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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을 닮은 사람들' 조영상 대표가 천연농약과 친환경농자재 만드는 방법을 강의하고 있다.
 '자연을 닮은 사람들' 조영상 대표가 천연농약과 친환경농자재 만드는 방법을 강의하고 있다.
ⓒ 자연을 닮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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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먹는 음식 내 몸 망치고, 사 쓰는 농약 내 땅 조진다!"

강사가 외치는 구호를 몇몇 교육생들이 쭈뼛거리며 따라한다. 주저하던 다른 사람들도 이내 따라하며 손뼉을 친다. 9월 24일 오후 6시 30분,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열린 천연농약 전문강좌는 비록 간결한 문장이지만 꼭 기억해두어야 할 숙제처럼 묵직한 구호를 되뇌며 막을 내렸다.

이날 강의는 '사서 쓰는 농사에서 자연에서 농민이 직접 만들어 쓰는 농사로 바꿔, 농가 살림살이와  땅을 함께 살리는 친환경농업 원리와 친환경농자재 제조기술/활용기법'을 알려주는 시간으로 꼬박 하루를 채웠지만, 친환경농업을 오롯이 이해하고 친환경농자재와 천연농약을 직접 만들고 써보기에는 빠듯한 일정이었다.    

강사로 나선 '자연을 닮은 사람들' 조영상 대표는 친환경농업의 중심원리로 "자연에서 본을 삼으라. 모든 생명체를 나와 마찬가지로 하나로 보라. 절대적으로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누지 말라. 생물의 다양성을 인정하라. 들과 산에 널려있는 산야초와 함께 살아가라" 는 다섯 가지를 들었다.

이는 "농업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얻고 농산물의 고품질화를 넘어 지구온난화까지 막는 최선의 기술이 포함된 원리"라고 강조한다.

원리를 듣고 나니 "평당 300원 미만 비용으로 농자재와 농약 투입이 가능"하다는 그 친환경농자재와 천연농약 만드는 비법이 더욱 궁금해진다. 상업자본이 꽉 잡고 있는 고비용 친환경농업을 단돈 300원으로 허물어뜨릴 원천기술은 뭘까? 답은 간단했다.

너무 흔해서 귀한 줄 모르고 오히려 멀리하고 버려뒀던 참다운 농사꾼(햇빛, 공기, 물)이 친환경농업의 원천기술이다. 언제 어디서나 마음껏 쓸 수 있는 자연의 질료인 이들을 불러내는 데서 친환경농업은 시작된다. 농사는 자연의 힘(원천기술)으로 짓는 것이다.

 참석한 30여 명의 교육생들이 '친환경농자재와 천연농약 만들기' 관련 내용을 청취하고 있다.
 참석한 30여 명의 교육생들이 '친환경농자재와 천연농약 만들기' 관련 내용을 청취하고 있다.
ⓒ 오마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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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자연이 짓는 것

조 대표는 "사람이 짓는 농사기술은 겨우 5% 남짓"일 뿐이라며 "그동안 한국 친환경농업은 흔해서 귀한 줄 몰랐던 자연을 멀리하고, (돈 내고 사야 하는) 희귀한 것만 쫓다가 결국 친환경농업은 간 곳 없고 친환경농업 이름을 내건 친환경농자재 판매만 남았다"며 매섭게 질타한다.

원천기술을 알아냈으니 친환경농자재와 천연농약을 만들 재료를 구할 차례다. 친환경농자재와 천연농약을 만들기 위한 자재는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부엌에 쌓여있는 계란껍질, 조개껍질, 닭뼈 따위 음식부산물이 그것들이다. 들판과 거리에서 자라는 각종 나무와 갖가지 풀과, 독초 또한 자재들이다.

조 대표는 "40~50년 전 이미 우리 선배들은 모두 순수유기재배를 했다. 화학농약과 화학비료가 없었기에 당연한 일이다"라며 "첨단 연구실, 첨단 기법 운운하며 설치는 상업 자본에 전혀 기죽지 말 것"을 강조한다. 조 대표는 수천년간 부엌에서 축적된 기술과 상식을 가지고 자연에서 얻은 자재로 만들어온 천연농약과 천연농자재를, 집에서 직접 해볼 수 있는(아래 상자기사 참조)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준다.

쌀 뜨물과 먹다 남은 새우, 게, 생선 껍질 따위로 물 비료(액비)와 천연키토산을 만들어본다.

부엌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물 비료 & 천연키토산 만들어보기
□ 부엌에서 나오는 쌀뜨물로 물비료 만들기
부엌에서 나오는 첫 쌀뜨물과 각종 음식부산물을 큰 양동이에 담는다. 이따금  부엽토(산의 낙엽 썩은 흙) 한 줌과 풀을 넣어가며 양동이를 채운다. 어느 정도 채운 뒤 비닐로 단단히 덮고 작은 구멍 3개를 뚫은 후 뚜껑을 덮어놓고 1년 뒤부터 쓰면 된다. 미생물 발효로 최고급 물비료가 만들어지며 한 가정에서 1년에 1톤을 만들 수 있다.

□ 천연키토산 만들기
천연키토산을 만들어보자. 천연키토산은 식물의 웃자람을 막아주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저장성도 뛰어나게 해준다. 새우, 게, 가재, 생선 껍질 따위를 말려 양동이에 3분의 2가량 채운다. 부엽토를 한 줌 뿌려주고 바닷물(없으면 생수나 수돗물)을 부은 다음 비닐로 입구를 막아준 뒤, 햇빛 아래 두고 가끔씩 저어주면 6개월 뒤부터 쓸 수 있다.

물 비료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품(기계설비)은 농가에서 흔히 쓰는 고무통, 항아리, 양동이 따위면 충분하다. 만드는 과정도 간단하다. 밭에서 쓰는 비료를 만들려면 토양과 작물의 조건에 최대한 비슷한 환경(가까운 산)에서 채취한 부엽토와 산야초를 가지고, 위와 같은 방법으로 만들면 된다. (각종 천연농약과 천연농자재를 만드는 방법은 '자연을 닮은 사람들' www.naturei.net 에 들어가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조 대표는 "60년간 58명의 농림부 장관이 바뀌고, 농업의 위기를 기회로 삼는 상업주의만이 판치는 나라에서 2020년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요?"고 묻는다. 답이 없자, 조 대표는 "10년 뒤 석유자원이 고갈돼 석유값이 배럴당 300달러를 넘나들고, 농산품 수입 완전자유화로 세계농민과 경쟁해야 하고, 사막화로 40도가 넘는 날이 수시로 찾아올 2020년에도 여러분은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다시 한번 가슴에 들이댄다.

제대로 들었는지 모를 일이지만, 강의를 열심히 들은 나의 답은… '농사는 자연 속으로 들어가 그 차이를 줄이는 길이니, 자연에서 본을 삼으라(道法自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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