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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 엑소·지나, 컴백 연기..."실종자 무사귀환 빈다"

'너 자신을 알라'던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키스는 마음을 빼앗는 가장 힘세고 위대한 도둑'이라고. 그런데 요즘은 키스조차 돈으로 살 수 있단다. 신종 퇴폐업소로 불리는 키스방에서 남성들이 돈을 내고 젊은 여성들의 키스를 사고 있는 것.

일본에서 물 건너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한 키스방. 전국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유흥가 및 대학가 주변 어디든 키스방 전단지가 난무한다. '잘 나가는' 키스방은 10개가 넘는 체인점까지 보유하고 있다.

 한 키스방 업소의 전단지. 키스방 누리집에는 여성접대부들의 프로필이 가슴과 허벅지를 훤히 드러낸 사진과 함께 올라있다.
ⓒ 꺄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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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방이 보란 듯이 성업 중인 이유는 성매매방지법망을 교묘히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성매매방지법에 따르면 키스방은 불법이 아니다. 성매매방지법에 명시된 유사 성행위란 직접적인 성기 접촉을 전제로 하므로 '키스 행위'는 처벌 근거가 없다. 그래서 키스방 업주들은 하나같이 "키스방은 합법적이고 건전한 곳"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변도윤 여성부장관이 "키스방 등 신·변종 유흥업소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겠다"고 선포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렇듯 '합법적'인 '변종 퇴폐업소' 키스방. 그 안에선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합법'이기에 그저 괜찮은 걸까. 키스방의 문을 직접 두드려 보기로 했다.

키스방 앞에 선 나 "손님, 예약번호가 어떻게 되십니까?"

키스방 전단지에 적힌 누리집에 가보니 키, 몸무게, 신체사이즈, 나이, 직업, 성격 등 '매니저'로 불리는 여성들의 프로필이 가슴과 허벅지를 훤히 드러낸 사진과 함께 올라 있었다.

여성들은 모두 20대 초반이었고 대학생이 유독 많아 보였다. 남자들은 이 프로필을 보면서 쇼핑하듯 상대 여성을 고르는 것이다. 남성들이 올린 수많은 '상품' 후기들은 쇼핑을 돕는다. 마음에 드는 '상품'을 정했으면 방문 시간을 예약한다. 그리고 '상품'인 젊은 여성을 수령하러 간다. 참으로 간단한 '쇼핑'이다.

예약을 마친 나는 '상품'을 '수령'하러 모 키스방으로 향했다. 뚜렷한 간판도 안내문도 없기에 외부에서는 어떤 곳인지 알 수가 없다. 키스방 문을 열고 들어서려하니 덜컹, 문이 잠겨있다. 문에 붙은 벨을 누르자 말소리가 들려온다, "손님, 예약번호가 어떻게 되십니까?". 번호를 말하니 문이 열렸고 직원이 나를 화장실로 안내했다. 화장실엔 일회용 칫솔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키스를 위한 사전 준비"라는 친절한 설명에 따라 모가 거친 싸구려 칫솔로 이를 구석구석 닦는다.

양옆으로 방이 빽빽한 좁은 복도를 따라 구석진 '4번 방'으로 안내를 받는다. 침침한 방안을 찬찬히 둘러봤다. 방은 3인용 소파와 작은 테이블만으로 가득 찰 정도로 아담했고 구강세척기, 물티슈, 휴지 등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직원의 상세한 설명. 직접적인 성기 접촉이 없을 뿐 유사성행위와 다를 바가 없었다. '키스방에선 키스만?', 절대 아니었다.

이름은 키스방이지만...

이윽고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린다. 22살의 여대생 A양, 그녀가 4번 방으로 들어섰다. 얼굴은 참 앳되었지만, 업소에서 제공한다는 의상은 아찔했다. 가벼운 인사를 나눈 후 A양과 나란히 소파에 앉았다. 시시콜콜한 얘기가 몇 마디 오간 후 난 그녀에게 키스방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그녀의 하루 업무시간은 보통 대여섯 시간, 하루에 5~10명의 남성들을 상대한다. '손님'들의 연령대는 20대에서 60대까지로 다양하다. 그녀의 한 달 수입은 웬만한 월급쟁이의 봉급수준을 훌쩍 넘어선다. 하루 8시간 이상, 주말까지 '풀로 뛰면' 월수입 600만 원 이상도 충분하다고 한다.

"일이 힘들진 않냐"고 묻자 그녀는 "처음엔 거부감이 너무 심했고 울렁거렸지만 이제는 괜찮다. 그런데 아버지뻘 되는 손님이 올 때는 좀..."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거칠게 다루는 남성들은 없었냐"는 질문엔 일순간 표정이 굉장히 어두워졌다.

키스방에서 일한다는 것이 "부끄럽고 죄송해서" 부모에게 말하지도 못하고 연애도 할 수 없다는 그녀. 그렇다면 그녀는 왜 이곳에 머물고 있는 걸까. 이유는 역시 돈이다. 어떤 아르바이트로도 닿을 수 없는 고수입의 유혹을 떨칠 수 없는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번 돈으로 학비를 충당하고 여행도 떠나고 싶다며 살짝 웃어보였다.

삐삐삐-. 타이머가 울린다. 내가 구매한 시간은 여기까지. A양은 업소 문 앞까지 미소를 머금고 배웅해줬다. 그녀의 작별 인사와 함께 '쇼핑'은 끝났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주변의 몇몇 남성에게 위의 키스방 방문기를 이야기하면 음흉한 눈빛으로 "어땠어?"라고 묻는다. "진짜 얘기만 하다 나왔다"라고 답하지만 "에이, 설마"란 반응이 대다수다. 사실 증거는 없다.

고립된 밀실에서의 둘 만의 만남. 밀실 안에서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당사자 둘 외엔 알 수가 없다. 달리 말하면 키스방에서 불법성매매가 자행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전주, 경기도에서 불법 성매매를 일삼은 키스방이 적발된 사례가 있으며, 한 키스방 업주는 "적발되지 않아서 그렇지 불법서비스를 하는 곳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대표는 "키스방에서 일했던 여성들과의 상담전화를 통해 키스방에서 불법 성매매 행위가 일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키스방은 단속의 사각지대이다. 신고만으로 열 수 있는 자유업종이기에 경찰청 및 구청, 시청 어디에서도 키스방 수를 집계조차 못하고 있으며, 불법 성매매행위를 입증해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방 안에서의 불법) 현장을 바로 적발하지 않는 한 사실 확인할 길이 없다"며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여성부와 경찰은 "단속 강화"를 말하고 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키스방 내 불법 성매매행위의 적발 및 처벌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키스방은 합법?... "대딸방의 전철을 밟게 될 것"

하지만 단순히 합법/불법을 따지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그 이상의 문제를 논할, 성매매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행 성매매방지법상 '합법'이라고 해서 키스방은 과연 업주들의 주장처럼 "건전한 곳"일까.

한 키스방 업주는 "키스방은 법의 테두리 내에서 건전한 성문화를 형성하여 음성화된 성문화의 양성화에 기여할 것"이란 주장까지 펴고 있다. 그러나 현재 '법의 테두리 내'라는 사실이 '건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키스방 누리집들의 이용후기에 적힌 내용들은 '건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법의 테두리 내'라기 보다는 '법망을 교묘히 피해간 것'이란 의견이 경찰과 여성부, 여성단체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합법'이라며 당당히 운영되는 키스방에 대해 정미례 대표는 "사기업종"이라며 법적 정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성매매방지법을 정비해 성매매의 규정을 폭넓게 확장할 필요가 있다. 성적 만족감을 주는 일련의 모든 행위 및 공간이 성행위에 다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성부 소속 여성폭력방지중앙점검단의 홍종희 검사 역시 "변종 성산업 규제를 위해 처벌 성매매 개념을 확대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키스방에 대한 법적 규제방안이 논의 중임을 밝혔다.

나아가 정 대표는 "키스방이 대딸방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딸방도 발생 초기에는 지금의 키스방처럼 '합법'으로 운영되었지만 '손을 이용한 유사 성행위도 생매매 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2006. 10)에 따라 성매매 업소로 간주되고 있다.

성매매, 과연 필요악일까

 한 키스방 누리집의 이용후기 게시판.

물론 법적으로 성매매의 개념을 확대함으로써 키스방과 같은 신·변종 성매매업소를 규제하는 작업은 시급히 요구되는 일이다. 하지만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성매매를 권하는 문화, 성매매의 수요가 남아있는 한 또 다른 형태의 제2, 제3 신·변종 성매매업소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키스방 업주에게 키스방의 법적 규제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는 "현장을 모르고 하는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그는 "성매매는 사회적 필요악"이라며 "(성매매는) 어쩔 수 없는 남성의 성욕과 외로움을 풀어준다"는 성매매의 '순기능'을 주장하며, 성매매를 법적 규제가 아닌 국가관리 대상으로 두는 것이 "공중보건, 성범죄 감소 등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러한 '성매매 필요악' 논리는 우리사회 대다수 남성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난 9월, '스톱! 성매매영상제'에 소개된 다큐멘터리 '성매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 의하면 설문조사에서 남성의 77%가 성매매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딜 가든 수없이 찾아볼 수 있는 퇴폐유흥업소들의 성행 또한 대다수 남성들의 성의식을 대변하고 있는 현상일 것이다.

하지만 남성들에게 성매매는 정말 필요악일까? 상업적 성을 소비하는 남성들에 대한 연구(Donna M. Hughes, 2005)에 의하면 남성들은 외롭고, 스트레스나 성적으로 불만족스러운 관계 때문에 성구매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대다수 성구매자들은 미혼자보다는 기혼자가 많고, 배우자나 파트너와 만족스러운 성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고 되었다. 이들은 다만 더 많은 것, 관계의 책임성이 배제된 성관계를 원한다는 것이다.

한국여성의전화연합에서 실시한 성매매 인식 설문조사(2003년)에서도 배우자와 자녀, 직업이 있는 남성들이 가장 성매매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평등 의식이 높은 남성일수록 성매매를 하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연구와 조사들은 '성매매 필요악' 논리가 결국 '신화'임을 말해주고 있다.

한편 호주, 독일, 네덜란드 등 성매매를 합법화한 나라의 예를 들며 성매매를 옹호하는 주장도 있지만 그 실례들이 '정답'도 아니거니와 '성매매 필요악' 논리를 입증하는 것도 아니다. 호주 빅토리아주의 경우 합법화가 불법 업소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시켰으며,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 수준이 높아지기는커녕 전체 여성들의 인권 수준이 낮아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신의 딸을 매매하지 말라

 성매매 반대 광고 'Fresh Meat'. 성을 '매매 대상으로서의 성'이 아닌 '인권으로서의 성'으로 바라보는 개인 및 사회의 인식이 요구된다.
ⓒ Fresh Meat 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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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례 대표는 "'사회적 필요악'이라던 성매매는 '여성에 대한 성적 폭력과 착취'로 재규정"해야 하고 "성매매를 인권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이란 단어와 함께 내가 키스방에서 만났던 A양을 떠올린다. 그녀는 '자발적 선택'을 해서 키스방에 온 것이다. 그녀는 많은 돈에 욕심을 냈고 따라서 그럭저럭 만족하며 키스방 일을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키스방에서 일한다는 '부끄러운' 사실을 부모와 친구에게 숨겨야하며, 연애 욕심은 있어도 결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거칠게 자신의 몸을 다루는 남성들의 기억은 울렁임을 일으킨단다. 돈이 남지만 상처도 남는다. 물론 그녀의 선택이었기에 상처 또한 그녀의 책임분이다.

하지만 그녀의 선택이었고 그녀의 책임이라고 해서 성구매자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일까? 성구매자들은 그저 "여성도 희망한 합리적 거래였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원민경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성매매 경험이 있는 여성 대부분이 자신의 성매매 경험 사실을 현재의 가족이나 미래의 가족(남편, 시댁 등)이 알기 원하지 않을 정도로 성매매 경험은 여성의 자존감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성매매는) 성매매 여성의 몸과 정신에 심각한 침해행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성매매의 인권침해를 지적했다.

키스방 누리집에 접속해보니 오늘도 A양의 스케줄은 꽉 차 있다. 비단 키스방만이 분주한 것은 아닌 듯하다. 룸살롱, 안마방, 대딸방, 휴게텔, 이미지방, 페티시방 등 각종 성매매업소는 오늘 역시 문전성시다. 오늘도 수많은 남성들은 돈을 내며 지퍼를 내리고 있다. 그러한 남성들에게 성매매여성 '라기'는 다음과 같이 묻는다.

꼭 성매매는 있어야 한다는 사람들, 그리고 업주들. 정말 되묻고 싶다. 만약 당신이 나와 같다면? 당신 딸이 나와 같다면? - 책 <아웃사이더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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