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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수) 저녁 7시부터 여수시청앞에서 개최될 6월항쟁계승·민주회복 6·10 범국민대회에서 제가 읽을 예정인 원고를 조금 다듬었습니다.

 

오늘은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한 획을 그을 날이다. 1926년 순종의 장례식을 기해 일어난 6․10 만세운동이 그러했고 1987년 전두환의 호헌조치를 반대해 외쳤던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내 건 6월 항쟁이 그랬듯이 2009년 오늘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또 하나의 항쟁으로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당선이 확정된 다음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제일 처음으로 한 말은"매우 겸손한 자세로 매우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습니다."이다. 그런데 내가 봤을 때는 이명박 정권 집권 1년 사이에 국어사전이 한 번 바뀐 모양이다. 내가 알고 있는 '섬긴다.'라는 단어는 신(神)이나 윗사람을 잘 모시어 받들다. 라는 뜻인데 이명박이 알고 있는'섬긴다.'라는 단어는 신(神)이나 윗사람을 자신의 머슴이나 노예처럼 함부로 대한다. 라는 뜻 같다. 세상에 어느 누가 자신이 섬기는 윗사람을 향해서 몽둥이를 휘두르고 물대포를 쏘며 방패를 들어 내리찍을까.

 

우리는 저들이 잃어버린 10년을 외치면서 나라를 하나 둘 좀먹어 갈 때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저들은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잃어버린 20년, 아니 그 이상으로 시계를 거꾸로 돌려버렸다. 지금이 21세기가 맞는지 헛갈릴 정도로 우리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라는 대한민국헌법 제1조 1항의 원칙마저도 제대로 보장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엇이 사태를 이 지경까지 만들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그리고 한 가지 결론을 내리게 된다. 우리는 이제까지 저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건 간에 침묵하는 다수가 되어서 방관하고 있었음을, 누군가 나서서 대신 처리해주기만을 손가락을 빨면서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나서야 한다. 이제까지 우리의 방관을 지켜보지 못한 몇몇 뜻있는 사람들이 내딛은 한 걸음을, 우리 모두가 참여하는 열 사람의 한 걸음으로 바꾸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한다. 2009년 눈이 시리도록 푸른 6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너무나도 고귀하신 분의 피를 먹었다. 그리고 오늘, 그 나무는 열매를 맺으려 하고 있다. 그분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가자. 우리의 광장으로.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블로그인 blog.ohmynews.com/createofdark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6월항쟁, #서울광장,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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