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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는 자유로운 시인. 강원도 강릉 출신 김선우(40) 작가가 두번째 소설집 <캔들 플라워>로 팬들을 다시 찾았다.

천성적 기질은 시에 맞는 것 같다고 밝힌 그녀지만 시인이나 소설가를 구분하지 않고 자신은 글을 쓰는 '글쟁이'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뉴질랜드에서 귀국해 춘천에서 집필활동을 하는 작가 김선우는 <캔들플라워>를 통해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한다. 필자는 당시 서울로 강의를 하러 간 상태여서 만나지는 못했다. 1월 31일(일)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촛불집회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놀라운 경험"

최근 두번째 장편소설집 캔들 플라워를 낸 김선우 시인.
▲ 김선우 최근 두번째 장편소설집 캔들 플라워를 낸 김선우 시인.
ⓒ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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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현 정부와는 예민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주제가 아닌가란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최근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촛불집회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전세를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록 에너지 넘치는 사건이었지만 정착 우리는 한여름 밤의 꿈으로 그 사건을 치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었죠"라고 말했다.

캐나다 오지 마을에서 자유분방하게 지내온 다문화 소녀 지오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한창일 무렵인 2009년 봄 한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캔들 플라워>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터넷을 통해 지오를 알게된 소심한 직장인 '희명'과 아마추어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연우', 샌드위치 가게를 하는 '수아' 등 여러 여자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휘말리는 과정을 그려낸다.

소설은 100일 넘게 타올랐던 촛볼 시민들과 광장의 축제와 해방의 얼굴을 쉴새 없이 기록하는 등 상당 부분을 촛불집회와 참가자들을 묘사하면서 촛불이 우리 사회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밀도 있게 탐색해 나간다. 한마디로 르포 같아 보인다.

이 소설은 지난해 8∼11월 인터넷도서 에스24(Yes24)의 웹진 '나비'에서 4개월간 연재됐으며, 이 기간 동안 편당 4000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해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이 있었다.

책 사진.
▲ 김선우의 캔들플라워 책 사진.
ⓒ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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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꿈의 자가발전'으로 단순화할 수 있습니다. 한국사회가 꿈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자가발전소를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소망하고 꿈꿀 게 있다는 것, 현실이 어렵다면 더 왕성하게 꿈꾸고 더 나은 미래로 한발짝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인 것이다. 작가 김선우는 단순히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는다. 사색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사물들'을 통해 독자들은 그녀와 함께 심연의 늪으로 빠져 들어갈 수 있다. 이 점이 그녀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붓다와 마르크스,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분들이죠."

1970년 강릉 외딴 마을에서 일곱 형제중 넷째 딸로 태어났다. 지역 특성상 바다에서 조개도 캐고, 산도 뛰어다니며 꿈을 키워나갔다.

지금은 운문사 승가대학의 강사스님을 하는 둘째언니의 영향으로 책에 빠졌다고 한다. 책을 통해 세상과 만났고, '붓다'를 동경했다.

대학교 1학년 시절까지 장학금을 받을 만큼 공부도 열심히 했다. 이후 2학년부터 마르크스에 심취하게 되면서 수업에 참가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당연히 성적은 나쁠 수밖에 없었다.

시인이자 소설가로 뉴질랜드에서 귀국해 춘천에서 차기작을 집필하고 있는 김선우 작가.
▲ 김선우 시인 시인이자 소설가로 뉴질랜드에서 귀국해 춘천에서 차기작을 집필하고 있는 김선우 작가.
ⓒ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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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운동가로 사는 것이 곧 좋은 문학가로 사는 것이라고 여겼지만 그 당시부터 '문예운동'은 내리막길을 걸어 나갔다. 그녀도 고심을 했던 때였다. 1990년대 초 김남주 이시영 고정희 등이 담임을 맡았던 한국문학예술대학 시창작반에서 유명한 문학평론가들로부터 문학이론을 배우고 탁월한 시인들을 만나 실제 창작 토론을 펼쳐나갔다. 글쟁이 김선우의 탄생에는 이렇듯 우여곡절이 많게 느껴진다.

그녀는 강원대 국어교육과를 졸업, 1996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서 시 '대관령 옛길' 등 열 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2004년 제49회 '현대문학상' 2007년 제9회 '천상병시상'을 수상, 2008년에는 강원도 홍천 출신의 춤꾼 최승희(1911~1967)의 삶을 그린 첫 장편소설 <나는 춤이다>로 한국여성문예원에서 '2008 올해의 작가'에 뽑히기도 했다.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물 밑에 달이 열린 때>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김선우 시인은 올해 차기 장편소설을 집필하고 내년에는 시집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강원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선우, #캔들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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