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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30주년. 다가올 5월, 광주에선 시민군들이 부활한다. 518명의 시민합창단이 한데 모여 그들의 부활을 합창하는 것이다.

"오 그대 뜻 없이 산 것 아니리 뜻 없는 눈물도 아니리
빛을 따른 자 다 죽었으나 모두 다시 살아나리"
"일어나자 일어나! 내 사랑아, 너 일어나!
어둠을 뚫고, 어둠을 뚫고 한 빛, 한 빛, 한 빛 되어 살아나라!"

이는 광주시민합창단이 '5·18광주'에 바칠 헌사의 일부다.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말러 교향곡 2번 5악장 '부활'의 합창 부분을 역사(譯詞)했다.

80년의 함성이 서려있는 도청 앞 광장, 그곳에 다시 모여 '부활'을 합창하는 5·18 기념 공연은 광주시립교향악단(광주시향)에 의해서 계획됐다. 일반시민들, 즉 씨알들이 한데 모임으로써 오월 시민군의 상징성을 살리고 5·18정신을 되새기자는 취지이다.

1980년 5월의 함성이 서려있는 전남도청 앞 광장. 광주시민합창단의 '부활' 공연은 5·18민주화 운동의 상징성을 살려 도청 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1980년 5월의 함성이 서려있는 전남도청 앞 광장. 광주시민합창단의 '부활' 공연은 5·18민주화 운동의 상징성을 살려 도청 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 5·18기념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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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특별음악회에는 교향악단 100여 명을 비롯해 시민합창단원 400여 명을 새로이 모아 총 518명이 무대에 오를 예정인데 현재 이를 위한 합창단원 모집이 한창이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모집은 2월 3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전국의 합창단은 물론 개개인도 5·18정신에 공감한다면 누구든지 지원이 가능하다.

합창단과는 달리 개인 신청의 경우 원활한 연습이 어렵다는 이유로 공지에는 '광주시민'으로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광주시향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참여의 열의가 뜨겁기만 하다면 타지역 시민들도 당연히 함께 할 수 있다고 한다. (참여문의는 광주시향 카페 및 전화 (062) 524-5086)

광주시향은 시민합창단이 꾸려지는 대로 4월부터 3~4회 연주 연습을 갖고 오는 5월17일 오후 7시 30분 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첫 공연을 갖는다. 이어 5월 18일 오후에는 도청 앞 광장에서 '부활'을 합창할 예정이다. 18일 공연 장소의 경우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도청 앞 광장을 1순위로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김상봉 교수는 대담집 <만남>에서 5·18이란 "능동적 저항의 활동이 이 나라의 역사를 만들었고 오늘날 우리는 거기에 빚지고 있다"면서 "광주를 기억한다는 것은 이어간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바 있다. 그 이어감이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란 것이다. 시민합창단의 합창 역시 그 이어감을 위한 '부활'이 될 것이다.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역사(譯詞)한 말러 교향곡 2번 5악장 ‘부활’ 악보의 일부분.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역사(譯詞)한 말러 교향곡 2번 5악장 ‘부활’ 악보의 일부분.
ⓒ 광주시립교향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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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시민합창단이 부를 말러 교향곡 2번 5악장 '부활'의 가사 전문이다. 참고로 김 교수와 구자범 광주시향 상임지휘자는 작품을 번역하면서 함께 펑펑 울었다고 한다.

일어나자 일어나 내 벗, 내 님
새아침에 영원한 생명 그 밝은 빛, 그 빛 널 비추리
우리 살리려 너 피 흘려
새날, 새아침에 네 앞에 눈부신 빛 비추리
오 그대 내 사랑 그대 너 슬퍼하지 말라
네 꿈 오 네 꿈 네가 꿈꾼 세상 이제 우리가 이루어가리
오 그대 뜻 없이 산 것 아니리 뜻 없는 눈물도 아니리
빛을 따른 자 다 죽었으나 모두 다시 살아나리
두려워 말라 예비하라 새 삶을
오 고통스런 내 삶, 나 외롭지 않네 어두운 저 죽음, 나 두렵지 않네
나 높이 날아오르리라 새 세상 새날 향해 사랑 날개로 참 빛 눈부신 그곳으로
나 높이 날아오르리라 사랑 날개타고 나 높이 날아오르리라 날아오르리라 날아오르리라
살기위해 죽으리라 살기위해 죽으리라
일어나자 일어나! 내 사랑아, 너 일어나!
어둠을 뚫고, 어둠을 뚫고 한 빛, 한 빛, 한 빛 되어 살아나라!


태그:#광주시립교향악단, #광주민주화운동, #김상봉 전남대교수, #광주시민합창단, #518 민주화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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