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형오 국회의장이 2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국회에서 대운하가 아니며, 앞으로도 대운하를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여야 공동선언을 하자, 필요하다면 결의안을 채택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이상돈 중앙대 교수가 "김형오 국회의장, 제정신인가 ?"라고 맹비난했다.

 

4대강 사업 저지 국민소송단의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25일 자신의 홈페이지 올린 '김형오 국회의장, 제 정신인가 ?'라는 제목 글에서 "4대강 사업 때문에 농사를 못하게 된 농민들이 궐기대회를 하고 심지어 농민 한명은 자살을 했고, 천주교가 교단 차원에서 4대강 사업에 반대를 하고 나선 상황인데도 오히려 국회의장이라는 사람이 '4대강 사업은 대운하가 아니다'고 여야가 모여 선언을 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고 있으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김형오 국회의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보의 높낮이, 준설 깊이 등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영역을 갖고 국회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 국회는 '공자왈(曰) 맹자왈(曰)' 같은 선문답이나 해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따졌다.

 

이 교수는 이어 "4대강이 전문적이니 국회에서 다루지 말자고 하면서 왜 미디어법에서 논란이 된 종편이니 IPTV니 하는 것은 전문적이 아니고, FTA나 광우병 같은 통상의제도 전문적인 것이 아니라서 국회가 다룰 만 한데, 강 본류를 깊이 파헤치고 높이가 10m나 되는 댐을 주렁주렁 세우는 4대강 사업은 너무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것이라서 국회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하니, 그것이 도무지 말이 되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즉, 4대강은 전문적이라 국회에 다루지 말고, 미디어법과 FTA는 전문적이 아니라서 국회에서 다루느냐는 비판이다.

 

이상돈 교수는 미국 의회까지 예를 들면서 "김 의장 말대로라면 국가건강보험과 온실가스 거래를 도입하는 입법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미국 의회야말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를 두고 정쟁(政爭)을 벌인 정신없는 집단인 셈"이라고 격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가 무리하게 밀고나가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입법부의 수장이라는 국회의장이 진정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며 "정부가 국회가 제정한 중요한 법률인 국가재정법, 하천법, 환경정책기본법, 문화재보호법 등을 무시하고 4대강 사업을 밀어 붙이고 있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한구 의원처럼 4대강 사업에 대해 내놓고 비판을 하는 여당 의원은 많지 않지만, 친박계 의원들과 소장파 의원들도 내심으로는 4대강 사업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면서 "사정이 이런데, 국회의장이란 사람이 여야가 모여서 '4대강은 대운하가 아니다'고 선언을 하면 문제가 다 풀린다고 하니, 정신이 나간 것인지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태그:#김형오, #4대강, #이상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