 그녀는 올림픽 챔피언답게 고품격의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묘기에 가까운 스파이럴과 땅에 닿을 듯한 이너바우어는 아라카와의 갈라 프로그램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관중들의 앵콜 요청이 빗발친 것은 당연한 일. 결국 그녀는 다시 한 번 은반에 나와 스파이럴과 레이백 스핀을 선보이며 은반 위 감동을 전해줬다.

그리고 이제 피겨팬들은 새로운 올림픽 피겨 챔피언,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의 갈라쇼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28일 오전 9시 30분, 올림픽에 맞춰 준비한 그녀의 '타이스의 명상곡'이 앞선 올림픽 챔피언들의 그것과 같은 깊은 감동을 전해 줄 것으로 피겨 팬들은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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