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 감독

김재박 감독 ⓒ LG 트윈스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LG트윈스의 시즌 마지막 경기.

경기 시작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끈 건 롯데 홍성흔과 LG의 박용택 선수의 맞대결이었다.
이날 경기가 벌어지기 전까지 시즌 타율은 박용택 선수가 3할7푼4리.

3할7푼2리인 홍성흔 선수를 2리 차이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관중과 야구 팬들의 기대는 김재박 감독과 LG선수들에 의해 일찌감치 무너져 버렸다. 김재박 LG감독의 '박용택 타격왕 지켜주기' 배려(?)로 박용택 선수는 선발 출전 명단에서 빠진 채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게 된 것. 이와 달리 롯데의 홍성흔 선수는 출전명단에 포함돼 팬들 앞에 당당히 섰다.

더 가관인 것은 LG선수들의 행태다. 홍성흔 선수가 타격에 들어서자 여지없이 볼을 던져 댔다. 4번 연속 볼넷 걸어나간 홍성흔 선수는 어이없다는 듯 너털웃음만 지었다. 마지막 타석에서 배트를 휘둘러 봤지만 플라이 아웃. 결국 홍성흔 선수는 LG선수들의 배려(?)로 마지막 경기에서 안타를 쳐 내지 못했다. 3할7푼1리.  홍 선수의 최종 타율이다.

박용택은 그 순간까지도 벤치에 앉아 있었다. 만약 홍성흔 선수가 이날 2개의 안타를 때려 냈다면 어땠을까? 아마 김재박 감독은 박용택 선수를 대타로 기용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김재박 감독과 LG선수들은 박용택 선수의 타격왕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였을까? 이날 방송을 생중계한 KBS는 타격왕 대신 2위의 홍성흔 선수만 인터뷰했다. 타격왕은 빼고 말이다.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매우 실망했다. 참으로 창피한 작전이다"면서 김재박 감독과 LG선수들의 '박용택 타격왕 만들기 작전'을 힐난했다.

진정한 프로정신이 이런 것일까? 김재박 감독과 LG선수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경기를 봤던 야구 꿈나무들도 크게 실망했을 것이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개구리번트'로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줬던 김재박 감독의 그 당시 모습이 너무 그리워지는 하루였다.

김재박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