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17일 있었던 'K-1 히어로즈 미들급 결승 토너먼트' 슈퍼파이트에서 맞붙었던 '러시아군 최강병사' 세르게이 하리토노프(30·러시아)와 '더치 사이클론' 알리스타 오브레임(30·네덜란드).

 

현재는 오브레임이 명성이나 상승세 등 모든 면에서 세르게이에게 앞서 있는 상황이지만 당시만 놓고 봤을 때는 정반대였다. 세르게이가 헤비급의 판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복병'중 하나로 평가받았다면 오브레임은 '2%아쉬운 미완성 파이터'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큰 체구에도 불구하고 많은 감량을 가져가며 주로 라이트헤비급에서 활동했던 오브레임은 테크닉이나 밸런스적인 부분에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맷집-체력 등에서 뚜렷한 약점을 드러냈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오분의 힘', '5분계왕권', '조루 두더지'라는 별명으로 많은 조롱을 받기도 했다.

 

 '러시아군 최강병사' 세르게이 하리토노프(왼쪽)와 '더치 사이클론' 알리스타 오브레임

'러시아군 최강병사' 세르게이 하리토노프(왼쪽)와 '더치 사이클론' 알리스타 오브레임 ⓒ K-1

 

당시 세르게이 입장에서 오브레임과의 경기는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프라이드 시절 있었던 1차전에서 예상과 달리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어이없이 무너졌던 경험이 있기 때문.

 

UFC 헤비급 최고 타격가 출신인 페드로 히조(36·브라질)를 넉아웃으로 가볍게 잡아낸 것은 물론, 현 K-1 최강자 세미 슐트(37·네덜란드)에게 살인적인 파운딩을 퍼부어 피투성이로 만들어버렸던 설인범 포스를 감안했을 때 오브레임에게 패한 것은 분명 망신이었다.

 

세르게이로서는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리벤치매치에 반드시 성공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경기 초반은 오브레임의 페이스였다. 초반에 극히 강한 파이터라는 명성답게 오브레임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상대적으로 느린 세르게이를 적극적으로 압박해갔는데 재빠른 로우킥은 물론 자신 있는 펀치정타까지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가져갔다.

 

그러나 세르게이는 맷집이 뛰어난 선수답게 안면 등에 여러 차례 타격을 허용하면서도 전진을 멈추지 않았고 코너 포스트에서 삼보식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는 등 계속해서 반격의 기회를 노려나가는 모습이었다.

 

약한 체력의 대명사(?)답게 경기가 진행될수록 오브레임은 초반의 경쾌한 움직임을 상실해가는 모습이 역력했다. 기세가 오른 세르게이는 계속해서 펀치를 적중시키며 페이스를 서서히 자신의 쪽으로 옮겨갔다.

 

세르게이의 공세는 계속해서 이어졌고 바싹 올리고 있던 가드 틈새로 묵직한 돌주먹이 하나둘 꽂혀 들어가자 오브레임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서 세르게이의 결정적인 보디블로우가 터졌고 충격을 입은 오브레임은 전의를 상실한 채 급기야는 등을 돌려 피하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굉장히 어이없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다.

 

기회를 잡은 세르게이는 오브레임을 맹추격하며 강력한 돌주먹을 연달아 적중시켰고 결국 TKO로 경기에 종지부를 찍었다. 도망가는 오브레임과 이를 따라가 꿀밤(?)에 가까운 펀치를 내며 승부를 끝내버린 세르게이의 이 경기는 지금까지도 팬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계속>

덧붙이는 글 | ◆ 당시 경기 이후 '양 선수 MMA 전적'

세르게이 하리토노프 - 2전 1승 1패
알리스타 오브레임 - 8전 7승 1무효

2010.02.14 14:27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 당시 경기 이후 '양 선수 MMA 전적'

세르게이 하리토노프 - 2전 1승 1패
알리스타 오브레임 - 8전 7승 1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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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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