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8일 저녁 여수 분향소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상을 보면서 촛불을 들고 있다.
▲ 촛불을 든 시민들 28일 저녁 여수 분향소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상을 보면서 촛불을 들고 있다.
ⓒ 이진수

관련사진보기


28일 저녁 전라남도 여수시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를 위한 분향소에는 영결식 전에 추모를 하려는 수많은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 23일 서거 소식 후에 설치된 분향소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여수시의 신시가지인 여서동 문화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주최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3만여명이 넘는 추모객들이 분향소를 찾았다고 한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느끼고 싶었던 것일까. 이날 여수시에는 영결식 당일 두시가 넘는 시간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분향소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특히나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족단위로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과 친구들과 삼삼오오 짝을이룬 중,고등학생들이 많았다.

아이 학원도 빼고 약속도 취소하고 왔어요

28일 저녁 분향소를 찾은 한 가족
▲ 분향소를 찾은 단란한 가족 28일 저녁 분향소를 찾은 한 가족
ⓒ 이진수

관련사진보기


분향소를 찾은 한 가족은 "이전엔 시간이 안되서 못나왔는데 오늘은 아이 학원도 빼고 약속도 취소하고 가시는 길 마지막으로 보내드리기 위해 왔어요. 아이 학원 하루 보내는 것 보다 여기 이렇게 오는 게 우리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이렇게 나왔어요"라고 한 뒤 "정당한 평가를 못 받고 돌아가셔서 우리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 그분의 인간적인 면에 이끌리고 있는 것 같다"라고 하였다.

하루의 야간자율학습보다 더 중요한 것을 찾아서 온 학생들
▲ 여수여고 3학년 학생들 하루의 야간자율학습보다 더 중요한 것을 찾아서 온 학생들
ⓒ 이진수

관련사진보기


중앙여고 3학년에 재학중인 여학생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꼭 한번 나와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여수 엑스포 유치로 인해서 고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여수에 오셨을 때도 자전거를 타시며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셨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한 진남여중 3학년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정확히 1년 전 즈음에 수학여행을 봉하마을로 가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알게 되었어요. 그동안 못 쉬신거 같아서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도 점심시간에 인터넷으로 관련 동영상을 찾아보고 학생들도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에 동참하는 분위기에요"라고 하였다.

사람들의 마음까지 전해진 추모 분위기

여수의 추모분위기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전해져 사람들을 무대로 이끌었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무용, 공연 등의 행사가 끝난 뒤 자유발언 시간에는 연로하신 할머니를 시작으로 하여 여학생, 장년층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자신이 직접 써온 글을 읽고 있는 여수여고 3학년 박진화 학생
▲ 자신의 글을 읽고 있는 여수여고 3학년 학생 자신이 직접 써온 글을 읽고 있는 여수여고 3학년 박진화 학생
ⓒ 이진수

관련사진보기


자신이 써온 글을 읽고 있는 여수여고 3학년 신송이 학생
▲ 자신의 글을 읽고 있는 여수여고 3학년 학생 자신이 써온 글을 읽고 있는 여수여고 3학년 신송이 학생
ⓒ 이진수

관련사진보기


두 학생은 "서거 소식을 듣고 나오고 싶었는데 시간이 되지 않아서 못오고 있다가 오늘 나왔어요. 이 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 같아 너무 슬퍼요"라고 한 뒤" 아무리 좋은 정치를 하려고 해도 주변의 압박이 엄청난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이 많았어요. 이 사회의 모든 것이 다 비리로 뒤덮힌 것 같아요"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두 학생은"이런 일은 역사에서도 전무후무한 일이며 민주사회에서는 더더욱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에요"라고 했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울먹거리면서 글을 읽던 시민
▲ 자신이 써온 글을 읽고 있는 한 시민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울먹거리면서 글을 읽던 시민
ⓒ 이진수

관련사진보기


대학교 4학년 휴학생인 최미숙씨는 "지금 제 앞에 일어난 일이 꿈인가 생시인가 잘 모르겠다"며 울먹이며 이야기를 잇지 못하다가 "국가 역사박물관의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 시설이 일반인의 분향소 시설보다 좋지 않은데, 이것이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말했던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인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밤은 깊어 가지만 자리를 뜰 줄 모르는 시민들

여수 시민들의 추모행렬은 저녁 늦은 시간까지도 이어졌다. 영결식 당일 한시가 넘는 시간까지 시민들은 자리를 뜰 줄 몰랐다. 그 중에서도 교복을 곱게 차려입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여학생들은 단연 돋보였다.

저녁 12시가 넘은 시간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앉아있던 학생들
▲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는 수많은 학생들 저녁 12시가 넘은 시간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앉아있던 학생들
ⓒ 이진수

관련사진보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영상을 보고 울먹이는 여학생들
▲ 추모 영상을 보고 울먹거리는 여학생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영상을 보고 울먹이는 여학생들
ⓒ 이진수

관련사진보기


아름다운 사람은 머물다 간 자리도 아름답다

쓰레기 한 점 찾아볼 수 없는 여서동 거리
▲ 말끔히 정리된 여서동 거리 쓰레기 한 점 찾아볼 수 없는 여서동 거리
ⓒ 이진수

관련사진보기


여수시의 추모열기는 새벽 두시가 넘은 시점까지 이어졌다. 두시가 넘은 시점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고 비교적 한산해지자 자원봉사자들은 주변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이 분위기에 추모객들도 동참해서 추모에 쓰였던 국화꽃잎, 양초, 종이컵, 담배꽁초, 깔고 앉았던 신문지 등을 줍기 시작했다. 이윽고 여서동 거리는 언제 누가 왔다 갔냐는 듯 말끔한 모습을 유지했다.



태그:#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노무현, #여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