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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동색'이라는 말이 있다. 비슷비슷한 사람끼리 모인다는 것이다. 환경을 바라보던 기존의 시선은 다 비슷했다. 그러나 여기 조금은 다른 초록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20대의 젊음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세 가지의 초록 청년들이다. 그 첫 번째로 최근 'TUNE(튠)'이라는 이름으로 환경 음반을 낸 홍대 인디 아이돌 '노 리플라이'의 정욱재를 그의 학교에서 만나보았다. 현재 그는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 반갑다, 우선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내 이름은 정욱재이다. 대부분은 본명보다 곱단이라고 불린다(곱단은 하늘로 간 그의 강아지 이름이라고 덧붙였다). 노 리플라이의 멤버이며 현재 TUNE이라는 이름으로 솔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환경정책을 공부하는 학생이다."

TUNE의 첫 번째 앨범 표지.
 TUNE의 첫 번째 앨범 표지.
ⓒ 해피로봇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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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솔로 프로젝트인 TUNE your mind는 환경을 주제로 한 앨범이다. 환경에 원래부터 관심이 있었나?
"어릴 적부터 자연에 관심이 많았다. 적성검사를 하면 첫 번째가 예술분야였고 두 번째가 농부나 어부처럼 자연을 벗 삼아 하는 1차 생산 활동이었다.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후 두 번째 적성이었던 환경 분야도 공부하고 싶어서 환경보건학과에 편입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잭 존슨이나 U2의 보노를 보면서 그들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나도 그들처럼 뮤지션으로서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분야에 동참하고 싶었다. 그래서 환경,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분야를 노래하게된 것이 TUNE의 음악이다."

- 이 앨범이 갖는 의미가 넓고 큰 것 같다.
"사실 이번 앨범이 거창하게 '환경운동'이라 하기 보다는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잘 이끌어주는 노래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덧붙여 내 음악이 계기가 되어 세상이 좀 더 긍정적으로 변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

2009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서 TUNE.
 2009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서 TUNE.
ⓒ 김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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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을 오래 해왔다고 알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다른 음악활동과 TUNE의 활동을 비교해 본다면?
"이전까지 가지고 있던 인디 밴드라는 화려하고 거창한 모습보다는 내 음악을 듣는 많은 사람들과 인간적인 모습으로 만나려고 한다. 그리고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아티스트가 직접 나서는 것이 적다. 나는 무대 외에서  직접적으로 아티스트가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이번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서 함께 쓰레기를 주우며 자원봉사를 한 것이나 강연회에 자주 참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환경 강연회에 참여한 모습.
 환경 강연회에 참여한 모습.
ⓒ 해피로봇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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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TUNE의 활동과 노 리플라이의 활동이 서로 상충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확실히 둘의 성격이 다르긴 하다. 노 리플라이가 감성적인 웰 메이드의 음악을 표방한다면 TUNE은 사회적인 성격이 강해서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저항'이라는 기존 우리 락 음악이 간과하고 있었던 본질에 좀 더 충실한 것이다. 노 리플라이의 모습과 모순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좀 더 아티스트로서의 시각이 넓어졌다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 최근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실험적인 성격이 강한 것 같다. 대개의 인디 음악의 경우에서는 뮤직비디오의 비중이 적지 않은가?
"TUNE의 음악은 다양함을 지향한다. 음악으로 표현이 어려운 지점은 영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음악과 영상, 그리고 웹에서의 소통과 나의 직접적인 행동을 통해 TUNE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려고 한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듣는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 듣는 사람의 참여라는 것은 어떤 부분을 말하는 것인가?
"TUNE은 나만의 것이 아닌 열려있는 프로젝트다. 누구든지 다양한 생각을 내 홈페이지인 tunetheworld.net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 스스로 TUNE이라는 뮤지션과 다양한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할 수 있고 그러기를 바란다. 실제로 TUNE의 첫 번째 음반은 영상, 사진, 프로스케이터, 타투 아티스트, 패션디자이너, 모델 등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이 참여했다."

TUNE의 손목에 새겨진 타투.
 TUNE의 손목에 새겨진 타투.
ⓒ 해피로봇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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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참여는 어려워 보인다. 나 같은 사람이 영상이나 사진을 찍거나 타투를 할 수는 없지 않나?
"앞서 말한 것은 단편적인 예일 뿐이다. 만약 당신이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직접 두 번째 앨범에 글을 쓸 수 있다. 혹은 당신이 그림을 잘 그린다면 당신은 그림을 그려서 TUNE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이렇듯 TUNE 프로젝트는 열려있으니 누구든지 실천하고 행동하고 동참하면 된다. 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누구나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최근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환경문제, 혹은 관심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언제나 늘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시민의식이다. 아무래도 환경문제는 그것을 바라보는 시민사회의 관심과 시민의식이 첫 번째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시민의식이 물론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소극적이다.  

내가 뮤지션으로 환경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노래하고 실천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시민의식에 얼마만큼 영향을 줄 수 있는가 대해 항상 관심이 있다. 구체적인 환경문제라면 기후변화의 기술적인 문제나 국가 간 협의, 생물다양성. 문제는 끝도 없다. 다만 이것을 해결하는 첫 번째 열쇠는 앞서 말한 시민의식과 관심이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Seal the Deal 행사에 참여한 모습
 Seal the Deal 행사에 참여한 모습
ⓒ 해피로봇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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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에 대한 조예가 생각보다 깊다. 환경공부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이었는가?
"무엇보다 서로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환경공부뿐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 아니 우리의 삶 가운데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환경단체, 기업과 노조, 산업과 예술. 이런 지점들이 많지 않은가? 무엇보다 서로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상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배려하는 자세를 배우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 음악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나?
"생각보단 수업량이 그리 많지 않아서 아직까지 큰 어려움은 없다. 물론 공부가 쉽다는 말은 아니다. 과제나 발제가 있는 날이면 다른 학생들처럼 도서관에서 책과 씨름하곤 한다.
가장 힘든 점은 활동 스케줄과 스케줄이 겹치게 될 때이다. 정말 중요한 공연이라면 특히 난감하다. 이런 상황에서 수업을 빠질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 다양한 활동을 하는 만큼 앞으로의 계획도 많을 것 같은데 소개해 달라.
"공연과 세미나, 강연, 블로그 활동처럼 TUNE 프로젝트를 전달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다. 내 자신이 거창한 상징이 되기보다는 소박하더라도 지속적으로 행동하고 실천하는 뮤지션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학생이니만큼 학업에도 충실해야 할 것 같다. 환경에 대한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많은 것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 이야기를 하자면 TUNE 외에 노 리플라이의 2집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이제 곧 있을 노 리플라이의 연말 공연도 지금 한창 연습하고 있다. 이것 또한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으니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 (노 리플라이는 12월 12일과 25, 26일 ROAD라는 이름의 공연을 연다.)"


태그:#TUNE, #정욱재, #튠, #NO REPLY, #노 리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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