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새해가 다가온다.

 

스포츠팬들은 2010년에도 숨 돌릴 틈이 없다. TV를 켜고 스포츠채널을 누르면 프로배구의 박철우와 가빈의 스파이크 대결을, 프로농구에서는 하승진의 덩크슛과 문태영의 화려한 개인기를 볼 수 있다. 

 

또한 3월이 되면 어느덧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은 프로야구가 개막하며 바다 건너에서는 박찬호, 추신수, 이승엽이 활약하고 있다. 아, 김태균과 이범호도 빼놓을 수 없겠다.

 

더구나 새해에는 굵직한 국제대회가 많아 스포츠 기자들도 덩달아 바빠지게 생겼다. 2월에는 밴쿠버동계올림픽이 열리고, 6월에는 축구공 하나로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는 남아공월드컵이 막을 올려 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한다.

 

그렇다면 새해 스포츠기자들이 쓰고 싶고, 스포츠팬들이 듣고 싶은 뉴스들은 무엇일까. 스포츠팬으로서 바라는 뉴스들을 '미리' 써봤다.

 

한국 동계스포츠, 더욱 다양해진 '효자' 종목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성화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성화 ⓒ 밴쿠버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피겨 여왕' 김연아가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김연아는 밴쿠버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에서 흠잡을 데 없는 아름다운 연기를 펼치며 한국 피겨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는 이미 세계선수권대회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데 이어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내면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김연아의 이번 금메달은 피겨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에서 타고난 재능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일궈낸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낭보가 들려왔다. 남자 국가대표팀의 '맏형' 이규혁이 금메달을 차지한 것이다. 지난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시작해 벌써 이번이 다섯 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이규혁의 오랜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

 

이규혁은 금메달 시상식이 끝난 뒤 "그동안의 올림픽 경험이 큰 힘이 된 것 같다"며 "후배들도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동계올림픽 때마다 쇼트트랙에 많은 의지를 해왔던 한국은 이뿐만이 아니라 영화 <국가대표>로 국민적 관심을 얻은 스키점프를 비롯해 봅슬레이까지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며 진정한 겨울스포츠 강국으로 올라섰다.

 

임수혁, 기적처럼 다시 일어나다

 

프로야구 경기 도중 쓰러져 많은 야구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롯데 자이언츠의 포수 임수혁이 정확히 10년 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지난 2000년 4월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루에 있던 임수혁은 동료 타자가 안타를 치자 2루를 밟은 뒤 갑자기 쓰러지며 의식을 잃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한 임수혁은 지금까지 뇌사 상태로 지내왔다.

 

밝은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임수혁은 "처음 깨어났을 때는 내가 왜 병상에 누워있는지 어리둥절했지만 그동안의 일들을 아내로부터 모두 전해 들었다"며 "나를 걱정해주고 보살펴준 가족들과 동료 선수들, 그리고 모든 야구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롯데 구단 측은 조만간 임수혁이 사직구장 홈경기에 시구자로 나서 오랜만에 팬들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느덧 마흔이 넘은 임수혁은 다시 선수로 뛰는 것은 어렵겠지만 몸을 추스르고 난 뒤 롯데의 코칭스태프로 일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임수혁이 선수로서 못 다 이룬 꿈을 지도자가 되어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K리그, 월드컵 돌풍 앞세워 흥행 폭발

 

 2009 K리그 우승을 기뻐하는 전북 현대 선수들

2009 K리그 우승을 기뻐하는 전북 현대 선수들 ⓒ 전북 현대 모터스

 

한국 축구가 남아공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킨 데 힘입어 K리그 축구장들이 연일 관중들로 넘쳐나고 있다.

 

올 시즌 K리그의 주말 경기는 거의 모두 매진되는 등 경기당 평균 3만 명 이상의 축구팬이 경기장을 찾고 있고, 선수들 역시 박진감 넘치고 수준 높은 승부를 펼치며 관중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를 제치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면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으며 K리그 흥행의 불씨를 지폈다.

 

유럽과 남미에서 온 관광객들도 축구장을 찾아 K리그는 어느새 인기 있는 관광코스로도 자리 잡았다. 영국에서 왔다는 한 축구팬 관광객은 "K리그의 열기가 프리미어리그만큼이나 뜨겁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K리그 경기를 보러 온 한 축구팬은 "한일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K리그가 관중들로 넘쳐났지만 결국 반짝 인기로 끝나고 말았다"며 "그때의 실패를 거울삼아 어렵게 다시 잡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다고 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박찬호와 추신수가 월드시리즈 마지막 7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것도 보고 싶고, 박지성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결승골을 터뜨리는 것도 보고 싶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다시 미국으로 건너간 김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공을 던지는 것을 보고 싶다. 또 양용은, 신지애, 최나연 등 한국 골프선수들이 세계랭킹 1위에 올라 감격스러워하는 것도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앞날이 밝은 농구코치였지만 지금은 루게릭병과 힘들게 싸우고 있는 것 얼마 전 TV를 통해 알려져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던 박승일 코치가 임수혁 선수와 함께 다시 일어서는 것도 보고 싶다. 너무 욕심이 많은 걸까.

2009.12.29 18:14 ⓒ 2009 OhmyNews
밴쿠버동계올림픽 김연아 임수혁 남아공월드컵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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