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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레마솔라이 레쿠톤'. 그는 케냐 북부 유목민인 마사이 족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어린 시절, 케냐는 국가정책으로 '한 가족 한 아이 학교보내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진행시키고 있었다. 이에 따라 그는 형제들을 대표하여 초등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고, 가족의 헌신적인 지원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도 다닐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스승이었던 선교사가 "넌 언젠가 미국에서 공부하게 될 거야"라고 한 말을 가슴에 담고 지내다가, 은행에서 일하던 10대 후반에 우연한 계기로 기회를 얻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세인트로렌스 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교에서 국제 교육정책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현재 미국 버지니아 주 북부에 있는 랭글리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여러 비영리 단체와 함께 일을 하면서 케냐의 유목민 아이들 100여명 이상에게 장학금을 제공하였고, 이 아이들을 위해 기숙학교도 설립했다.

케냐 농촌지역의 공동체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10여 개 마을에 깨끗한 상수도 물을 공급하기도 했고, 케냐 정부에서 수여하는 '위대한 전사 훈장 (Order of the Grand Warrior)'을 최연소로 수상하기도 했다. 레마솔라이의 사례는 교육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을 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현실까지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육에 투자하기 시작한 여러 나라들

케냐 나이로비 키베라에서 비공식으로 운영되는 성 콜린 초등학교 수업광경. 학비를 부담할 수 없는 가난한 이 지역 어린이들이 진흙으로 지은 임시건물 안에서 벤치처럼 긴 의자에 붙어앉아 책상도 없이 공부하고 있다.
▲ 케냐 나이로비 슬럼가의 학교 케냐 나이로비 키베라에서 비공식으로 운영되는 성 콜린 초등학교 수업광경. 학비를 부담할 수 없는 가난한 이 지역 어린이들이 진흙으로 지은 임시건물 안에서 벤치처럼 긴 의자에 붙어앉아 책상도 없이 공부하고 있다.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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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짧은 시간 내에 경제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면 높은 교육열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은 한 나라의 다음 세대를 기약하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 방법이다.

최근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무상 의무 교육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실제 수업료를 폐지한 케냐의 경우 학교등록수가 5900만 명에서 7200만 명으로 크게 높아졌다. 우간다, 탄자니아, 말라위 등에서도 수업료 폐지로 비슷한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각국은 우수한 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훈련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있다. 모든 어린이가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사들이 함께 양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유능한 교사들이 많이 배출되었고, 이들을 통해 어린이 교육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태도들이 좋은 교육으로 승화되고 있다.

학교 건립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학교는 공부를 가르쳐 주는 곳일 뿐만 아니라, 어린이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장소가 되어 준다. 학교 내에 위생적인 식수와 화장실 시설을 만들고, 소수민족이나 여자어린이들에게 친화적인 교과 과정을 만들어 줌으로써 소외된 어린이들도 차별 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수업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학교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은 실제적으로 보건과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와 기술을 익히고, 사회에 나가 진로를 개척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기술 훈련을 얻게 된다.

교육에서 배제되는 여자어린이들의 현실

1990년에 80%의 취학연령 어린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이 비율은 86%(2000~2006)로 높아졌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취학연령 어린이의 수는 아직도 9300만 명(2007)에 이르고 있다. 무력 분쟁 때문에 4300만 명의 어린이들이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있다. 입학률이 높아졌지만 취학연령 인구가 또한 증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볼 때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어린이 중 53%가 여자어린이이고, 47%가 남자어린이이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여자어린이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어린이 비율은 여자어린이가 여전히 교육에서 배제되고 있음을 증명해 준다.

어머니의 교육 수준은 자녀의 교육에도 영향을 끼친다. 개발도상국의 학교에 다니지 않는 어린이 중 75%는 어머니가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 여자어린이 교육은 다음 세대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해주는 일인 것이다.

왜 여자어린이 교육이 필요한가?

큰 지진피해를 겪은 파키스탄 카슈미르 지역. 복구사업으로 다시 문을 연 학교에서 한 소녀가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 카슈미르 지역의 여학생 큰 지진피해를 겪은 파키스탄 카슈미르 지역. 복구사업으로 다시 문을 연 학교에서 한 소녀가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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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마솔라이의 사례에서 보듯이 만약 가정에서 한 아이에게만 교육이 허락될 경우라면 아들에게 우선권이 간다. 실제로 학교에 다니지 않은 어린이 중 여자어린이의 비율이 더 높다. 그리고 여자어린이들이 학교에 다닌다 하더라도 대부분이 5학년을 채 마치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HIV/AIDS, 성차별, 가사노동, 전통, 안전문제와 학교의 부적절한 시설 및 학습 환경 등의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여자어린이들을 교육시키면 상당한 효과가 곧바로 나타난다. 교육 받은 여자어린이들은 HIV/AIDS등과 같은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잘 보호하게 되고, 안전한 임신을 하게 되며, 건강한 아기를 낳아서 자신의 자녀들을 다시 학교에 보낸다는 사실이 이미 증명되었다.

여자어린이들은 교육을 통해 필수적인 지식과 기술을 학습 받게 되고, 자신과 미래의 자녀들을 보호 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생산력을 증가시키고, 민주적인 사회와 경제적으로 앞선 나라를 만드는데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또, 여자어린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사업에 초점을 맞추면 자연적으로 남녀 어린이 모두가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권리의 실현으로 이어지게 된다. 여자어린이 교육에 대한 투자가 모든 어린이들이 질적으로 우수한 기초교육을 받을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통로라고 인식이 필요하다.

이를 확립시키기 위해서는 여자어린이의 현실에 관한 조사와 지원이 필요하다. 여학생들을 위해 학비와 교복, 교과서 등을 지원하며, 여자어린이들이 집안일을 하면서도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비정규학교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학교내의 여자화장실 설치, 여자어린이에게 적합한 교육과정 개발, 여교사 훈련 등의 프로그램을 지원해 여자어린이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여자어린이에 대한 교육 현실이 곧 우리 모두의 미래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시리아의 칸담 카덱 초등학교의 이라크 난민 소녀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 시리아의 이라크 난민 소녀들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시리아의 칸담 카덱 초등학교의 이라크 난민 소녀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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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모든 어린이가 초등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은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제 2항에 해당되는 시급한 목표이다. 그 중에서도 여성의 교육은 단순히 여자어린이를 학교에 보낸다는 사실을 뛰어 넘어 다양한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

유니세프의 총재를 역임했던 캐롤 벨라미는 "교육받을 권리를 거부당한 여자어린이들은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 또한 잃어버리게 된다. 따라서, 그러한 여성이 미래에 낳아서 키울 자녀들도 교육 혜택을 받기 어려위지고, 빈곤으로부터 벗어날 기회 또한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반대의 상황 또한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자어린이가 교육을 받으면, 그녀 자신 뿐 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 나라 전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한 바 있다.

여자 어린이가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은 작게는 한 개인의 의무이자 권리를 빼앗는 것이 되겠지만, 그들의 자녀와 가정, 지역사회, 나아가서 나라와 인류의 발전을 더디게 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태그:#교육, #유니세프, #아프리카, #레마솔라이,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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