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국물 맛이 시원하고 살살 녹는 국민생선 생태탕으로 쓰린 속 한번 시원하게 풀어보자.
 국물 맛이 시원하고 살살 녹는 국민생선 생태탕으로 쓰린 속 한번 시원하게 풀어보자.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겨울 별미 생태탕을 소개한다. 생태탕은 개운한 국물 맛은 말할 것도 없고 유달리 입안에서 사르르 부서지는 보드라운 생태살의 맛이 너무 좋다. 며칠 전 여수의 어부촌에서 맛보았던 부드럽고 생생한 생태탕의 그 기막힌 맛은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음식은 식재료라더니, 싱싱한 생태의 시원한 국물 맛이 금상첨화였다. 역시 생태탕은 겨울 별미 중 으뜸이라 할만하다.

꽁꽁 얼린 동태로 끓여낸 동태 탕과는 근본이 다르다. 이집의 생태탕은 인심 좋은 주방장이 생태를 한 마리 반이나 넣어 양도 푸짐하고 넉넉했다. 아참, 생태탕 먹으러 갈 때는 미리 전화를 해보고 찾아가자. 저렴한 가격에 제 값을 해 간혹 가다 생태가 없어서 헛걸음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생태탕으로 쓰린 속 시원하게 풀어보자

생태살은 숟갈이 닫기만 해도 살살 부서져 내린다.
 생태살은 숟갈이 닫기만 해도 살살 부서져 내린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국민생선 생태탕의 기본 상차림
 국민생선 생태탕의 기본 상차림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새콤한 미역냉채가 무료함을 달래준다. 맛보기로 선보인 미역냉채의 새콤함과 오도독한 날치알이 입맛을 돋웠다. 미역냉채와 양상추 샐러드 맛에 취해 채 깨어나기도 전에 뚝배기에서 설설 끓는 본메뉴인 생태탕이 등장했다. 뚝배기에 가득 서린 김은 뜨끈함이 제대로 묻어난다.

설설 끓던 기운이 가라앉자 생태탕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뜨끈뜨끈한 국물 몇 술에 겨우내 한파에 얼어붙었던 몸과 마음이 사르르 봄눈 녹듯 녹아내린다. 국민생선이란 명성에 혹여 누가 될까봐 그에 걸맞게 생태탕도 품격 있게 끓여냈다. 생태살은 숟갈이 닫기만 해도 살살 부서져 내린다.

생태탕의 참맛이 오롯이 담겨있다. 가슴까지 뻥 뚫어주는 속 시원한 맛이. 바지락과 미더덕, 아삭한 콩나물, 나박나박 썰어 넣은 무와 대파 등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양도 어찌나 푸짐한지 포만감으로 가득하다. 하긴 옛날엔 우리 국민들은 밥 힘(밥심)으로 살았다지 않은가.

바로잡은 싱싱한 명태를 생태라고 한다.
 바로잡은 싱싱한 명태를 생태라고 한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명태는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국민어종으로 버릴 것이 하나 없는 생선이다.
 명태는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국민어종으로 버릴 것이 하나 없는 생선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겨울철 국물요리의 대표선수격인 생태로 생태탕을 끓인다.
 겨울철 국물요리의 대표선수격인 생태로 생태탕을 끓인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생태와 동태의 맛의 간격은 실로 대단했다. 생태탕의 맛은 속된 표현으로 아주 그냥 뿅간다고나할까. 어떻게 이렇게 한결같은 맛을 유지할까 궁금했다. 맛의 비결은 식재료에 있었다. 생태는 주인장이 여수 중앙동구판장의 새벽시장에서 경매를 받아온다.

이런 노력이 손님에게 전해져 한번 생태탕을 맛본 이들은 꼭 또다시 찾는다고 한다. 그냥 오는 게 아니라 동료들까지 우르르 몰고 온다고 한다. 간혹 가다 "무슨 생태탕이 이렇게 값이 싸냐? 동태가 아니냐?"며 따져 묻기도 한단다. 생태탕 1인분에 7천원으로 둘이 먹어도 될 만한 양이다.

어부촌의 주인장(36·주혜란)은 생태는 머리가 보약이며 생태의 참맛을 아는 이들은 생태의 머리를 찾는다고 한다.

"생태는 머리가 보약이에요."

다시마, 무, 야채 등을 넣어 미리 준비해놓은 맑은 육수에 해산물과 갖은 재료를 넣고 다진 양념을 푼다. 한소끔 끓으면 소금간해서 미나리와 대파, 버섯 등으로 고명을 올려 내온다. 생태탕에 들어가는 콩나물은 생콩나물이다.

명태는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국민어종이다

추운 겨울철에는 시원한 국물요리인 생태탕이 제격이다.
 추운 겨울철에는 시원한 국물요리인 생태탕이 제격이다.
ⓒ 조찬현

관련사진보기


최근 국내 연안에서 생태가 잘 잡히지 않아 일본이나 러시아 등지에서 잡은 생태를 수입한다. 바로잡은 싱싱한 명태를 생태라고 한다.

명태는 아주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잡은 도구나 잡은 달, 명태의 크기에 따라서 이름이 달라진다. 명태를 반쯤 말린 코다리, 봄에 잡은 춘태, 그물로 잡은 망태, 어린 아기태, 갓 잡아 싱싱한 선태, 꽁꽁 얼린 동태, 말린 북어, 잡은 그대로의 생태, 원양태, 낚시태, 노가리, 황태 등이다.

명태는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국민어종으로 버릴 것이 하나 없는 생선이다. 지방이 적고 간을 보호하는 메티오닌과 같은 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명란젓은 토코페롤이 많아 생식기능의 정상화와 노화방지에 좋다고 한다. 명태는 인체에 나쁜 각종 독을 풀어주며 명태김치와 젓갈에는 유산균이 풍부해 항암 효과도 있다.

조선 후기 이유원이 쓴 <임하필기>에 따르면, 인조 때 함경도 관찰사가 명천군 초도순시를 하던 중 생선을 대접받고 이름을 묻자 함경북도 명천에 사는 태씨 성을 가진 어부가 처음 잡았다고 했다고. 이후 명천의 '명'과 태씨의 '태'를 따 명태로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고 한다.

추운 겨울철에는 시원한 국물요리가 제격이다. 겨울철 국물요리의 대표선수격인 탕거리 생선인 생태는 요즘 귀하신 몸이 된 지 오래다. 국물 맛이 시원하고 살살 녹는 국민생선 생태탕으로 쓰린 속 한번 시원하게 풀어보자.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생태탕, #국민어종, #명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